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재의 고향은 ‘밤섬’이다. 밤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지만 시에서 밤섬을 폭파하고 채취한 돌로 공사를 해야 한대서 쫓겨나듯 이사를 나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시에서 새집을 지어 준다고 해서 고향인 밤섬을 떠나왔는데, 갑자기 알아서 집을 지어 살라고 모른 체한다. 어른들이 항의하니, 나랏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간첩 취급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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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건 좋아하지만, 작가는 직업이 될 수 없다며 꿈을 걷어찼던 어린이였습니다. 돌고 돌아 이제 글을 씁니다. 어린이들에게 작은 불빛 하나 켜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여우 엄마>로 등단, 한국안데르센상, 119문화상, 공유저작물 창작 공모전 등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는 《1968 밤섬 수비대》, 《찌찌 안녕》이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간직한 밤섬, 우리가 몰랐던 50년 전의 역사를 들어 보아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마포구 당인동에 걸쳐 있는 ‘밤섬’을 아시나요? 한강물에 쓸려온 돌과 흙이 오랜 세월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밤섬은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고, 1999년 8월 10일에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지금은 ‘생물다양성’을 간직한 밤섬이지만, 예전에는 사람이 살기도 했답니다. 조선 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후에도 계속 사람이 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1968년 2월 10일, 여의도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돌을 채취하기 위해 밤섬 중심부를 폭파하여, 윗밤섬과 아랫밤섬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폭파되던 때보다 흙이 더 많이 쌓여 밤섬은 훨씬 커졌지만, 50여 년 전 그때 오랫동안 밤섬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오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대의를 위해 삶의 터전을 양보했지만, 오히려 방해자 취급을 받던 밤섬 원주민의 마음을 동화를 통해 헤아려 봅시다. 늘 있던 곳에 있지 못하는 것, 해 왔던 일들을 못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창재의 고향은 ‘밤섬’입니다. 밤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요. 하지만 시에서 밤섬을 폭파하고 채취한 돌로 공사를 해야 한대서 쫓겨나듯 이사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시에서 새집을 지어 준다고 해서 고향인 밤섬을 떠나왔는데, 갑자기 알아서 집을 지어 살라고 모른 체합니다. 어른들이 항의하니, 나랏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간첩 취급을 하지 않나…….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창재의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밀고 올라옵니다. 그래, 밤섬을 폭파하지 말고 돌려 달라고 해 보자. 우리가 밤섬 수비대가 되어 밤섬을 되찾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