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내 독서 정리...

올해 역시 많은 책(리뷰 작성 기준 202권)을 읽고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놓고 망설였다.(202권은 2013년의 234권, 2012년의 232권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수이다.) 시간, 경제적 문제, 이해 능력 등 여러 이유로 책은 늘 갈증을 일으키는 애물 같다. 읽은 책보다 더 많은 책을 놓고 망설이고 머뭇거리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듯 하다. 철학, 문학평론, 정신분석, 과학 등을 많이 집중적으로 읽자고 다짐했지만 마음 같지 않았다. 내가 읽은 본격 철학서라 할 책들은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 ‘들뢰즈의 철학’(서동욱) 정도이다.




후반부에 정신분석에 대해 그나마 많은 책을 읽은 것은 다행이다. ‘수치 어린 눈’, ‘모나리자 훔치기’,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인간 예수’,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레나타 살레츨), ‘카우치에 누운 정신분석가’ 등. 참 많은 책을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안티 오이디푸스’, ‘자크 라캉과 성서 해석’,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입문’, ‘현대 프랑스 철학’(프레데릭 보름스) 등.




‘현대시의 운명, 원치 않았던’, ‘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 ‘고독한 말’, ‘박경리와 최명희 두 여성적 글쓰기’, ‘욕망의 꼬리는 길다’, ‘김수영, 혹은 시적 양심’ 등은 올해 읽은 문학평론집들이다. 과학 책들 가운데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은 ‘명화로 보는 32가지 물리 이야기’, ‘커넥톰, 뇌의 지도’, ‘유니버설 랭귀지’,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선과 뇌’, ‘붓다와 아인슈타인’ 등이다.




여러 분야를 두루 안배해 선택한 2014년의 베스트 책 10권은 1. 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인문, 미술), 2.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백상현(인문, 정신분석), 3.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장석준(사회과학, 정치경제), 4. 붓다와 아인슈타인/ 사사키 시즈카(불교, 과학), 5. 소년이 온다/ 한강(소설), 6.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스티븐 내들러(철학), 7.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사회과학), 8. 왕의 한의학/ 이상곤(의학, 인문), 9. 욕망의 꼬리는 길다/ 박지영(문학평론, 정신분석), 10. 유니버설 랭귀지/ 박문호(자연과학) 등이다.




이제 리뷰수가 1,000권을 넘어섰다. 나의 경우 대체로 적어도 2000자 이상의 리뷰를 썼으니 그 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 알라딘 통계에 의하면 올해(2013년 12월 ~ 2014년 11월) 내가 작성한 리뷰/ 페이퍼 등의 총 글자수가 7,506,109자라고 한다. 3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기준으로 65권 이상의 책을 쓸 수 있는 자수라고 한다.




이제 철학, 과학, 불교 이론, 문학평론, 정신분석 등을 중심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정신분석은 어느 면에서 극복을 위해 읽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학평론을 많이 읽으면서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으니 꼭 필요한 작품만을 선별할 생각이다. 시는 지금보다 더 읽어야 한다. 올해 읽고 리뷰를 쓴 시집은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나희덕),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박미란), ‘귀갑문 유리컵’(박지영), ‘싱고, 라고 불렀다’(신미나), ‘희망이 외롭다’(김승희), ‘멍게’(성윤석), ‘수원 남문 언덕’(최동호) 등이다. 김행숙, 진은영, 천수호, 김소연, 강정 시인의 시집들을 비롯해 많은 새로운 시들을 만나고 싶다.




이 밖에 기억에 남는 기타 장르의 책들은 ‘미술론 강의’(오병남), ‘왕의 한의학’(이상곤), ‘몸의 노래’(구리야마 시게히사), ‘문학의 아토포스’(진은영), ‘사랑이란 무엇인가’(미셀 오당), ‘파테이 마토스’(백승영), ‘철학자와 하녀’(고병권), ‘도쿄대학 불교학과’, ‘반란의 도시’(데이비드 하비), ‘양자역학과 불교’, ‘쿼크 카오스 그리고 기독교’, ‘서울 아케이드 프로젝트’,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성법 스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등이다. 올해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책을 읽었다. 이제 수(數)나 양(量)보다 질(質)을 우선시하는 읽기를 하고 싶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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