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놀랐을까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가까운 홍대에서 와우북페스티벌이라는 책축제가 열려 잠깐 들려 보았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책도 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고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문학과 지성사 코너에 멈춰서 공짜로 나눠주는 엽서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떤 여성분이 제게 팔짱을 끼고 "자기야 가자~" 라고 말을 하시더군요.
저는 말없이 그 분을 쳐다보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쑥스러운듯 말없이 자리를 뜨셨습니다.
그녀가 떠난 뒤..
문뜩 도종환님의 “누가 더 놀랐을까”란 시가 떠올랐습니다.
누가 더 놀랐을까
- 도종환 -
고추밭을 매다가
엄마얏! 지렁이
명아주 뿌리에 끌려 나와
몸부림치는 지렁이
배춧잎을 솎아주다
엄마야, 벌레 좀 봐!
고객이에 누워 자다
몸을 꼬는 배추벌레
지렁이랑 나랑
누가 더 놀랐을까
배추벌레랑 나랑
누가 더 놀랐을까
화창한 날씨에 좋아하는 책도 맘껏 구경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사회경기가 안 좋다하지만 가끔은 마음의 굴레를 벋어나 여유를 찾는 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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