영화 '웰컴'보고 왔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리틀비'에서도 이영화와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영국으로 도망쳐 나온 열여섯 소녀가 난민수용소에 3년동안이나 갇혀있다가

세상에 나오면서 인종적인 차별과 멸시로 고통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웰컴'이란 제목은 사실 '거절'의 역설적인 제목입니다.

이라크에서 탈출해 나온 열일곱 소년 비달..은 쿠르드족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쿠르드족은 잔인하고 터키와 파키스탄..이라크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그곳에조차 섞이지 못하고 늘 전쟁과 테러를 저지르는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프랑스란 나라의 국기를 보면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삼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영화의 무대인 칼레는 영국의 도버해협이 34km 떨어져 있는 해변도시로 6인의 시민이

도시를 구했다는 일화가 있는 '칼레의 도시'입니다.



오직 사랑하는 여자친구'미나'가 살고 있는 영국에 가기위해 4000km를 걸어서 프랑스로 들어온 비달은

트럭을 타고 몰래 영국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실패하고 도버해협을 건너려고 수영강습을 받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마도를 수영으로 건너는것과 비슷한 일인데..조오련씨도 많은 훈련과

다른배의 호위로 성공시켰던 일을...단지 며칠만의 수영강습으로 수온10도씨의 바닷물을 건너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촌과 결혼을 하게된 미나는 비달을 간절히 원하지만 도저히 그 바다를 건널 방법이 없습니다.

그 바다보다 더한 장애는 바로 사람들 이었습니다. 불법체류자..난민을 바라보는 프랑스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더러운 동물을 보는것과 같습니다.

어디에선가 이런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노숙자가 죽었습니다. 그 노숙자는 살아생전 멋지 레스토랑을 들어갈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죽고 그가 키우던 개는 레스토랑 주인에게 안길수 있었습니다. 제법 이름있는 종이었거든요.

이렇게...난민들은 노숙자보다 아니...개보다 못한 존재입니다.

수영강습을 도와준 시몽이나 자원봉사자들 몇명을 빼고는 모두 멸시의 눈으로 이들을 내쫓습니다.

시몽의 집에서 잠을 잔 비달을 찾아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불법체류자를 도와주거나 재워주면 처벌을

받는다는군요. 바로 앞집남자가 신고를 한것입니다.

그 앞집남자의 집앞에 'WELCOME'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깔판이 놓여 있습니다.

바로 이 장면이 이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해주는 장면입니다.



자신들과 비슷하지 않다는 이유로 밀어내는 무자비함속에....'웰컴'의 깔판은 아이러니 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다른나라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있습니다.

심지어 불법체류자가 아님에도 우리는 그들을 은근히 밀어냅니다. 과연 그들이 우리보다 못할까요?

하기는 같이 피를 나눈 중국동포에게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이기적인지..돌아다 보았습니다.



'비달'은 그 바다를 건넜을까요? 사랑하는 미나를 만났을까요?

아니 설사 그바다를 건넜더라도 '비달'이 넘어야 할 바다는 또 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

살아남았더라도 그가 그의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는한 영원히 넘지 못할 바다는 바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행인것은 맑은눈을 깜빡거리던 아름다운 소년 '비달'의 주검을 보여주지 않는다는것...

먹먹해지는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섰습니다.

우리곁에도 '비달'과 같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지...한번쯤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둘러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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