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혹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건. 무엇보다 확실한 건 장애가 없는 사람은 절대 그 느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우리는 종종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거리에서 은색 지팡이를 짚고 걷는 시각장애인을 만나기도 한다. 우리는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되고,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 정말 장애인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기는 힘들다. 장애는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장애인이나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4편의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장애인 전체가 아니라 청소년 장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특히 두 번째 수록된 정명섭 작가의 <비를 부르는 아이>는 조선시대 청소년의 장애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고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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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으로 혹은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앤솔러지!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혹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건. 무엇보다 확실한 건 장애가 없는 사람은 절대 그 느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우리는 종종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을 보기도 하고, 거리에서 은색 지팡이를 짚고 걷는 시각장애인을 만나기도 한다. 우리는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되고,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 정말 장애인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기는 힘들다. 장애는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장애인이나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4편의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장애인 전체가 아니라 청소년 장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특히 두 번째 수록된 정명섭 작가의 <비를 부르는 아이>는 조선시대 청소년의 장애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고 신선하다. 다른 청소년보다는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럼에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찬란한 아이들 네 명의 성장담이 잔잔한 울림을 줄 것이다.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장애, 장애인, 장애인 가족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은 장애를 왜 숨겨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수호는 교통사고로 한쪽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엄마는 수호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전학까지 시킨다. 그러나 새로운 학교에 익숙해지려던 그때 전학 온 지체장애아 정우는 수호가 장애가 있다는 걸 알아챈다. 급기야 학급 단톡방에 수호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수호는 정우를 의심하면서 괴로워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비를 부르는 아이>는 조선시대 맹인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난한 집 영근이는 어렸을 때부터 눈이 안 좋았다가 결국 시력을 모두 잃고 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늙고 병들어 혼자 보살필 수 없으니 같이 죽자고 말한다. 그때 같은 마을의 곽 씨 아저씨가 두 사람을 말리며, 한성에는 맹인을 위한 명통시라는 곳이 있다며 그곳에서 점을 치거나 독경을 읽는 일을 배울 수 있다며 같이 가볼 것을 권한다. 아버지를 따라 명통시로 간 영근이는 우여곡절 끝에 점을 치는 홍계관이라는 맹인의 도움으로 기우제를 지낼 때 독경하는 데 참여하면서 자신의 쓸모를 찾게 된다. <실은 좋아해, 바늘을>은 가정에 장애인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변화와 심리를 담은 작품이다. 소나는 바늘이라면 질색하는 중3 아이다. 수행평가로 바느질하는 것도 끔찍하게 싫다. 어느 날 소나의 아빠는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되고, 집안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일주일에 세 번씩 엄마와 소나는 돌아가며 투석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아빠를 돕는다. 소나보다 더 바늘을 싫어하는 아빠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우울해한다. 소나는 준우의 도움으로 아빠의 팔에 튀어나온 혈관을 감출 수 있는 팔토시를 바느질로 만들기로 한다. 완성된 팔토시를 아빠에게 선물하며, 소나의 가족은 힘들지만 함께 이겨내 보기로 마음먹는다. 마지막 작품인 <매일 아침 번호판을 읽는 소녀>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장애를 가진 이들의 고충을 다룬 작품이다. 서안이는 어렸을 때부터 원인불명의 안질환을 가지고 있다. 에어컨 바람에 눈이 따끔거려 학교에서도 유난스러운 아이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다가 비문증과 광시증까지 겹치면서 늘 실명의 불안에 시달리지만 티가 나지 않으니 꾀병으로 바라보는 친구들도 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퇴한 서안이는 집안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선생님과 엄마의 도움으로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