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좌파의 의미(글번호 235번)를 읽고서...
좌파(佐派)와 우파(佑派) - 좌(佐): 도울 좌, 우(佑): 도울 우
모두 돕는다는 뜻이 들어간 말입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은 쌍둥이 적자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은 미국 시장을 공략해서 날로 흑자 기록을 쌓아갔고요... 미국에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는데 그 중 “일본은 오른손으로 걷어서 오른손으로 주는데 미국은 오른손으로 걷어서 왼손으로 준다. 일본과 미국의 경쟁력의 차이는 여기서 비롯된다.”는 보고서가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근로자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다치면 회사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합니다. 오른손 일을 오른손이 직접 하는 것입니다. 반면 미국은 연금제도를 통해 정부가 그 임무를 대신합니다. 오른손 일을 왼손이 대신 하는 것입니다. 일본 근로자들은 회사 일을 내 일로 여기고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데 미국 근로자들은 책임을 정부에 미루고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회사가 잘못되면 아내와 자식들이 다 굶는다고 생각하는 근로자의 작업 생산성과, 이 회사가 망하면 나라가 먹여주겠지 하는 근로자의 작업생산성 중에 어디가 높겠습니까? 이는 정운영선생님의 <자본주의 경제산책>에서 나온 말입니다. 보고서를 모두 수용하기는 곤란해도 참고할 만하지 않는지요?
보고서라는 말을 들으니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생각이 납니다. 저는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과 루스 베네딕트의 <문화의 패턴> 등을 읽은 뒤 그 책을 읽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었기에 책 서평단 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만일 했다면 일본에 대한 보고도 보고이지만 직접 가지 않고도 직접 간 사람들 이상으로 좋은 보고서를 쓸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어 글을 썼을 것입니다. 요즘 저는 기이한 열정 - 토마스 만의 <마의 산>에 나오는 것 같은 이상한 이끌림 - 으로 새 교회라는 곳에 드나들고 있습니다. <마의 산>에서 주인공 한스 카스트로프는 결핵요양원에 입원한 친척을 3주 일정으로 면회하러 갔다가 이상한 이끌림에 빠져 7년을 머물게 되지요. 제게 새 교회는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은 물론 예전 멋모르고 읽었던 서인석신부님의 <기호학 교육론>, 메를로뽕티나 후설의 현상학, 리쾨르의 해석학 등을 다시 참고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좌파에 대한 글은 답글을 포함해 모두 재미 있고 즐길만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소 심각하게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모두 돕자는 뜻이 담긴 좌파와 우파 이야기이고 경제 이야기도 그런 내용들입니다. 돕고 살자는...심각하기보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웃고 즐기는 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