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의 작가, 백영옥을 아세요?
아주 오래전 얘깁니다.
한동안 프랑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란 모임에 미쳐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천리안의 문예동(문화예술 동호회)의 영화분과에서 시작되었는데...
여차저차...암튼 그렇게 '프랑스 영화 보기' 모임이 시작되었던 겁니다.
지금은 무용 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수(애칭 토비아스)네 집에 모여
참으로 다정하고 가난하고 지겹게들 모이기도 하다가
좀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던 게 미리하우스(나의 애칭인 미리암)에서 기러기 아빠인 우리 오빠네 대형 프로젝터로 보던 시절이었어요.
그때 대부분 친하게 지내던 애들의 당시 상황은 백수가 대부분, 말하자면 사회라는 곳의 주변부에 서성거리던 치기와 감성으로 차고 넘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른바 그 주변부의 안으로 들어서면서 (직장도 갖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소식들이 뜨문뜨문해졌지요.
영옥이는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사실 본명도 몰랐어요), 당시 '소풍', 혹은 뛰어토끼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똘똘하고 귀엽고 반짝거리던 친구였답니다.
몇해 전부턴가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백영옥의 트렌드 샷'으로 일주일에 한 번 글을 만나곤 했는데,
떡~하니 1억원 고료 모 문학상 공모에 <스타일>이 당선되면서 일약 떠오르는 작가 군단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맘 속으로만 축하해 마지 않았고...
요즘 예스24사이트에 가면 우측 하단에 '매일 연재'라는 작가 코너 블로그가 두 개 신설되어 있습니다.
박민규와 백영옥.
박민규야 뭐, 워낙 유명하고...
어제 백영옥 블로그에 들어가 연재소설 <다이어트의 여왕> 18회에 눈인사를 했더니 이런 리플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래요. 당시에 전 한남동에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 시절이 언제였던가요...
또 한 해가 갑니다.
젊음의 한때는 가물거리는 기억 한 자락으로만 남겨져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