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이팅 북스 58권. 서로에 대한 사랑은 있지만 표현이 서툴고, 어긋나기만 하는 모녀가 인도라는 새로운 공간에 가서 큰 사건을 겪으며, 결국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틱틱 거리는 정민이와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쉽게 공감할 것이다. 또 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정민이와 엄마, 모두 한 뼘 성장한 모습을 통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3학년 정민이는 맞벌이를 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집안일도 혼자 척척 하고 학교 준비물도 스스로 잘 챙기는 어른스러운 아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정민이는 친구 사귀는 데에 서툴고,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가 챙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옆집에 사는 단짝 가희처럼 말이다. 엄마는 그런 정민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칭찬은커녕 더 잘하라고 하고 조금만 참으라고 한다. 게다가 정민이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조금 일찍,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는’ 사춘기에 접어드는데….
저자 : 김혜리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문학예술학을 공부했다.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고, 1996년에는 삼성문학상 장편동화 부문에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고집불통 내 동생》 《버럭 아빠와 지구 반 바퀴》 《은빛 날개를 단 자전거》 《단풍나라로 가는 배》 《난 키다리 현주가 좋아》 《바꿔 버린 성적표》 《강물이 가져온 바이올린》 《우리 가족은 공부 방해꾼》 《빠샤 천사》 《엄마 친구 딸은 괴물》 《방귀쟁이 촌티 택시》 들이 있다.
그림 : 정진희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린 책으로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 시리즈를 비롯해, 《오드리 헵번》 《나는 투명 인간이다》 《잔소리 없는 날》 《난 이제 혼자가 아니야》 《신나게 자유롭게 뻥!》 《뉴욕으로 가는 기차》 《열두 살의 모나리자》 《어린이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들이 있다.
1. 일 학년 때부터 사춘기 7
2. 넌, 내 시녀가 되는 거야 16
3. 옆집에 사는 얄미운 왕비 23
4. 사라져 버린 라니아 33
5. 왕비를 이긴 시녀 40
6. 삐뚤삐뚤 손 편지 46
7. 인도 들여다보기 55
8. 엄마는 잔소리 여왕, 변신의 여왕 62
9. 딱 달라붙은 껌딱지 70
10. 이 년 만에 다시 본 얼굴 80
11. 바라나시 불꽃 89
12. 대단한 라니아 103
13. 전쟁도 아닌데 눈앞에서 폭탄이 112
14. 대학 부속 병원 119
15. 또다시 간호를 하게 되다 127
16. 노란색 하늘 133
17. 스멀스멀 다시 시작되는 사춘기 141
그리고 나중 이야기 150
작가의 말 160
“다 큰 애가 이것도 못 참니?”
오늘도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사춘기를 겪을, 그리고 사춘기를 시작한 모든 아이들을 위한 책
매사에 깐깐하기만 한 잔소리쟁이 엄마와
사춘기 때문인지 한없이 까칫 예민한 정민이가
낯선 인도에 가서 큰 사건을 겪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이야기
다 큰 것 같아도 여전히 엄마의 사랑을 바라는 아이와,
그런 아이의 마음을 깨닫고 달라지는 엄마의 성장 동화
엄마와 딸은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질 만한 사이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서로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3학년 정민이는 맞벌이를 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집안일도 혼자 척척 하고 학교 준비물도 스스로 잘 챙기는 어른스러운 아이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정민이는 친구 사귀는 데에 서툴고,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가 챙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옆집에 사는 단짝 가희처럼 말이다. 엄마는 그런 정민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칭찬은커녕 더 잘하라고 하고 조금만 참으라고 한다.
게다가 정민이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조금 일찍,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는 것 같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민이는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바라는 철부지 어린이일 뿐이다. 정민이의 엄마는 어렵고 힘든 외국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지만, 정민이에게만큼은 엄격하다. 누구보다 정민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은 있지만 표현이 서툴고, 어긋나기만 하는 모녀가 인도라는 새로운 공간에 가서 큰 사건을 겪으며, 결국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틱틱 거리는 정민이와 잔소리를 늘어놓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쉽게 공감할 것이다. 또 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정민이와 엄마, 모두 한 뼘 성장한 모습을 통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깨트리는 작품
정민이의 엄마는 집으로 회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종종 데려 오곤 한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인 데에다가 항상 도움을 바라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정민이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다. 정민이의 시선은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지금 우리의 솔직한 시선과 무척 닮아 있다. 특히 심장 수술을 받은 또래 아이 라니아가 왔을 때에는, 좋은 마음이라기보다, 단짝 친구와 싸우고 친구가 없는 자기와 함께 ‘왕비-시녀 놀이’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라니아의 완쾌를 바라기도 한다. 나에게 필요한 일종의 도구로 라니아를 대한 것이다.
시간이 지난 뒤, 인도에서 다시 만난 라니아는 엄청나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희망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정민이보다 오히려 더 반짝였다. 공부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었다. 정민이는 그런 라니아의 모습에 충격과 존경을 표현한다. 책을 읽은 아이들은 정민이처럼, 우리가 자주 무시하거나 아니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여겼던 그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고,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당당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감성 넘치는 그림으로 표현된 베테랑 작가 김혜리의 신작
이 시대의 대표 동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김혜리는 그동안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 왔다. 오랫동안 아이들의 글쓰기를 가르친 경험 덕분에, 아이들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잡아내어 이 또래 아이들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사춘기를 시작하는 여자아이의 예민하고 변화무쌍한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인도에서 직접 겪은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글의 무게감과 함께 사실감까지 더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정진희는 인도의 낯선 풍경과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폭탄 테러 사건을 개성 있는 색감과 표현 기법으로 깔끔하게 담았다. 그리고 깐깐한 엄마와 까칫 예민한 정민이, 큰 눈망울에 마음씨 고운 라니아까지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애정을 담아 글의 분위기를 더욱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