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그날, 아사쿠사 놀이공원에서 미래의 아들을 만났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열일곱 살 아들에게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을 때, 미야모토 다쿠미는 아내에게 23년 전에 만났던 소년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나이 스물셋, 가진 것은 젊음과 청춘뿐이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 다쿠미는 시대의 낙오자로 입만 열면 한 탕 벌이겠다고 큰소리치고 일이 잘못되면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원망했다. 그렇게 비전도 열정도 없이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다쿠미에게 어느 날 한 청년이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도키오(時生)라고 밝히며 다쿠미를 잘 알고 있으며 모든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말해주었다고 했다. 갈 곳 없는 도키오를 받아준 다쿠미는 어쩐지 이 낯선 청년에게 애틋함을 느끼며 이상해한다. 그때 마침 다쿠미의 여자 친구인 치즈루가 갑자기 사라지고 그녀의 뒤를 쫓는 낯선 남자들과 얽히면서 도키오와 함께 치즈루를 찾으러 떠난다. 이후 도키오와 함께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다쿠미는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결국 뒤늦게 도키오가 사실은 미래에서 온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터널 사고가 일어나 도키오와 헤어지고 마는데…….
목차없음.
<지은이_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엔지니어로 회사 생활을 하다가 엉뚱하게도 추리소설을 썼다.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집필한 <방과 후>가 1985년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6년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고, 발표한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질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숙명><변신><아내를 사랑한 여자><동급생><옛날에 내가 죽은 집> 등이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도키오>는 그야말로 히가시노 게이고 본인이 인정한 자신의 대표작으로 그만의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지금까지 작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숨겨진 소설이다.
<옮긴이_ 오근영吳根英>
일본어 전문 번역가이다. 옮긴 책으로 <천사의 잠> <소문> <유리정원> <아내의 여자 친구> <100번 울기> <여섯 번째 사요코> <굽이치는 강가에서> <카후를 기다리며> <유레루> <이상한 나라의 토토> <기습> <패왕 후히토> <소년 H> <악의> <르네상스의 미인들> <슈산 보이> 등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아버지를 이야기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중 최초로 껄렁하고 시건방진 주인공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그의 소설에서 진지하고 냉철한 성격의 주인공을 등장시켰다면 <도키오>의 주인공, 다쿠미는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처지임에도 꿀리기는커녕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나이많은 사람에게도 거침없이 반말을 해대고 멋있게만 보여도 부족할 애인 앞에서 돈을 구걸한다. 그런데 이 캐릭터, 왠지 싫지가 않다. 얄미우면서도 정이 가는 것은 다쿠미 내면의 상처와 여린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다쿠미가 도키오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부모와도 화해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다쿠미를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내 안의 각인된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당신도 그런 얼굴 하나가 있다면, 어쩌면 그는 젊은 시절 방황하던 우리네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도키오>는 미래에서 온 아들을 만나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게 된 아버지의 성장기다. 읽는 내내 웃음과 감동이 번갈아 찾아오고,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전율이 돋는다. 추리소설로 이름을 날린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이야기도 보여줄 수 있는 작가였음을 새로이 깨닫게 된다. 이제 당신도 <도키오>의 감동 속에 빠져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