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이 조아라의 꾸밈없는 시집. 이 시집은 소나기 같은 우울한 마음을 방치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얘기한다. ‘1편, 절망’에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우울한 마음을 충분히 슬퍼하고 마주 본다면 ‘2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가 아니기에’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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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힘찬 자동차 엔진소리가 들리는 답십리 자동차 부품상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외할머니께서는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셨는데 그때 쥐여 주셨던 과자와 사랑으로 오늘날 제가 되었습니다.
2018년, 제3의 문학회 <제1회 대학생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했습니다.
2019년, 인스타그램에 필명 ‘옥영’으로 시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음울한 마음을 솔직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거친 초안입니다. (아이디: ok_yeong_)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이의 꾸밈없는 시집
어쩌면 우울한 마음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가 아닐까 싶다.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머리카락에 감기 걸리는지도 모르고 ‘이 정도는 괜찮아, 금방 그치겠지~\' 생각하며 떨어지는 빗물을 무시한 채 걸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열병을 앓는다.
이 시집은 그 소나기 같은 우울한 마음을 방치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얘기한다. ‘1편, 절망’에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우울한 마음을 충분히 슬퍼하고 마주 본다면 ‘2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가 아니기에’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에 비가 내릴까요
비 오는 거리는 청승맞지 않을까요
감기에 걸리면 어쩌죠
- [본문 11쪽, <어떤 젊은이의 유서> 중에서]
1부, <어떤 젊은이의 유서> 중 일부다. 비가 오는 것을 바라는 것일까, 바라지 않은 것일까? 분명한 것은 화자 역시 갑자기 떨어지는 소나기를 두려워한다. 신변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써 내려가는 유서에는 죽고 싶은지 살고 싶은지 헷갈리는 마음들이 섞여 있다. 절망의 감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걸까? 저마다 그 근거가 다르겠지만 《어느 젊은이의 유서》를 통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절망을 담담히 조우하길 바란다.
나 오늘 당신 문장 속에
잠시 머물러도 될까요
사랑하는 문장들로
당신 끌어안아
잠시 울어도 될까요
- [본문 98쪽, <위로> 중에서]
2부, <위로> 중 일부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거창하고 멋진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이다. 진심으로 나를 보듬어주는 그 손길에서 지금 얼마나 서글픈지 깨닫게 된다. <2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가 아니기에>에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따듯한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곱씹어 읽다 보면 당신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한 마음은 영원한 문제처럼 늘 곁에 머무는 느낌이 드는데, 그럴 때마다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모두에게 이 시를 전하고자 한다. ‘유서\'는 죽기 전에 쓰는 글이 맞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유서를 쓰는 마음으로 담담하게 풀어낸 어느 젊은이의 시집을 통해 위로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