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라는 이름의 비밀은 무엇일까’(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 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는 ‘이육사라는 이름의 비밀은 무엇일까’라는 제목과 함께 ‘이육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고은주 작가는 지난 여름『그 남자 264』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소설『그 남자 264』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라고 시작되는 독후감을 받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추석에는 청와대 직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선물로『그 남자 264』를 보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로 ‘노근리평화상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오랜 고증과 취재를 통해 독립운동가 이육사 시인의 생애와 삶을 최초로 소설화하였기에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작가의 말
불타는 것들
먼 마을, 원촌
고향을 떠나다
일본으로, 중국으로
나의 죄는 무엇일까?
글을 쓰며 싸우다
난징 군관학교
묶여버린 총
시를 쓰며 싸우다
돌에 새긴 꿈
강철로 된 무지개
가난한 노래
그리고 고은주 작가는 삼일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100주년, 의열단 100주년을 맞이한 해에 초등 고학년용 역사 동화 『내 이름은 264』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 수록된 ‘이육사라는 이름의 비밀은 무엇일까’라는 박스 설명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 숨겨진 그의 독립운동과 문학의 비밀을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마흔 살. 해방을 한 해 앞둔 때에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면서’ 감옥에서 숨을 거둔 이육사 시인. 일제에 의해 사십 평생 동안 열일곱 번이나 감옥에 갇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 이름은 264』는 아름답고 뛰어난 시를 발표했던 이육사 시인의 어린 시절부터 일제의 고문으로 숨을 거두기까지의 일생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고문실에 끌려가서 피투성이가 되어도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안 하니 나는 매일 불려나갔다. “이육사! 빨리 나와!” 간수의 외침에 감옥을 나와서 또다시 고문실로 향할 때면 함께 갇힌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육사, 또 불려가는구나.” 그때 나의 수인 번호가 264번이었다. 이백육십사. 이육사. 감옥 안에서는 내 이름 이원록보다 이육사가 훨씬 더 익숙했다. 이육사의 시들은 그의 인생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해석이 쉽지 않습니다. 그의 성장 배경과 독립운동, 그리고 문필 활동은 함께 묶여 있어서 결코 떼어놓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들이 중학교에 가면 시「청포도」를 배우고 고등학교에 가면 시「광야」를 배우게 될 텐데, 이육사의 인생을 제대로 알고 그 시들을 접하면 분명 다른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그 남자 264』가 이육사 시인의 마지막 생애를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문학을 통해 그의 인생을 설명하였다면, 아이들을 위한 『내 이름은 264』는 이육사 시인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쉽고 사실대로 서술하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여느 위인전처럼 뻔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이육사 시인의 조상인 퇴계 이황의 종택이 일본군에 의해 불타는 사건부터 시작합니다. 고종이 퇴위당하고 대한제국 군대가 강제 해산되어 일어난 정미의병 때의 일이었고, 이육사 시인은 그때 세 살이었습니다. 광복을 한 해 앞두고 40세로 옥사할 때까지 독립운동에 힘썼던 그의 삶이 불타는 이미지로 시작되는 장면입니다. 또한 고은주 작가는 ‘이 작품이 그림책과 동화의 세계에서 본격적인 문학의 세계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원했습니다.’라며 ‘초등 고학년쯤 되면 조금씩 문장의 멋을 알게 되고 막연하게나마 관념과 미학의 세계를 동경하게 됩니다. 이때 적당한 책을 읽게 해주면 아이들은 문학의 세계로 성큼 들어서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의 어느 한 장면도, 한 문장도, 안이하게 쓰지 않았습니다.’고 이야기합니다. 삼일운동 백주년, 임시정부 백주년, 의열단 백주년을 맞이한 이 역사적인 해에 문학을 통해서 자유와 평화의 정신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교과서 속의 독립운동가 이육사 시인, 그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말한 장편동화 『내 이름은 264』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며 토론하기에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