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살아볼까]우리집의 새식구 이 녀석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여수가 고향인 탈렌트 백일섭씨에 대한 이야기는 거문도에 살면서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이 분과 내가 인연이 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사람 일은 정말 알 수가 없는 것.


낚시를 좋아하는 백일섭씨는 이 곳 거문도를 수시로 방문한다는데 그렇게 드나들면서 맺은


인연들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하여 지금까지도 좋은 인연으로 살아간다고 들었다.


브라운관에서 보는 그의 이미지와 다르지 않아 듣는 나도 무척 흐믓한 기분이었다.


몇 몇 사람들은 그의 도움을 받아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게 진실하고 착한 거문도


사람들을 도와주고 정을 나누고 있다니 그는 받은 사랑을 되돌려 줄줄 아는 멋진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가 왜 나와 인연이 되었냐하면?


사실 그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작년 여수 엑스포를 계기로 여수권역인 거문도가 방송을 많이 탔었다.


'한국기행'이며'한국의 밥상'같은 프로에도 소개되어 최불암씨도 직접보고 심지어 아주 살짝이긴 했지만


조내이체험을 할 적에는 내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그렇다고 찾아보지는 마시길..잘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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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아니라 '6시 내고향'이나 각종 여행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해서 이 곳 거문도 사람들은 방송이나


촬영을 그저 그러려니 하는 정도가 되었다.


어쨋든 이런 유명세에도 덕촌에 칩거중인 내가 유명인들을 만날 일들은 많지 않은데 어제 불쑥 내 집에


찾아든 요녀석때문에 새삼 인연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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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섬에 들어왔을 때 가끔 이웃의 진돗개 한마리를 맡아 준 적이 있었다. 자주 집을 비우는 바람에


돌보아줄 사람이 없어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와 있게 되었는데 한 번은 수도 검침을 온 마을분을 문데다가


자주 짖는다고 이웃들의 불평이 대단해서 그 후로는 맡지는 못했었다.


동가식 서가숙 하던 녀석은 벼룩이 오른데다 피골이 상접해서 다시 내집에 온 뒤로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살도


제법 올라 마음이 흐믓했었다.


워낙 '산 것'이 내집에 오는 것을 두려워 하는 나인지라 그 녀석을 받아들일까 말까 한참이나 고심하다


개주인에게 이렇게 돌아다니며 키우느니 차라리 내가 키우면 어떻겠냐고 부탁하여 녀석이 내집에 살게 되었었다.


생전 처음 개를 키우며 느끼는 기쁨을 만끽할 무렵 뭍에 나갔다 돌아와보니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원래 주인이 말도 없이 데려가 버린 것이었다.


나도 녀석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고심을 한데다 이제 우리집 식구려니 해서 나눈 정이 보통이상이었는데


이런 몰상식한 경우를 당하고 보니 가슴이 아팠다.


무식한 양반도 아니고 아무리 짐승이지만 그렇게 무책임하게 끌고 가버리다니..


그후로 1년이 넘는 동안 그 집앞을 지날 때마다 멀찌감치 녀석을 바라보면서 쓰린 가슴을 달랬었다.


이 일로 사람이나 짐승이나 마음을 나누고 다시 마음을 접는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허전한 마음에 아예 새끼부터 데려다 한 마리 키워볼까 지인들에게 수소문하던 중에


요녀석이 떡허니 우리집에 들어온 것이다.


글쎄 이 녀석이 백일섭씨가 가지고 들어와 살게된 순수한 진돗개 두마리, 백구와 홍구의 새끼란다.


백일섭씨가 가지고 들어온 녀석의 아비와 어미는 지금 거문도 바다 위에 떠있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살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 딸 다섯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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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웃들과 저녁식사중에 정보를 얻어 분양을 얻은 것이다.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지난 번 녀석을 보니 진돗개들은 너무 영리해서 아마도


내 맘에 쏙 들게 나를 따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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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첨 대면한 녀석은 (사실 암놈이다)비교적 순한 편으로 이제 낳은지 보름이 되었다는데


벌써 이빨이 나오고 사료도 먹는단다. 확실히 개들의 성장은 빠른 편이다.


아마 우리 나이로 한 살 이상은 된 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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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서 얻어온 족발 뼈다귀를 줬더니 난리가 났다. 아작 아작 씹어먹는 소리가 나는 걸


보면 이빨도 튼튼해 보인다.


녀석의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어젯 저녁 내내 고심을 해도 딱히 이것다 싶은 것이 없다.


겨우 생각해낸 것이 '막둥이'


평소에는 '뚱이'로 부르는게 어떤가 싶은데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이 녀석의 이미지와


딱 맞는 이름 생각나시면 댓글을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매일 밤 나를 괴롭히는 고양이 녀석들...이제 죽었어!!


개를 키우면 고양이가 얼씬거리지 않는다니 이 또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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