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자연재해에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꼽으며 경각심을 심어 주려고 한다. 그러나 편리함이 좋은 현대인에게 강 건너 불구경 같은 일로 지구를 위한 행동을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이런 시기에 나온 『태풍이 된 회오리』 는 기후위기가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과 자연재난 앞에서도 미덕을 발휘하는 사람의 참된 모습을 인상 깊게 보여 준다.
먼바다에 사는 아기 회오리들은 살랑거리는 바람을 타고 바다 위를 날아다닌다. 고래의 코를 간질이고 바다를 건너는 새들을 돕고 크고 작은 배에 매달려 장난도 치면서. 그런데 바다가 언젠가부터 뜨거워졌다. 뜨거운 바다를 피해서 하늘로 오르려면 힘이 더 필요하다. 아기 회오리들은 서로 힘을 합쳐 하늘로 오르고 시원함을 찾아서 사막과 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막은 뜨거운 모래바람뿐이고 산은 건조해서 불이 난다. 뜨거운 사막 바람과 불타는 산의 열기까지 합쳐져 회오리들은 큰 태풍으로 바뀌었다. 자기 몸을 주체할 수 없는 태풍은 이제 검고 커다란 눈이 생겼고,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초강력 태풍이 되었다.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향하는 태풍, 사람들은 이 태풍에 무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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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가짜 인간』『서울 아이』『시공간을 어루만지면』『나로 만든 집』『편의점 가는 기분』 『쉿, 고요히』등과 소설집『안의 가방』, 동화『옥상 정원의 비밀』등을 썼다. 마음이 쓰이는 곳에 내 소설도 머물고 있다.
기후위기가 왜 일어날까요? 자연의 원리를 알려주는 아기 회오리의 목소리 잦아지는 자연재해에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꼽으며 경각심을 심어 주려고 한다. 그러나 편리함이 좋은 현대인에게 강 건너 불구경 같은 일로 지구를 위한 행동을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이런 시기에 나온 『태풍이 된 회오리』 는 기후위기가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과 자연재난 앞에서도 미덕을 발휘하는 사람의 참된 모습을 인상 깊게 보여 준다. 먼바다에 사는 아기 회오리들은 살랑거리는 바람을 타고 바다 위를 날아다닌다. 고래의 코를 간질이고 바다를 건너는 새들을 돕고 크고 작은 배에 매달려 장난도 치면서. 그런데 바다가 언젠가부터 뜨거워졌다. 뜨거운 바다를 피해서 하늘로 오르려면 힘이 더 필요하다. 아기 회오리들은 서로 힘을 합쳐 하늘로 오르고 시원함을 찾아서 사막과 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막은 뜨거운 모래바람뿐이고 산은 건조해서 불이 난다. 뜨거운 사막 바람과 불타는 산의 열기까지 합쳐져 회오리들은 큰 태풍으로 바뀌었다. 자기 몸을 주체할 수 없는 태풍은 이제 검고 커다란 눈이 생겼고,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초강력 태풍이 되었다.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향하는 태풍, 사람들은 이 태풍에 무사할 수 있을까? 아기 회오리가 주인공인 『태풍이 된 회오리』는 어려운 과학 용어가 하나 없이도 태풍이 생기는 현상과 과정을 아주 쉽게 알려 준다. 시원함을 찾는 회오리를 따라가면 지구의 몸체인 바다, 산, 사막들이 처한 기후위기의 현장도 생생히 목격한다. 자연이 주인공이 되어 ‘휴머니즘과 자연 과학’을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게 바로 동화의 힘이다. 『태풍이 된 회오리』는 동화의 힘을 잘 드러내는 작품인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대비하고 선택했을까? 재난 앞에서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사람의 아름다움 초강력 태풍 때문에 도시가 파괴되었다. 모든 걸 망가뜨렸고 더이상 갈 곳이 없는데도 태풍은 잠잠해질 기미가 없다. 시원함을 찾지 못한 태풍 앞에 캡슐들이 둥둥 떠다닌다. 캡슐은 얼음처럼 시원하고 녹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안에 한 아이가 있다. 사람, 책, 고양이, 씨앗, 악기들이 들어 있는 시원한 캡슐을 품으니 서서히 잠잠해진 태풍은 아이의 말을 듣는다. 자연재해를 여러 번 경험한 사람들은 태풍이 될 회오리를 오랫동안 관찰하며 태풍의 진로를 예상했다. 하지만 태풍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초강력 태풍이 되었다. 만일을 대비해 사람들은 황폐해진 지구에서도 잠시 버틸 수 있는 캡슐을 만들었고,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캡슐에 가장 소중한 것을 넣었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야 하는 선택 앞에서 사람들은 미래를 선택했다. 사람들은 자기 목숨을 양보해 캡슐 안에 책을 넣고 반려동물을 넣고 식물을 넣고 아이들을 넣으며 미래를 준비했다. 자연을 훼손한 사람들은 시원한 캡슐을 만들어 태풍을 잠재우기도 했다. 태풍에서 하나둘 풀어져 나와 부드러워진 회오리들은 먼바다로 가기 전에 떠다니는 캡슐들을 안전한 곳에 내려놓는다. 태풍이 물러간 하늘은 푸르고, 쌓인 매연과 열기들은 쓸려가고 더러운 강바닥은 깨끗해졌다. 그리고 캡슐 없이도 탈출해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이 돌아온다. 캡슐 문을 열고 나온 아이는 아기 회오리가 스치며 날리는 머릿결에 기분 좋게 말한다. “산들바람이 불어요!” 기분 좋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은 미래를 양보한 사람들이 만든 바람인 것이다. 자연재해 앞에서 선한 마음을 발휘하기란 생명의 본능을 뛰어넘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사람은 뛰어넘는다. 『태풍이 된 회오리』 는 이렇게 사람의 가치를 빛내 주는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