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길
가장 쉬운 길
옛날에 나는,
침대 위에서
소파에서
車 안에서
텐트 속에서
지저분한 흙 위에서
미지근한 바위에 누워
흐르는 강물에서
흐르지 않는 물에서
욕조의 비누 거품 속에서
차가운 이불 밑에서
있지도 않은 행복을 찾아 눈을 감았다
지금 나는,
식탁에서
눈을 크게 뜨고
날마다 찾아오는 쾌락을
잘게 부수어
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싱싱한 고기의 피 묻은 입술.
17년 전, 그녀를 뜨게 해준 창비(창작과비평)에서 만난 편안한 詩이다.
계간 창작과비평 2009년 봄호(143호) 42쪽에 실린 글인데, 읽고 나니 역시 그녀답고 경쾌해서 옮겨 본다.
오늘 점심 때 내 입술엔 뭐가 묻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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