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살아볼까]짜장면 시키신 분-영광반점

거문도에 가장 많은 음식점은 단연 횟집이다.


아무래도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횟감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섬사람들은 회를 먹으러 횟집으로 갈리는 만무하고 섬에 흔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지만 외식을 할만한 곳이 많지 않다.


치킨집이 두 곳, 오리고기집이 한 곳, 소머리국밥집 한 곳, 분식집 한 곳...


물론 갈치백반이나 삼겹살같은 것을 같이 하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감자탕집이나


냉면집은 없다. 얼마전 직접 족발을 삶아 파는 곳이 생겼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냉면도 여름에는 몇 몇 음식점에서 취급을 하긴 하지만 오장동의 그 냉면맛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그래도 가장 만만한 곳이 바로 중국집이 아닐까.


거문도에 유일한 '영광반점'은 섬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외식집인 셈이다.


 


 


 


메뉴는 일반 중국집과 같아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과 양장피등이 있지만 아무래도


육지만큼 다양하지는 못하다.


 


 


 


이 '영광반점'은 이 곳을 방문했던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이 날 만큼 '해물짬뽕'이 유명하다.


 


 


 


이 중국집은 희한하게 안주인이 주방을 맡고 남편은 홀서빙과 배달을 맡아 하고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에게 이 집 해물짬뽕이 맛있다고 데려갔더니 주방장인 안주인이


한마디 하신다.


 


 


 


"우리집이 해물짬뽕으로 소문이 나긴 했는디 요즘은 예전같지 않어요. 수입 해물을


쓰지 않고 가능하면 인근에서 나는 해물을 쓰는데 확보하기가 힘들어서 해물을 많이 못 넣어드려."


 


도시에서 먹던 해물짬뽕은 고추기름이 둥둥 떠나닐 정도로 얼큰하고 짙은 맛이지만


거문도 '영광반점'의 해물짬뽕은 고추맛은 옅고 해물의 시원함이 살아있어 개운하다.


맛집으로만 몰려다니는 친구들도 한 마디씩 한다.


"너무 맛있어. 개운해. 정말 다르다 야"


이 집으로 안내해온 보람이 있었다.


물론 짜장면도 맛있다. 사실 중국집의 백미는 짜장면이다. 아무리 다른 음식이 맛있어도


짜장면이 맛 없으면 그 집은 음식 못하는 집으로 낙인 찍힌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겠다고 허락을 구하자 수줍어 하면서도 즐거워 하신다.


음식을 하는 사람은 정성껏 만든 자신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면 행복한 법이다.


돈을 벌 요량으로 하는 장사지만 사람들의 입맛을 감동시키는 음식을 정성껏 요리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여기면 또한 보람이 아니겠는가.


 


혹시 교회를 다니시나? 평소에 지나치면서도 묻지 못했던 상호 '영광반점'에 대해 물었다.


"잉 우리 큰아들 이름이여"


자신의 큰 아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장사라면 적어도 욕먹을 음식은 하지 못할 것이고


그 이름값만큼이나 입소문으로 증명을 하였으니 앞으로도 '영광반점'은 말 그대로 '영광'을 누리리라.


 


"짜장면 시키신분, 여기 해물짬뽕도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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