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살아볼까]텃밭이 궁금하신가요?
원래 이 집을 살 때부터 텃밭이 있었습니다.
섬의 특성상 조그마한 땅이 보여도 아니 바위가 있어도 골라내고
텃밭을 꾸미는 것이 가난을 이기는 방법이었을 겁니다.
작년에는 고추를 심어 제법 쏠쏠한 재미를 봤는데
올해는 집을 짓느라 자재를 쌓아놓는 바람에
자재 하치장의 역할을 해야했습니다.
집짓기도 마무리되고 그동안 숨겨왔던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집을 헐어내고 지붕을 이었던 흙을 퍼내어 밭에 더했더니
풍요로운 느낌입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지붕을 덮었던 흙이 밭흙으로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짚과 황토가 잘 삭아서 그런모양입니다.
저야 농사 경험도 없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꾸몄습니다.

덕분에 제법 넓었던 마당이 사라지고 텃밭이 더 몸집을 불렸습니다.
저도 살아보니 푸성귀하나까지 여수에서 들어오니 모든게 너무
비싸고 성이 안차서 넓은 마당보다는 넓은 텃밭이 더 간절했었습니다.
맨위에 텃밭에는 총각무, 무, 배추,시금치등을 심었습니다.
아래 텃밭에는 오른쪽으로 보이는 배추모종을 조금 심었는데
오는 동안에 시들었는지 영 기운이 없네요. 제대로 배추가
영글지 걱정입니다. 김장배추로 쓰기에는 좀 늦은감이 있습니다.

이 곳도 집을 지을 때 길목역할을 했던 곳이라 온갖 쓰레기가 덮여 있던 곳입니다.
아래 텃밭보다 돌멩이가 어찌나 많은지 뒤집을수록 돌이 나와서 대충 골라내고
억지로 밭을 꾸몄습니다. 이곳에서 시멘트도 반죽하고 그래서 땅을 팔 때마다
굳은 시멘트도 나오고 해서 과연 생명이 자라줄 지 걱정하는 저에게
전문가(?)는 말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줄 아느냐.
심지어 바위틈에서도 풀이 자라지 않느냐..
그러고 보니 맞는 말입니다. 잘 다듬어지고 비료도 충분한 밭에서는 눈에는
고운 채소가 자라겠지만 우리 몸에 이로울지 자신이 없겠지만
바위를 뚫고 자라난 풀들의 그 강인함은 인간의 의심을 덮을만 할것입니다.
어쨋든 이 텃밭에는 마늘을 심었습니다.
거문도의 마늘은 단단하고 매우며 단맛이 있어 이곳의 특산물이기도 합니다.
아랫밭에는 일주일 전에 씨를 뿌렸었는데..어느새 이렇게 싹이 돋았습니다.

생명의 경이가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 사진이 씨를 뿌리고 닷새정도 후 입니다.
그러니까 4일전쯤이죠.

아마 일주일 쯤이면 더 푸르를 것 같습니다.
자연은 정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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