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라는 이름과 그 속의 모든 과학적 내용”에 대한 L. S. 비고츠키의 탐구가 담겨 있는 책이다. 위대한 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비고츠키는 새로운 심리학을 위한 계획을 세우며,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의식을 자연과학 현상으로 연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준다. 독자들은 비고츠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지식론적인 문제, “마음은 물질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그저 증상만 치료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있는 심리학이 없다. 우리의 심리학은 어린이들에게 우울증의 뿌리가 사회적 불평등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힘조차 없다. 우리의 심리학은 교사들에게 과학이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부모들이 가진 생활지도권의 경험적 지식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이 책의 역사적·현재적 의미를 찾는 역자들은, 고등심리기능 발달의 문화역사적 이론을 창조하려 한 비고츠키와 그 제자들의 길을 찬찬히 따라가며 검열과 오류로 훼손된 기존의 번역본을 복구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15번째 비고츠키 선집인 이 책에서도, 역자들은 상세한 설명이 담긴 글상자, 텍스트에 어울리는 제목과 그림들을 제시한다. 특히 독일의 정신과 의사 루트비히 빈스방거에게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표현주의 화가 루트비히 에른스트 키르히너의 그림을 비롯해, 다양한 그림들을 적절하게 제시함으로써 내용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옮긴이 서문∥ ‘역사적 의미’의 역사적 의미 ‘심리학 위기의 의의’의 논리적 의의
제1장 특수 심리학은 일반 심리학이 될 수 있는가?
제2장 상이한 사실과 상이한 설명
제3장 설명적 확장
제4장 네 가지 설명 사례의 운명
제5장 일반 과학과 특수 과학
제6장 비판인가 탐구인가?
제7장 초학문적 침탈, 학문 간 조절, 학문 내 동화(비고츠키의 첫 번째 여담: 감염)
제8장 방법론, 방법, 기법(비고츠키의 두 번째 여담: 염증)
제9장 위기의 어휘(비고츠키의 세 번째 여담: 회복)
제10장 진단에서의 위기
제11장 두 개의 심리학
제13장 원인과 치료
제14장 유물론적 심리학에서 존재론과 지식론
제16장 우리에게 없는 이름
(제12장과 제15장은 원본에서 누락되어 있다.)
레프 세묘노비치 비고츠키 (Лев Семенович Выготский) (지은이)
1896년 벨라루스에 속한 고멜의 유태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대학에서 법학과 문학을 전공하는 한편 샤니야브스키 공립대학에서 철학과 역사를 전공하였다. 모스크바 대학 졸업 후 고멜에서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문학, 심리학, 연극에 대해 활발한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하였다. 러시아 혁명 이후 객관적 심리학을 표방한 러시아 심리학계의 새바람과 더불어, 비고츠키는 1924년 전全 러시아 제2차 신경심리학회에서의 발표를 계기로 같은 해에 모스크바 대학 심리학 연구소에서 재직하게 되었으며, 이후 손상학 연구소를 설립하여 연구 활동을 계속해 갔다. 모스크바에서 머무르는 동안 연구와 강의 활동에 매진함은 물론, 레닌의 아내 크룹스카야와 협력하여 현장 교육 개선과 향상을 위해 헌신하면서 모스크바와 칼코프에서 의학 수련 과정을 밟았다.
비고츠키는 부분적 데이터를 근거로 심리학의 분파가 우후죽순 식으로 갈라져 나가며 독립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심리학의 위기’로 칭하였고 특히 당대의 가장 큰 심리학의 줄기였던 연합주의와 게슈탈트주의 심리학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통일된 하나의 심리학을 꿈꾸었다. 그 결과 인간 발달에서 기호와 상징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문화적, 사회적인 사회 발생과 개인의 개체 발생, 미소 발생 사이의 역동적 상호관계를 변증법적으로 풀어낸 문화-역사이론Cultural-Historical을 창시하였다. 스탈린 집권 이후 교조적 유물론의 영향으로 학문적 입지가 좁아졌으며, 1934년 폐렴으로 사망한 뒤 2년 후부터 20년 동안 그의 이론과 저작은 ‘부르주아 심리학’이라는 누명하에 러시아에서 폐기되고 금서 조치되었다.
38년간의 짧은 일생 동안 비고츠키는 180여 편의 저술을 남겼으며, 1950년대에 그중 일부가 브루너 등의 서방 학자들에 의해 소개되면서 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오역과 의도적 왜곡, 불성실한 학문적 풍토 등으로 인해 여전히 비고츠키 사상의 많은 부분은 탐사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겨져 있으며, 조금씩 베일이 벗겨질 때마다 80년이 넘은 그의 논의는 오늘날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킨다.
비고츠키 연구회 (옮긴이)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고 진정한 교육적 혁신을 위해 비고츠키를 연구하는 모임, 비고츠키 원전을 번역하고 현장 연구를 통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오고 있다.
비고츠키, 새로운 심리학을 세우다!
『심리학 위기의 역사적 의미』에는 “심리학이라는 이름과 그 속의 모든 과학적 내용”에 대한 L. S. 비고츠키의 탐구가 담겨 있다.
위대한 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비고츠키는 새로운 심리학을 위한 계획을 세우며,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의식을 자연과학 현상으로 연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준다. 독자들은 비고츠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지식론적인 문제, “마음은 물질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그저 증상만 치료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있는 심리학이 없다. 우리의 심리학은 어린이들에게 우울증의 뿌리가 사회적 불평등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힘조차 없다. 우리의 심리학은 교사들에게 과학이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부모들이 가진 생활지도권의 경험적 지식을 능가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이 책의 역사적․현재적 의미를 찾는 역자들은, 고등심리기능 발달의 문화역사적 이론을 창조하려 한 비고츠키와 그 제자들의 길을 찬찬히 따라가며 검열과 오류로 훼손된 기존의 번역본을 복구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15번째 비고츠키 선집인 이 책에서도, 역자들은 상세한 설명이 담긴 글상자, 텍스트에 어울리는 제목과 그림들을 제시한다. 특히 독일의 정신과 의사 루트비히 빈스방거에게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표현주의 화가 루트비히 에른스트 키르히너의 그림을 비롯해, 다양한 그림들을 적절하게 제시함으로써 내용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심리학, 치명적인 질병과 사투를 벌이는 환자
비고츠키는 스피노자의 말을 인용하여 심리학을 치명적인 질병과 사투를 벌이는 환자로 묘사한다. 그는 “위기는 진단을 위한 증상이자 예후의 근원이며 나아가 치료를 위한 자원”이라고 받아들인다. 비고츠키는 비판이 단순히 안락의자와 병원 침대에서 행해지는 논리적 작업이 아니라 과학사에서 살과 피를 가진 사람들이 행하는 살아 있는 투쟁이라고 믿었다.
결정적으로, 비고츠키가 확증하려 했던 이론은 일반 심리학이 일원론적이되 유물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물론적 신경과학은 새로운 것으로, 비고츠키와 그의 동료들이 당면했던 물질과 정신의 차이는 이제, 기후와 날씨나 논리와 역사처럼, 척도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게 된다.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찾아서
명명하는 것도 과학의 역사적 발달의 일부이다. 비고츠키가 자신의 노트에 ‘우리에게 없는 이름’이라고 칭했던 것은 무엇인가?
“비고츠키는 일반 심리학에 완전히 새로운 이름, 예컨대 ‘반사학’이나 ‘사회문화이론’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그는 또한 단순히 옛 이름에 형용사, 즉 ‘마르크스주의 심리학’ 또는 ‘문화역사적 심리학’과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도 반대한다고 말한다. 비고츠키는 전체 분야를 포괄하는 ‘심리학’이라는 유서 깊은 이름을 주장한다.”
심리학과 다른 과학의 연관성, 실천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역자들은 “비고츠키는 이 책이 방법론적 유언장이 되기를 바랐을 것이며, 비고츠키에게 이 책의 역사적․개인적인 의미는 그것이 정신적 우울과 신체적 질환을 극복하여 회복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간파해낸다. 그리고 “비고츠키의 가장 대담한 메타 이론 연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을 자신하며”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