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 수필가의 두 번째 작품집으로, 4부 65편, 서정, 서사, 사회참여, 기행수필로 분류한 수필집이다. 토속적인 내용이 많지만 짧은 글의 매력에 빠져 든 결과 짧은 단수필도 몇 편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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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2014), 《아동문학사조》(2022)로 등단하였다. 수필집 『억새는 홀로 울지 않는다』, 『뒷모습에 반하다』, 『장미의 기억』이 있으며, 2022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디딤돌 창작지원금 수혜를 받았다.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한국수필가협회, 사조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에세이 아카데미, 영남수필문학회 회원이며, 시니어매일 기자이다.
쏟아내듯이 쓰지만 행복한 글
수필의 근간은 인문학전 성찰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일상의 안일함 또한 비켜갈 수 없다. 때문에 낯설기의 도입 또한 필요하다. 박미정 작가는 생활밀착형 작가다.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나름의 고민으로 넓게 봄과 깊게 파고듦이 영원한 숙제라고 말하는 작가는 북극성 이야기로 작가 자신에게도 독자에게도 위로의 말 한마디 던져 놓고 시작한다. “북극성을 향해 걷는 사람은 북극성 가까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서 쏟아내듯이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머리를 쥐어짜내 쓰는 사람도 있다. 쥐어짠다고 잘 쓰는 것도 아니니 복 받은 작가다.
단수필의 매력
토속적인 내용이 많지만 짧은 글의 매력에 빠져 든 결과 짧은 단수필도 몇 편 들어있다. 작가는 단수필을 어머니와의 일화를 비유해 이렇게 말한다. “어릴 적, 어머니는 바느질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 가끔씩은 어린 내 옷도 만드셨는데, 작은 옷이 바느질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말씀하셨다.”
“비가 내린다. 거리로 나서니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다. 친구와 약속한 찻집으로 들어간다. 우산꽂이에 빈 공간이 없어 망설이다가 우산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와 밀린 수다를 떠는 사이 탁자 밑에 비스듬히 기대 우산의 물기가 마른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린다. 우산꽂이에서 내 것과 닮은 우산을 의심 없이 꺼내든다. 집으로 돌아와 우산을 자세히 보니 아뿔싸! 손잡이가 다르다. 여름비는 여전히 억수같이 퍼붓는다. 우산을 잃은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문밖을 내다보니 잘못 들고 온 우산이 우두커니 서 있다. 장마다.” -p65 「장마」 전문
등단 이후 쏟아내듯 작품을 써왔다는 박미정 수필가는 4부 65편, 서정, 서사, 사회참여, 기행수필로 분류한 수필집을 냈다. 박미정 수필가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