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인 것 같아서요^^

제가 요즘에 저희책 중 괜찮은 내용을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좋은글인것 같아서 몇 개 올려봐요^^


나의 시(詩) - 서정주

어느 해 봄이던가, 머언 옛날입니다.
나는 어느 친척(親戚)의 부인을 모시고 성(城)안
동백꽃나무 그늘에 와 있었습니다.
부인은 그 호화로운 꽃들을 피운 하늘의 부분이 어딘가를
아시거나 하는듯이 앉어계시고, 나는 풀밭 위에 홍근한
낙화(洛花)가 안씨러워 줏어모아서는 부인의 펼쳐든 치마폭에
갖다놓았습니다.
쉬임없이 그짓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그뒤 나는 연년(年年)히 서정시(抒情詩)를 썼습니다만 그것은
모두가 그때 그 꽃들을 줏어다가 디리던ㅡ 그 마음과
별로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제 왠일인지 나는 이것을 받어줄이가 땅위엔
아무도 없음을 봅니다.
내가 줏어모은 꽃들은 제절로 내손에서 땅우에 떨어져
구을르고 또 그런 마음으로밖에는 나는 내 시를 쓸수가없습니다.




내 아내 - 서정주

나 바람 나지 말라고
아내가 새벽마다 장독대에 떠 놓은
삼천 사발의 냉숫물.

내 남루(襤褸)와 피리 옆에서
삼천 사발의 냉수 냄새로
항시 숨쉬는 그 숨결 소리.

그녀 먼저 숨을 거둬 떠날 때에는
그 숨결 달래서 내 피리에 담고,

내 먼저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면
내 숨은 그녀 빈 사발에 담을까.




세월 - 이수천

내 고삐는 누가 잡았나
바람처럼 구름처럼 걸어도
삶의 올가미에 갇히고
하늘빛에 담금질해도
온몸에 부스럼 돋는다.

울어도 울어도 흐르는 눈물
반나절에 한 말 솟고 나서
명줄이 말라도 아깝지 않은 목숨
갖다 버려도 남은 명함쪼가리
하루에 한 번씩 회한부 쓴다.




어머니 - 이수천

<이제야>
부르고 싶은 이름으로
떠오르는데
이미 불효자인 것을

짚불 화로 윗목에 지펴놓고
아기 오줌에 튼 손 씻으시던
어머니 어머니

곱던 얼굴에는 검버섯
주름이 실처럼 올처럼
잠자리에 밀쳐 둔 휠체어

<아직도>
배앓이 하는 아들 생각에
양귀비 서너포기 화분에 심고
다 큰 손자위에 떫감 삭인다.




너 없음에 - 이수천

황금들판이 텅 빈 것은
너 없음 때문이다.

마지막 잎새 떨어지지 않음은
너 없음 때문이다.

안개 속에 스며든 메케함도
너 없음 때문이다.

뭇서리에 국화 떨고 있음은
너 없음 때문이다.

새벽 새소리 차디찬 것도
너 없음 때문이다.

창호窓戶 숨직이고 있음은
너 없음 때문이다.



시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뭔가가~ 느껴져요^^

근데 이런거 올려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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