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깔끔하고 아늑한 우리 집보다,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 찬 할머니 집이 더 좋다. 할머니 집에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음식들이, 직접 기르고 싶은 고양이들이, 심지어는 미술 시간에 쓸 재료들까지 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머니가 이사를 가야 한다. 할머니 집의 그 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다 정리해야 할까? 정리하게 되면,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 아이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짐 정리를 하며 아이와 할머니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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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왁자지껄한 장면과 손으로 그린 그림을 좋아합니다. 밤마다 도로롱 잠든 고양이 곁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신이유아문학상 우수작 및 심사위원 추천상을 수상했으며,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엄청 바쁜 섣달그믐』(好忙的除夕)이 있습니다.
아이는 깔끔하고 아늑한 우리 집보다,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 찬 할머니 집이 더 좋습니다. 할머니 집에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음식들이, 직접 기르고 싶은 고양이들이, 심지어는 미술 시간에 쓸 재료들까지 다 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가 이사를 가야 한다니, 이거 어떡하죠? 할머니 집의 그 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다 정리해야 할까요? 정리하게 되면,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아이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요? 짐 정리를 하며 아이와 할머니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할머니는 왜 물건을 못 버리실까?
그 자체로 배움의 장이 되는, 추억으로 가득한 할머니 집
1988년 제정된 대만의 대표 아동문학상, 신이유아문학상信誼幼兒文學賞)
제34회 그림책 창작 부문 우수상 수상작!
‘버리기’와 ‘안 버리기’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공부가 필요합니다. 물건을 모아 두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문제이기도 해요. 이 책이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통해 어른들이 물건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해 보고, 윗 세대의 소중한 과거 경험을 들으며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아이에게 흥미진진한 놀이터가 되는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한 할머니의 집
“잘 놔두면 나중에 다 쓸 데가 있단다.”
여러분도 할머니에게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건 이래서 쓸모가 있고, 저건 저래서 버리면 안 되고……. 켜켜이 쌓여 있는 물건들은 그 안에서 숨바꼭질을 해도 될 정도로 복잡합니다. 쟁여두는 이유는 또 어찌나 창의적인지, ‘정말 그런가?’ 하고 설득되곤 하죠. 또는 ‘그래도 이건 너무 복잡해!’ 하고 조금은 언짢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이 책의 주인공은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한 할머니 집을 사랑합니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자신의 집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할머니 집이 더 좋다고 하죠. 아이의 눈에 할머니 집은 너저분하고 복잡한 집이 아닌, 신기한 놀이동산과도 같은가 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물건이든 다 있는, 탐험의 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할머니가 이사를 가야 한다는 거예요! 이 많은 짐을 어떻게 다 꺼내고 정리하죠? 소중한 물건들을 많이 버려야 할 텐데, 할머니가 아쉬워하진 않으실까요?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 어른에게는 추억의 부활
세대를 연결하는 할머니의 물건들
막막했던 처음과 달리, 물건을 정리하면서도 아이는 끝없는 상상력을 펼쳐 내며 정리를 하나의 놀이로 만듭니다. 아빠의 옛날 시험지를 찾고, 생전 처음으로 카세트테이프와 엘피판을 보기도 해요. 가족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꺼내 보고, 그 와중에도 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입니다. 물건을 다 정리한 후에는 벼룩시장을 열어, 많은 물건이 꼭 필요한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쌓아 두었던 물건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지만, 그 수많은 물건을 할머니는 하나하나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도 모든 물건을 하나하나 기억할 정도로 소중히 여겼던 할머니의 마음을 되새겨 볼까요? 그런 할머니 집은 물론 복잡하고 정신없었겠죠. 그러나 그 물건 하나하나가 할머니를, 아빠를, 또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며, 아이는 영원히 그 복잡했던 집을 기억할 것입니다.
너무 많이 생산되고, 너무 많이 버려지는 요즘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할머니의 가르침
옷이 해어지면 깁고, 뭔가 망가지면 고쳐 쓰며 물건을 소중히 여겼던 윗세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쓸 수 없으면 고민 없이 버리는 일에 익숙합니다. 시간을 들여 망가진 물건을 고쳐 쓰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새벽배송으로 새 물건을 사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니까요..
그러나 그 이면은 어떤가요?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는 거대한 ‘옷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옷이 마치 산처럼 쌓여 무덤을 만들어 낸 것이죠. 여기에는 한글이 적힌 티셔츠와 바지들도 아주 많습니다. 우리가 헌옷수거함에 넣은 옷들이 대부분은 유용하게 처리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것이죠. 놀랍지 않나요? ‘좋은 곳에 쓰이겠지’ 하며 넣었던 옷들이 구제불능의 쓰레기가 되어 무덤이 된다는 사실이요.
불필요한 물건이 너무 많이 생산되고 너무 많이 버려지는 세상에서, ‘오래된 것은 버리기 아깝고 새것은 쓰기 아까운’ 할머니의 태도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건을 그때그때 정리하는 태도는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물건을 너무 많이 사고 있지는 않은지, 쓸 수 있는 물건도 쉽게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