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짙어 가는 숲 속에서
남들보다 화려하지 못하고
진한 향기 갖지 못해서
겨우 자리나 보존하는 삶

그러나,
자연에 묵묵히 순응하는
 한 송이 부끄러운 꽃
산수국

스스로 벌 나비 모으지 못하니
겨우 헛 꽃을 피워
벌나비 불러 모으고
별같은 생명을 
이어 가는 산수국

금년에도 
다시 봄은 가고
여름이 오면
어느 산 기슭
누추한 곳에
이름없이
얼굴 붉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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