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다]-자작시
바다
내 숨이 저 곳에서 시작되었다지
그래서인가 삶이 푹 숨죽인 우거지 같을 때
허망한 발걸음이 도달한 곳이 늘 바다였던 것이.
돌아가고 싶어서
숨이 트이기 전 원시로 돌아가고 싶어
부지불식간에도 바다로 향하였던게지
막상 시퍼런 바다앞에 서면
살다간 흔적 한 점 남기지 못할 비루한 삶이
애틋하기도 하여서
공연히 두고 온 사람들 핑계로
허우적 돌아간 적도 여러번.
바다는 그렇게 고향이면서
숨을 되돌릴 무덤인것도 같아
그립다가도 무서웠지
사방이 출렁거리는 바다를 끼고 올라앉은 섬에와서
난 또 태고의 순결을 그리워하네
처얼썩 처얼썩 부르는 에미 목소리가
부르르 소름돋는 이 밤
문득 어느 한 날 이와 같은 기억이
또 있었던 것도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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