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창명저산책 66권. 피에르 테야르 드샤르댕은 가톨릭의 신부이자 고생물학자로서 20세기 초엽에 베이징 원인을 발견하는 등 최고 수준의 학자로 활동하는 한편, 자신의 과학적 통찰과 신학적 직관을 조합한 고유의 사상을 개진하였다.
그는 종교인이면서 동시에 과학자였던 까닭에 순수한 과학자나 순수한 종교인과는 다른 그 나름의 철학적 입장을 개진하였다. 그는 빅뱅이론}을 수용하여 우주가 빅뱅에서 시작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마지막 점, 즉 오메가포인트를 향하여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과학자들과 종교인들은 그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사후 반세기 이상이 지난 오늘날에는 애초에 그가 속했던 과학계와 종교계뿐만 아니라 철학계에서도 인류의 자기이해의 개척자로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그는 과학과 종교를 모두 믿는 근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먼저 경험하고 그러한 혼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시한 사상가라는 점에서 독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테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을 해설함으로써,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인류의 자기이해를 돕고자 하는 책이다.
목차없음.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에서 철학과 윤리학을 공부하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 읽기』(2018), 『4차 산업혁명과 인간』(2018), 『테야르 드 샤르댕』(2017), 『현대사회와 인문학』(2017), 『돈 아이디』(2016), 『소비 열두 이야기』(2006)를 비롯하여 ‘열두이야기 시리즈’로 『기술』(2005), 『영화』(2004), 『문화』(2003), 『인간』(2002)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숲속의 평등』(2017), 『예술은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가』(2016), 『실천윤리학』(공역, 2013), 『윤리의 진화론적 기원』(2007), 『다원론적 상대주의』(2006), 『현상학적 대화철학』(2002), 『기술철학』(1998) 등이 있다.
-편집자의 말
인류는 탄생한 이래로 끊임없이 자기 정체에 대한 물음을 던져왔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존재론적 답을 얻고자 성찰하였고, 수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적 답을 얻고자 탐구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신학자들은 이러한 인류의 존엄에 대한 도전에 맞서서 방어 논리를 개발하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딪혀 왔다. 그런데 이 철학자와 과학자, 그리고 신학자의 모든 면모를 합쳐 인간이라는 현상을 탐구한 선구자가 있다. 그가 바로 테야르 드 샤르댕이다.
테야르 드 샤르댕은 과학적 이론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세계는 결국 오메가포인트의 종합으로 향하는 것임을 주장하고, 생명의 탄생이 그러했듯이 인간의 탄생이 세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과연 그가 말하는 인간현상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또 그는 왜 인간의 탄생이 세계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생명이란 오직 단 한 번 발생한 것이며, 그 안에서 우주가 인간의 탄생이나 생각의 탄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대답은 결국, 테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을 읽어보지 않고서는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혼란을 마주한 독자들을 위하여 테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을 보다 읽기 쉽게 풀어내었다. 만약 『인간현상』을 읽어보려고 시도해 보다가 너무 어려워 보이는 책의 제목에, 혹은 내용에 질려 포기한 적이 있다면 『테야르 드 샤르댕의 《인간현상》 읽기』가 아주 좋은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인간현상』 읽기도 더 이상 어려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