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창명저산책 80권. 현대 언어학의 시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명저 <일반언어학 강의>'와 천재 언어학자 소쉬르에 관한 해설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한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요약이나 소개가 아니라, 질문과 답변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독자 제현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자 노력하였다.
또 널리 알려진 <일반언어학 강의> 통속본뿐 아니라 비평본 등 다른 여러 판본을 참고하고, 그 다른 판본들에 관한 이야기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일반언어학 강의>의 실체를 가능한 여러 방면에서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많은 석학이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놓쳐 버렸던 <일반언어학 강의>의 후반부도 설명해 줌으로써,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기 위한 훌륭한 해설서의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목차없음.
고려대학교 언어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10대학에서 언어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호학, 문자학, 언어학사, 사회언어학, 매체 언어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LG 연암 해외 연구교수 프로그램에 선정돼 옥스퍼드대학 방문교수, 플브라이트 시니어 펠로우로 선정되어 하버드대학 방문학자, 그 외 캠브리지대학 초청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파리대학 총장 초청으로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에서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연구하였다. 현재 세계기호학회 부회장과 세계아시아기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 읽기』(2021), 『구조에서 감성으로』(2020), 『언어인간학』(2017), 『도시인간학』(2014), 『기호, 리듬, 우주』(2007)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그라마톨로지』(2010),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2017), 『기호학과 언어철학』(2009), 『퍼스의 기호 사상』(2006) 등이 있다.
편집자의 말
천재 언어학자 소쉬르, 그리고 그가 남긴 불세출의 명저
『일반언어학 강의』라는 명저를 이야기할 때, 천재 언어학자 소쉬르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의 천재성과 학문을 제외하고서는 이 책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먼저 이 책의 저자가 과연 소쉬르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에 있다. 어떤 저자의 유고집이 출간되었을 때, 어디까지가 진정 저자의 말이고 어디부터가 과연 편집자의 말인지를 구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사실, 저서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어떤 가수의 사후 앨범이 나왔을 때, 우리는 어디까지가 그 가수의 진짜 음악이고, 어디부터가 프로듀서가 재창조한 음악인지 분간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앨범을 낼 때 흔히들 하는 말이 그 가수가 이미 생전에 모든 녹음을 완료했다거나 완성을 위한 모든 것을 남겨 놓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말을 믿느냐 아니냐는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생전에 출간을 준비하며 수립한 완성 원고도 없거니와 그가 남긴 자필 수고 등에서는 길을 잃기가 일쑤고, 그의 사고를 담은 책의 출간을 원하는 주변의 요청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표했던 한 천재의 저서에는 이러한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언어학 강의』의 저자가 진정 소쉬르인가 하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 명저와 소쉬르의 진짜 견해를 살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천재 언어학자 소쉬르를 살펴야 한다. 하여, 이 책의 저자는 소쉬르와 『일반언어학 강의』를 해설하기 위하여, 여러 판본뿐 아니라 소쉬르와 관련한 여러 기록을 참고함으로써 소쉬르와 그가 남긴 명저의 실체를 밝히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했다. 이런 저자의 수고를 통하여, 독자는 소쉬르가 남긴 불세출의 명저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미완성된, 그러나 동시에 현대 언어학을 성립시킨 명저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도대체 그 오래된 책을 왜 지금까지 읽어야 한단 말인가? 더욱이 소쉬르가 완성하지 않은 책이라면 그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물론 저자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도 답변을 마련해 주고 있다. 21세기에도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먼저 『일반언어학 강의』의 현대성에 있다. 『일반언어학 강의』가 품고 있는 소쉬르의 성찰은 가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갔으며, 덕분에 현재에도 우리가 참고할 수 있을 정도로 유효한 성찰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저자는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여러 탐구 덕분에 현재까지도 소쉬르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소쉬르와 『일반언어학 강의』는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가르쳐 줄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어야 할 다음 이유는 『일반언어학 강의』의 역사성에 있다.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는 비록 소쉬르 생전에 완성되지는 못한 책이었지만, 그의 두 제자에 의해 편집되어 출간되었고, 그 후로 수많은 학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현대 언어학, 아니 더 나아가 현대 인문학이 성립할 수 있는 시금석을 놓은 명저였으며, 또한 이러한 통속본에 비판적 견해를 품은 학자들에 의하여 여러 비평본이 나와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즉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는 비록 미완성된 저서였으나, 『일반언어학 강의』가 없었다면 현대 언어학, 현대 인문학까지도 완성될 수 없었다는 의미에서, 또 여러 학자가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를 완성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미완성의 완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음과 답변을 통해 다시 만나는 명저, 『일반언어학 강의』
『일반언어학 강의』라는 명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들은 각기 다르게 명저를 해설해 줄 것이다. 그 많은 방법 중 이 책에서 선택한 방법은 바로 문답법이다. 저자는 먼저 독자들이 『일반언어학 강의』와 소쉬르에 관해 가질 수 있는 물음들을 뽑아 제시해 놓고, 그 물음들에 대해 여태껏 저자가 축적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일반언어학 강의』의 여러 판본 및 소쉬르가 남긴 많은 기록을 참고함으로써 상세히 답변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가 직접 뽑은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핵심적 물음과 그에 대한 친절한 답변은 특히 『일반언어학 강의』 읽기를 시도하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도와줄 것이며, 아직 『일반언어학 강의』를 접하지 못했던 독자들이 『일반언어학 강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 물음과 답변으로 된 이 책의 구성은 소쉬르와 『일반언어학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해당하는 부분만 다시 찾아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어나가면서도 바로바로 참고할 수 있기에, 『일반언어학 강의』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나아가 이 책은 뒷부분에 『일반언어학 강의』와 관련한 여러 참고문헌 및 서지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일반언어학 강의』의 심화 읽기를 돕는다는 점에서 이미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어 본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일반언어학 강의』를 아직 접해 보지 못한 독자,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으려는 독자, 『일반언어학 강의』를 읽으며 도움을 받고 싶은 독자, 『일반언어학 강의』의 심화 읽기를 시도하고 싶은 독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해설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