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맛 이야기로부터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란 책을 기억한다. 지난 해 읽은 최화성 작가의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에서 인상적으로 소개된 한창훈 작가의 책이다. 그 책에서 한창훈 작가는 “미스터 한, 그의 소설 양식은 바다”라는 문구로 표현되었다. 바다에 관해 두루 통달하고 요리도 그 만큼 잘 하고...말을 배우기 전부터 바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한창훈 작가는 이런 저런 책들에서 바다를 소개하는 데 정성을 기울여 왔다. 여수가 고향인 한창훈 작가는 ’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에서 ’여수, 그곳에서는’이라는 글을 통해 고향 여수를 인상 깊게 소개한 바 있다.



KBS 1R의 신성원의 문화읽기의 화요일 코너인 로쟈 이현우 교수의 책 책 책 코너에서 어제 소개된 책은 존 앨런의 ’미각(味覺)의 지배‘와 어촌 사회 연구로 박사가 된 김준이란 분의 ’바다 맛 기행‘이었다. 개인적 이야기이지만 이현우 교수가 성장기를 보낸 곳은 속초(인근?)이라니 어제의 주제어는 단연 바다였다. 이현우 교수가 소개한 책들을 검색하다가 조용미 시인의 ’기억의 행성‘을 펴보았다.



그 시집에서 ’메밀꽃이 인다는 말‘이란 시가 눈에 띄었다.“메밀꽃이 인다는 말 아는지요/ 바닷가 사람들의 오랜 말로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을 어부들은 메밀꽃이라 부릅니다/ 흰 거품을 일으키는 물보라를 메밀꽃이 인다 하는데/ 그 꽃은 피는 게 아니라 이는 거예요...메밀꽃이 또 인다고 당신께 소식 전하지는 못합니다/ 그저 메밀꽃이 피고 졌다 말할 밖에요/ 북쪽으로, 매서운 메밀꽃이 이는 한겨울의 바다로/ 가만히 당신을 보러갑니다”바다와 맛으로 열린 관심어가 시인으로 인해 떠남과 당신으로 이동하는 것을 나는 지켜 보았다. ’메밀꽃이 인다는 말‘이란 시가 아니었어도 바다와 맛으로부터 떠남과 당신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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