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험담은 절대 하지 않는 모범생 루루에게 어느 날 불쑥 찾아온 뒷담화 주머니! 이로 인해 루루와 친구들은 서로 오해하고 다투기까지 하면서 큰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루루는 과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친구 관계에서 중요한 솔직함, 용기, 말의 조심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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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은영
제14회 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은상을 수상하고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톡톡, 등을 두드려 주며 ‘넌 혼자가 아니란다.’라고 말해 주는 글 말이에요. 그런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 저는 오늘도 묵묵히 이야기 한 자락을 채워 가고 있답니다. 지은 책으로는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감정 레스토랑》, 《표절이 취미》, 《링 안티카페》, 《절교 가위》, 《상자 속 도플갱어》, 《인싸가 되고 싶어》, 《행복 도시》, 《친구 주문 완료!》 등이 있습니다.
그림 김지하
반려견과 함께 식물을 가꾸며 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상상을 모아 두었다 그림으로 표현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다양한 매체에 그림을 그리고, 개인 창작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새로운 것들이 온다》, 《남극과 북극에도 식물이 있을까?》, 《에너지는 왜 중요할까?》, 《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슬기로운 소비 생활》, 《10대에 작가가 되고 싶은 나, 어떻게 할까?》 등이 있습니다.
친구 뒷담화를 적어 주머니에 넣으라고?
‘자물쇠 입’ 루루에게 찾아온 달콤한 유혹!
다른 사람 험담은 절대 하지 않는 모범생 루루. 친구들은 입이 무거운 루루에게 “이건 우리끼리만 하는 얘기인데….”라고 소곤대며 온갖 뒷담화를 쏟아 내요. 하지만 정작 루루는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더욱이 친구가 자신을 믿고 털어놓는 비밀이니 새어 나가지 않게 말조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루루 마음을 짓눌렀지요.
그러던 어느 날, 루루에게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날도 친구들의 뒷담화에 시달린 루루는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제발 뒷담화 좀 그만해! 나도 뒷담화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하고 빽 소리쳤어요. 바로 그때 루루 무릎 위로 툭! 자그마한 주머니가 떨어지지 뭐예요?
“친구에 대한 불만을 적어 뒷담화 주머니에 넣으세요. 속이 뻥 뚫릴 거예요!”
과연 뒷담화 주머니는 루루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줄 수 있을까요?
선한 얼굴 뒤에 숨어 아무렇지 않게 하는 뒷담화
누구나 다 하니까 나도 해도 될까?
혼자 속앓이하던 루루는 ‘뒷담화 주머니’를 손에 넣자, 그간 꾹꾹 참았던 뒷담화를 마음껏 했어요. 무엇보다 자신이 한 험담이 밖으로 샐 일이 없어 자물쇠 루루의 명예도 굳건히 지킬 수 있었어요. 하지만 뒷담화 종이가 가득 쌓이자 주머니는 빵빵하게 부풀었고, 급기야 루루 허락도 없이 종이를 하나둘 밖으로 내보내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루루네 반 교실에서요! 다행히 천장으로 날아오른 종이는 공중에서 사라졌지만, 대신 루루가 적은 뒷담화 내용이 모든 친구들 귀에 쩌렁쩌렁 울렸지요.
입이 무거운 모범생, 친절한 학급 회장이었던 루루는 순식간에 뒤에서 몰래 친구 뒷담화나 하는 아이가 되고 맙니다. 루루는 이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서로 다른 우리, 그래서 더 존중하고 조심해야 하는 친구 관계
《뒷담화 주머니》는 뒷담화에서 비롯된 친구들의 오해, 다툼, 화해를 그린 이야기예요. 우리는 종종 친구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고, 생각이 달라 의견이 대립하기도 해요.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이 친구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거나 논쟁하는 것을 어려워하지요. 그래서 앞에서는 동의하는 척, 괜찮은 척하다가 뒤에서는 다른 말을 하게 되고 자연스레 상대방에 대한 험담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이 경우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처럼 합리화하면서 뒷담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누구나 으레 하는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지요. 하지만 어떤 이유든 누군가를 뒤에서 험담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에요. 나와 친구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서로에게 바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솔직함’과 ‘용기’야말로 친구를 대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일 거예요. 《뒷담화 주머니》는 이렇게 친구 관계에서 꼭 알아야 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들려 줍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자나 깨나 말조심
《뒷담화 주머니》에는 또 하나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어요. 진부하지만 참으로 맞는 말 ‘세상에 비밀은 없다’예요. 비밀이라면서 속닥거릴 때는 재밌고 속이 시원할지 모르나 언젠가는 모두 알게 되지요. 또한 책 속 루루의 말처럼 ‘말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와’ 친구와 나 모두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겨요. 루루와 친구들도 각자 무심코 내뱉은 뒷담화가 모여 눈덩이처럼 커졌고, 부메랑이 되어 교실 전체를 덮쳤어요. 그로 인해 친구들의 우정에 금이 갈 뻔했지요. 이처럼 말조심은 하고 또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뒷담화 주머니》가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여기에 재기발랄한 화면 구성과 세련된 색감이 돋보이는 김지하 작가의 그림이 루루네 반 아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