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전남 해남에서 자행된 강제노동을 소재로 한 장편역사동화다. 당시 해남에서는 옥매산을 중심으로 참혹한 일들이 벌어졌음에도 아직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동화는 당시의 가슴 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옥매산 강제노동과 1945년 제주도에서 벌어진 강제노동, 그리고 귀향선 수장 사건이 같은 맥락에서 이루졌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당시 일제의 만행이 어떠했는지, 그 고통 속에서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들려주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펼쳐 보인다.
1. 옥으로 이름난 옥매산
2. 명반석 채굴
3. 옥선창 저장고
4. 새벽에 떠나는 배
5. 제주도 강제동원
6. 고향으로 가는 배
7. 따뜻하게 맞아 주다
8. 그리운 옥동리
9. 만섭과 옥공예
10. 세상에 알려야 한다
11. 쇠말뚝을 뽑다
12. 쌓여 가는 돌탑
13. 합동추모제를 지내다
옥매산 역사 탐방_돌탑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지은이_박상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영남문학상 동화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습니다. 『수필과 비평』 신인상에 수필이 당선되었으며, 목포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아빠와 함께 떠나는 나주 여행』 『이모티콘 할머니』 『바스락 바스락 후드통』 『무궁화 할아버지』 등의 동화와 산문집 『전화 한 통화의 행복』, 그림책 『체할라, 천천히 먹어』 『기웃기웃 보름달』 『갯벌 댄스 경연대회』 『땡감 먹은 고양이』 『근질근질 도깨비』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_강화경
감성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어린이들과 만나고 싶어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곰팡이 빵』 『우리 땅 독도를 지킨 안용복』 『선생님 얼굴 그리기』 『고양이네 미술관』 『나 집에 가야 해』 『무엇이든 문구점』 『우리동네 만화방』 『열세 살 봉애』 『조국에 핀 도라지 꽃』 『경무대로 간 해수』 등이 있습니다. 광저우 한중일 현대미술전과 대한민국 한국화 페스티벌 등에 참여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진실들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을 일깨우는 장편역사동화!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 어린이들에게 문학의 향기를 일깨워주는 창작동화시리즈 <청개구리문고>의 50번째 작품인 『돌탑이 된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영남문학상 동화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수필과 비평』신인상에 수필이 당선되어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상희 작가가 새로 펴내는 신작 장편역사동화다.
『돌탑이 된 사람들』은 일제강점기에 전남 해남에서 자행된 강제노동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 역사동화다. 당시 해남에서는 옥매산을 중심으로 참혹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아직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그 가슴 아픈 역사를 담아내고 있어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해남의 옥매산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 노동에 끌려가 죽도록 고생만 하다가 희생된 슬픈 비극의 현장이다. 작가는 이들의 희생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채 그냥 사장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옥매산 강제노동과 1945년 제주도에서 벌어진 강제노동, 그리고 귀향선 수장 사건이 같은 맥락에서 이루졌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작가는 이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당시 일제의 만행이 어떠했는지, 그 고통 속에서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들려주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있다.
먼저 이야기는 옥매산에서 일제가 인근의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한 사건을 중심 서사로 펼쳐나간다. 일명 옥매광산을 만든 일제는 주민을 동원해 명반석을 캐내게 하였다. 명반석은 비행기의 몸체를 만드는 알루미늄 생산에서 필수적인 소재다. 미국의 진주만 공격을 준비하던 일제는 전투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명반석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옥돌로도 불리는 명반석은 옥매산에 다량으로 매장되어 있었다. 옥매산의 명반석으로 만든 옥은 조선시대 때 임금님에게만 진상할 정도로 품질이 좋아 아무나 캐갈 수 없었다. 국가에서 관리했기 때문이다. 이를 알게 된 일제는 옥매산에 광산을 세우고 주민을 동원해 채굴한 명반석을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고통과 희생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주인공 만섭은 열세 살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형 만호와 함께 동원되어 강제 노역을 해야만 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옥매산은 명반석을 실어 나르기에도 적합한 곳이었다. 일제가 주민을 동원해 옥선창(옥매산 선창)에 지은 거대한 콘크리트 창고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를 배경으로 작가는 당시 주민들이 겪은 고통을 생생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1945년이 되자, 이들 옥매광산 광부들에게 새로운 고난이 찾아온다. 바로 광부들 중에서 수많은 사람이 차출되어 제주도로 끌려간 것이다. 당시 일제는 제주도에 군사기지를 만들어 최후의 보루로 삼고자 하였다. 미군의 공습에도 끄떡없도록 지하에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제주도에 돌이 많아서 쉽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땅을 잘 파는 기술자들을 모집했는데 옥매산의 광부들도 굴을 잘 판다는 이유로 강제 동원되기에 이른 것이다.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제주도 산방산 일대에서 동굴 파는 일에 투입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해안가에서 굴을 파는 일을 했는데, 이 동굴들이 지금도 남아 있을 정도다.
광부들은 제주도에서 배고픔과 고된 노동과 학대에 지쳐갔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대로 그냥 죽고만 싶은 지경이었다. 그렇게 삶의 희망을 잃어가던 사람들에게 새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해방이다. 이제 살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하루바삐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에 희망에 부푼다. 그러나 이도 부질없는 일이 되고 만다. 일본 회사가 제공한 작은 배에 22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타고 오다가 추자도 인근에서 배가 침몰한 것이다. 마침 지나가는 일본 군함이 있었지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구해 주지 않고 지나가 버린다.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수장되고 만다.
주인공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바닷물 속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인근 추자도 해안가로 밀려가 간신히 깨어나게 된다. 아버지와 형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희생된 사실에 망연자실하지만, 추자도 어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의 증언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동화가 중반 이후부터는 살아남은 주인공이 아픈 역사를 어떻게 보듬고 이겨내는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곧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이제 할아버지가 된 주인공 만섭을 통해 작가는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성숙된 인간의 위엄을 보여준다.
일제에 빌붙어 주민들을 괴롭혔던 일제 앞잡이 만수 아버지의 참회와 끝내 그를 용서하는 모습을 통해서 역사에 대한 진정한 의미, 그리고 상처를 씻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작가의 그러한 의도에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옥매산에 돌탑을 쌓는다. 1945년 8월 추자도 인근 바다에 수몰된 사람들의 가여운 영혼을 기억하기 위해 하나둘 쌓아 올린 옥매산 돌탑! 일제의 온갖 수탈과 강제노동과 인권 유린에 고통받던 사람들이 옥매산 돌탑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처럼 이 장편동화는 해남에서 자행된 옥매광산 광부들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더불어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가야 하는지를 겸허하게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