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맞는 죽음' 서평단 모집을 보며...

한 출판사에서 몇년 째 1년 단위로 그 전해에 내용이 좋았음에도 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아까운 책의 목록과 함께 그 간략한 내용을 담은 책을 펴냅니다. 이 책은 저로 하여금 반성의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나름으로 열심히 책을 읽고 소신껏 리뷰를 쓴다고 확신하는데 그렇게 쓴 리뷰 가운데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있습니다. 저는 이 책 리뷰를 비판 일변도로 쓰고 너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한 것 같다는 답글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 나온 아까운 책에서 그 책이 긍정적으로 소개된 것을 확인하고 저는 시각의 다양함과 함께 더 준비된 폭넓은 독서를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종 이상의 책이 새로 나오고 책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까운 책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책이 많이 나오는 현실은 잔인한 느낌(읽고 싶은 책은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고 시간과 돈, 능력은 없기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아까운 책이 생기는 이유는 이렇게 무수한 출판물들과 부족한 정보가 한데 어울리기 때문인데 여기에 베스트 셀러에 편중된 책 구입 행태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저 그런 책들이 선택되고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나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고 사람을 불편하게 해 근본적 성찰을 하게 하는 책들이 선택에서 배제되는 것은 안타깝고 아쉬운 일일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책은 한스 팔라다의 ‘홀로 맞는 죽음‘ 합본호인데 이미 저는 지난 해 1, 2권으로 나뉜 책으로 읽었습니다. 번역자인 염정용씨는 텍스터에서는 2011년 7월 ’정보왜곡 경제‘라는 책으로 서평 행사를 치른 바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로그아웃 출판사는 염정용씨가 번역과 출판사 대표를 아울러 맡고 있는 1인 출판사로 보입니다. 번역도 꼼꼼하고(서울대학교 독문과 출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정보왜곡 경제’ 외에는 로그아웃 출판사에서 낸 책이 없지만(이번에 나온 ‘홀로 맞는 죽음‘은 로그아웃 출판사에서 펴낸 두 번째 책입니다.)

그 분이 번역자로 참가해 낸 책이 닐스 올레 외르만의 ’슈바이처‘, 한스 페터 베크 보른홀트, 한스 헤르만 두벤의 ’알을 낳는 개‘, 발터 크래머 의 ’벌거벗은 통계‘,위르겐 네페의 ’안녕 아인슈타인‘ 등 좋은 책들이어서 기대를 갖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바흐, 하이젠베르크, 브람스, 토마스 만이 썼거나 그들에 대한 책들 뿐 아니라 독일어권 저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들이 염정용씨에 의해 많이 번역되어 나온다면 좋겠습니다. ’홀로 맞는 죽음‘, 좋은 책입니다. 외람되지만 많은 분들이 신청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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