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섬세하고 체계적이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상처를 딛고 나아가며, 끝없이 다투며 공존하는 살아 있다는 것의 특징과 감각을 직관적인 언어로 새롭게 정의하는 책이다. 30여 년째 자연과 생명을 가까이에서 관찰한 김성호 선생님은 다채로운 생물들이 치열하고 간절하게 살아가듯 나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힘주어 말한다. 2024년 화이트레이븐스 리스트(『물결을 닮았나 봐요』)에 선정된 유해린 작가의 투명하고 따스한 수채화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의 특징으로 먼저 둥지에서 떨어진 큰오색딱따구리 새끼를 안았을 때 느낀 따듯함과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을 든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성장할 뿐 아니라 햇빛과 물, 외부 자극에 반응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베이면 독특한 냄새를 뿜어 주변에 경고하고, 균류와 특정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등 식물의 생존 전략과 냄새와 소리, 화학물질, 색깔과 생김새, 맛, 배설물 등 자기를 표현하는 다채로운 방법들도 흥미롭다.
저자는 세포부터 모든 기관과 조직이 이루는 시스템이 지극히 섬세하고 체계적이고, 동물과 식물에 공통된 20종의 아미노산 벽돌을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단백질이 달라진다면서 대사, 항상성, 번식 등 주요 개념을 직관적이고 명확한 서술형 표현과 풍부한 비유로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해 준다.
목차없음.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생물학과와 의과대학 교수로 27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퇴직한 이후로는 우리 땅에 깃들인 생명을 직접 만나 알아 가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섬진강 자연 자원 조사」, 「지리산 생태·경관 보전 지역 관리 기본 계획」을 비롯한 수많은 생태계 관련 과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지금은 딱따구리보전회 공동대표로서 우리 땅의 생명 지킴에 온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동고비의 시간』 『어여쁜 각시붕어야』 『관찰한다는 것』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어린이 산책 수업(전 2권)』 등이 있습니다.
생명과학자 김성호 선생님이 과학, 예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기적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더없이 섬세하고 체계적이며,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상처를 딛고 나아가며, 끝없이 다투며 공존하는 살아 있다는 것의 특징과 감각을 직관적인 언어로 새롭게 정의하는 책이다. 30여 년째 자연과 생명을 가까이에서 관찰한 김성호 선생님은 다채로운 생물들이 치열하고 간절하게 살아가듯 나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힘주어 말한다. 2024년 화이트레이븐스 리스트(『물결을 닮았나 봐요』)에 선정된 유해린 작가의 투명하고 따스한 수채화가 생명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의 특징으로 먼저 둥지에서 떨어진 큰오색딱따구리 새끼를 안았을 때 느낀 따듯함과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을 든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성장할 뿐 아니라 햇빛과 물, 외부 자극에 반응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베이면 독특한 냄새를 뿜어 주변에 경고하고, 균류와 특정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등 식물의 생존 전략과 냄새와 소리, 화학물질, 색깔과 생김새, 맛, 배설물 등 자기를 표현하는 다채로운 방법들도 흥미롭다. 저자는 세포부터 모든 기관과 조직이 이루는 시스템이 지극히 섬세하고 체계적이고, 동물과 식물에 공통된 20종의 아미노산 벽돌을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단백질이 달라진다면서 대사, 항상성, 번식 등 주요 개념을 직관적이고 명확한 서술형 표현과 풍부한 비유로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해 준다.
생명과 관찰의 힘을 다룬 책을 여러 권 쓰고 학교 교실, 도서관에서 수많은 십대들을 만나 온 김성호 선생님은 “나는 살아 있다!”라는 감각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썼다.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순서와 체계대로 세포 분열이 일어나 만들어진 100조 개의 세포가 서로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바로 나이다.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는 나, 그리고 내 옆에 수없이 많은 생명들도 그렇게 존재하는 이 기적을 실감하며 나로 살아가자고, 또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려면 살아 있는 것들과 눈 맞추자고, 그것이 살아 있음의 의미라고 말한다.
삶의 전환기, 치열한 경쟁과 자극적 매체에 익숙해진 십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다. 십대를 위한 인문학 너머학교 열린교실 23번째 책이다.
가만히 있지 않고 시간을 알고 저마다 자신을 드러낸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 같아도 막상 답하려면 쉽지 않다. 모든 학문의 주제이자 실존적 고민이기도 하다. 『살아 있다는 것』 저자 김성호 선생님은 살아 있음의 열두 가지 정의를 생명과학자로서 연구했던 과학적 원리와 오랫동안 자연에서 가장 가깝게 생물들을 관찰한 다양한 경험을 담아 직관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집 가까운 숲을 산책하고, 한여름 숲에서 딱따구리와 새들을, 영하 25도가 넘는 철원 들판에 텐트를 치고 밤새 두루미의 잠을 관찰해 왔다. 생명에 대한 이 놀라운 애정은 어릴 적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시골 외가에 머무르며 콩과 참깨, 옥수수와 조, 쌀과 보리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고, 콩잎을 섬서구메뚜기를, 그 메뚜기를 참개구리가, 참개구리를 먹은 가물치를 왜가리가 먹는 모습을 보며 먹고 먹히는 것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 초등학생과 자연 관찰을 하며 별명이 3초였던 학생이 1시간 동안 지칭개를 그릴 만큼 변화했다는 이야기는 자연을 깊게 오래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저자가 가장 먼저 드는 살아 있다는 것의 특징은 따듯함이다. 아무리 추운 환경에서도 변온 동물도 죽지 않는 이상 따듯하다. 반대로 죽음은 싸늘하게 식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또한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고, 움직이기 위해 먹고 소화를 하고 몸을 일정하게 덥힌다. 그런데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만드는 식물과 달리 동물에게 먹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 추워지면 겨울잠을 자거나 먹을 것을 찾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데, 대부분의 철새들이 놀랍게도 매해 거의 일정한 날짜에 오간다. 즉 시간을 알고 그에 따라 사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먹히지 않기 위해, 짝을 잘 짓기 위해, 또는 그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색과 냄새, 페로몬과 갖가지 소리로 표현하고 주변과 소통하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는 이야기가 생생하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더없이 섬세하며 체계적이며 역동적이다
저자는 살아 있다는 것은 더없이 섬세하며 체계적이라고 한다. 벽돌이 붙어 있는 듯 단순해 보이는 식물 세포나 아주 작은 단세포 생물들도 놀라운 질서와 체계가 있다. 살아 있는 것 중 가장 정교한 우리 몸의 작용을 잠시 살펴보자. 100조 개의 세포가 만들어지기까지 단 한 번도 건너뜀이 없는 것은 물론 각 세포가 연결되어 기관이, 기관이 모여 기관계가 되는 체계도 놀라우며 빈틈없이 소통하면서 기능한다. 고치지 않고 100년 가까이 쓰니 내구성 또한 엄청나게 강하다.
‘항상성’도 곱씹어 보면 놀라운 작용이다. 포도당 농도, 체액 내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 체온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화학적 평형과도 비슷하다. 먹는 것이 일정하지 않지만 남으면 저축하고 부족하면 꺼내 쓰는 완충 시스템이 작동해서 만들어지는, 그야말로 역동적인 멈춤 상태이다. 물을 36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조차 꽤 까다롭다는 것을 환기하면 얼마나 놀라운지 새삼 느껴진다.
저자는 겉으로 고요한 것처럼 보여도 동종의 생물 간에도, 동물과 식물 사이에도 끝없이 다툼과 경쟁이 존재함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더 나은 위치, 더 많은 햇빛, 더 많은 먹이를 위해 다투고 그 다툼으로 상처가 생긴다. 아픔도 생긴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 살아 있는 것을 멈추는 법은 없다. 다툼 속에서도 공존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나아지기도 한다. 벼과 식물인 가라지조는 동물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사상균에 감염된 채로 진화했으며, 콩과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와의 공생을 통해 질소를 얻는다.
이처럼 모든 생명체는 살아 있는 당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한다. 나아가 몸이 너덜너덜해도 강을 거슬러오르는 연어, 영하 25도 들판에서 한 마리는 무리를 위해 깨어 있는 흑두루미가 매 순간 간절하고 치열하게 살아 있는 모습을 눈앞인 듯 생생하게 들려주며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생생하고 선명하여 마음에 깊이 남는다.
내가 나인 것은 세상에 단 한 번뿐인 기적이다
『살아 있다는 것』 저자는 살아 있다는 것을 한마디로 말하면 살아 있다는 자체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한다. 내가 태어나려면 정자와 난자가 3억 분의 1의 확률을 뚫고 만나야 한다. 그 많은 사람들 중 내 부모가 만나야 하고, 그 많은 날 중 꼭 그 날이어야 한다. 4만 년 전 현생 인류가 처음 출현한 순간부터 약 1,333세대가 지날 때까지 단 한 번이라도 어긋나면 오늘날 ‘나’는 태어날 수 없다. 봄맞이꽃도 그렇다. 꽃가루를 옮기는 바람이 때에 맞춰 등장해야 하며, 싹 틔울 자리가 있어야 하며 햇빛과 수분이 적당히 있어야 한다. 살아 있는 말조개에 낳은 각시붕어의 알이 깨어나 치어가 되고 성체가 될 확률도 상상해 보자.
게다가 내가 유일한 나이듯 좁은 골짜기에 다닥다닥 붙은 수만 마리 갈매기 중 자기 가족을 알아보듯, 검은고깔나무버섯도, 굴참나무도 모든 개체가 제각기 다 다르다. 나아가 이 모든 생명체는 물질적이고 실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길가의 가로수가 뿜어낸 산소를 내가 들이마시고, 내게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아스팔트에 핀 민들레가 흡수해 광합성을 하고, 다시 나온 산소를 길고양이가 들이마신다.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분해되어 땅속에 영양분이 되듯 동물도 사람도 때가 되면 죽어 자연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적과도 같은 나 자신으로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가장 확실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김성호 선생님이 십대와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생명의 이야기를 눈으로 가슴으로 보자고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