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양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을 지낸 김형국 예술경영인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담았다. 무대 위에 서는 성악가의 길에서 물러나 예술가들을 돕고 그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 가는 문화예술 경영인으로 일하며 보고 느낀 것을 예술행위·여행·영화·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풀어나간다.
목차없음.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대학원, 이탈리아 Liceo Musicale ‘G·B·Viotti’를 졸업했다. 오페라 〈아이다〉, 〈팔리앗치〉, 〈춘희〉, 〈가면무도회〉, 〈박쥐〉, 〈나비부인〉, 〈목화〉, 〈안중근〉 등 20여 편에서 30여 회 주역으로 출연했다. 이 밖에도 TV·FM 라디오 등에서 방송음악회, 초청음악회 등 5백여 회의 음악회에 출연했으며,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100여 회 협연을 가졌다. 대구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 겸 대외협력특임소장, 아양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관장을 지냈다.
“예술이란 사실은 마법의 주문이다. 우리 내장에는 어두운 살상의 힘이, 죽이고 파괴하고 증오하고 능멸하려는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이 도사리고 있다. 그때 예술이 부드럽게 피리를 불며 나타나 우리를 이끌고 간다.” - 카잔차키스
한국은 예술에 있어 제작국가인가, 소비국가인가? 단순히 양분해서 본다면 소비국가라 할 수 있다. 이런 예술 소비국가의 특징은 관객의 눈높이가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최고가 아니면 선택받지 못한다. 이런 살벌한 시장에서도 우리 예술가의 창작열은 식은 적이 없다. 과연 이들의 뛰어난 예술성을 현 시스템이 다 담아내고 있을까? 그들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을까?
저자 김형국은 성악과와 대학원, 이탈리아 Liceo Musicale ‘G·B·Viotti’를 졸업하고 20여 편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5백여 회의 음악회에 출연했으며,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도 100여 회 협연한 예술가다. 그런 그가 예술경영의 세계로 접어들면서 무대를 떠나게 되었다. 아양아트센터, 수성아트피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관장을 지내며 무대 뒤에서의 일에 집중했다.
번스타인은 한 그림과 시를 보고 2번 교향곡 〈불안의 시대(1949)〉를 작곡했다.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호퍼의 그림 〈밤의 사람들(1942)〉과 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쓴 영국의 대표적 시인 오든의 장편 시 「불안의 시대(1947)」이다. 피아니스트 가브릴로프와 블레하츠는 인문학, 철학 공부를 위해 한동안 무대를 떠났다.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예술의 세계에서 예술경영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저자는 끊임없이 듣고, 읽고, 만나고, 걸었으며 그 배움을 글로 남겼다.
책에서는 예술행위·여행·영화·건축·책 등 여러 가지 소재를 다루었지만 글의 방향은 일관성이 있다. 문화예술이라는 큰 줄기를 벗어나지 않음과 동시에 책 전반에서 긍정적인 톤을 유지한다. 글에서 드러나는 대가들의 넉넉한 품격은 쓴소리보다 애정과 관심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말을 믿게 만든다. 배경 지식과 뒷이야기를 풀어내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독자들이 공연을 좀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역의 예술경영인으로 지내며 생긴 고민도 담았다. 예술경영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지역 예술가의 성장 발판이 되기 위해서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가? 저자는 자신부터 그들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면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사명감으로 예술경영에 임했다. 책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이러한 태도는 미래를 위해 지역의 예술, 더 나아가 한국의 예술 자산을 성장시키는 법을 함께 고민해 보게 한다.
예술적 힘의 근원은 예술에 대한 깊은 사랑과 예술가에 대한 한없는 존경, 그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 예술가들을 돕고 그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선 예술경영인만이 아니라 예술을 소비하는 이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이유다. 『춤추는 조르바』는 예술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사람들을 공연장으로 이끈다. 자유롭게 춤추는 조르바처럼 내부의 신성한 야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