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말과 마음을 낱낱이 잘 짚는 저학년 단편 동화의 강자 이반디 작가가 오랜만에 고학년 동화로 어린이 독자와 만난다. 이 책에는 피할 수 없는 위기 속 세아의 외로운 죽음을 아름다운 요정을 만나는 따뜻한 우화로 투시한 「햇살 나라」, 내 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정했던 이모가 주고 간 노란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나눠 주는 온기로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는 준이의 이야기 「다정한 스튜어트」, 환대받지 못하는 약자인 존재가 나보다 더 약자인 누군가를 환대하는 이야기 「마녀 포포포」, 모두가 현실에 안주하는 길을 선택했을 때 끝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시우의 이야기 「이 닦아 주는 침대」까지 어떤 냉혹한 현실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대담하고 자유로운 현대적 우화 네 편이 담겨 있다.
목차없음.
「꼬마 너구리 삼총사」로 제1회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동화 부문)을 수상했다. 동화 『꼬마 너구리 요요』 『호랑이 눈썹』 『도레미의 신기한 모험』 『누가 올까?』 등을 썼다.
”너는 햇살 나라의 공주니까 언제든지 엄마에게 올 수 있단다. 햇살은 사라지지 않지.” 대담하고 자유로운 현대적 우화이자 세상에서 가장 깊고 슬픈 동화! 어린이들의 말과 마음을 낱낱이 잘 짚는 저학년 단편 동화의 강자 이반디 작가가 오랜만에 고학년 동화로 어린이 독자와 만난다. 이 책에는 피할 수 없는 위기 속 세아의 외로운 죽음을 아름다운 요정을 만나는 따뜻한 우화로 투시한 「햇살 나라」, 내 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다정했던 이모가 주고 간 노란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나눠 주는 온기로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는 준이의 이야기 「다정한 스튜어트」, 환대받지 못하는 약자인 존재가 나보다 더 약자인 누군가를 환대하는 이야기 「마녀 포포포」, 모두가 현실에 안주하는 길을 선택했을 때 끝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시우의 이야기 「이 닦아 주는 침대」까지 어떤 냉혹한 현실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대담하고 자유로운 현대적 우화 네 편이 담겨 있다. 전쟁, 죽음, 가난, 재난, 난민 등 부서지고 파괴된 쓰디쓴 현실을 만나지만, 끝까지 자신의 고유함과 천진함과 낙천성을 잃지 않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세상에서 가장 깊고 슬픈 동화를 만나 본다. 그가 새롭게 시도한 점은 어린이에게 열쇠를 준 것이다. 그 열쇠는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을 여는 열쇠다. 어린이가 바꿀 더 나은 현실을 향한 열쇠다. 아마도 그것이 햇살 나라의 감춰진 의미다. 햇살 나라로 간 아이들은 꼭 살아서 되돌아올 것이다. _ 김지은 (서울예대 문예학부 교수, 아동문학평론가) 눈물에는 소독력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깊고 슬픈 동화 「햇살 나라」, 「다정한 스튜어트」, 「마녀 포포포」, 「이 닦아 주는 침대」 네 편의 단편에는 어김없이 약자가 등장한다. 가난한 어린이, 학대받는 어린이,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어린이, 존중받지 못하는 어린이. 이 어린이들에게는 ‘힘’이라는, ‘폭력’이라는 자원이 없다. 약자인 어린이의 힘은 약하고 목소리는 작으며 주어진 갈등과 문제를 감당하기 위한 능력은 아직 어설프고 서툴다. 그렇다면 이 어린이들은 이 세상과 어떻게 싸울 수 있을까? 이반디 작가는 약자만 접근 가능한 대안적 사고, 새로운 개념, 힘 있는 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약자에게만 보이는 세계를 드러냄으로써 이 아이들의 손에 무기를 쥐어 준다.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배워 나가는 모습은 그래서 슬프고 깊고 시종일관 눈을 떼지 않고 응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슬픈 데서 그치지 않는다. 눈물에는 소독력이 있다 하지 않는가. 세상에서 가장 깊고 슬픈 이야기 끝에는 지금껏 보지 못한 밝음과 기쁨이 자리한다. 독립과 보호, 모험과 안정, 성장과 비성장,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까? 대립되는 가치가 동시에 진실이 되는, 양가적 의미가 풍성한 새로운 동화 우리는 한 작가가 만들어 내는 여러 텍스트에서 일관된 맥락, 소재와 스타일의 일관성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인간 개성의 일관성 때문에 한 작가가 쓴 텍스트들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상당 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반디 작가의 신작 『햇살 나라』에서는 이전 작품들보다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네 편의 짧은 이야기 속에 모두 양가적 의미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아동기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규정짓기 때문에, 보편적인 동화는 어린이들의 독립 욕구에 초점을 맞추거나, 보호 장치를 잃은 데 대한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독립과 보호, 모험과 안정, 성장과 비성장 등 대립적인 성질로 이루어진 것들을 서로 갈등 관계에 놓고, 둘 중 하나가 명백히 더 바람직하다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반디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러나 꼭 이런 결론에 도달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는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 「햇살 나라」에서는 가장 깊은 슬픔이 어떻게 가장 순수한 밝음을 길어 올리는지를, 두 번째 작품 「다정한 스튜어트」에서는 가정의 안락함과 모험의 위험을 동시에 원하는 어린이의 욕구를, 세 번째 작품 「마녀 포포포」에서는 순수하면서도 경험 많기를 바라는 어린이의 욕구를, 네 번째 작품 「이 닦아 주는 침대」에서는 성장하면서도 성장하고 싶지 않은 어린이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네 편의 이야기에서 대립되는 가치는 동시에 진실이 된다. 이렇듯 이반디 작가는 대립되는 두 가지를 흥미롭게 결합한다. 겉으로 보기에 대립되는 가치들을 어떤 균형 잡힌 결론으로 매듭 짓는 것은 그야말로 위대한 지혜이다. 한쪽 가치에만 집중한 이야기가 좀 더 접하기 쉬운 현실이기에, 둘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이번 작품이 더욱 귀하고 반갑다. 어린이가 그곳이라고 말하면 거기까지 반드시 같이 가는 동화 “나는 『햇살 나라』가 이반디 문학의 전과 후를 나눈다고 생각한다. 햇살 나라로 간 아이들은 꼭 살아서 되돌아올 것이다.” _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햇살 나라』는 동화집에 잘 어울리는 포근한 이름을 가졌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 서서히 허리를 바로 세우게 된다. 한 편 두 편 읽으면서 점점 책 앞으로 바짝 다가앉고야 만다. 읽다가 네 번은 고개를 들어 창밖의 하늘을 보았던 것 같다. 반쪽이었던 거울이 나머지 반쪽을 만나 하나가 되는 것처럼 이 책에 실린 단편 동화들을 통해서 이반디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동화의 모습을 온전히 그려 보게 되었다. 작가는 그동안 보여 주지 않았던 어린이의 방, 가장 깊은 구석을 공개한다. 나는 『햇살 나라』가 이반디 문학의 전과 후를 나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동안 이반디 작가는 또래 어린이들의 말과 마음을 낱낱이 잘 짚는 저학년 단편 동화의 강자였다. 첫 책 『꼬마 너구리 삼총사』부터 『도레미의 신기한 모험』, 『꼬마 너구리 요요 1』, 『꼬마 너구리 요요 2』, 『누가 올까?』로 이어지는 성실한 작업에서 그는 오직 일곱 살에서 열 살 무렵의 어린이 독자만을 바라보고 그들 곁을 걸었다. 마치 바람 잔잔한 날의 바다처럼, 겉으로는 별일 없어 보이지만 안쪽으로 깊게 출렁이는 어린이 마음에 가만히 배를 띄웠다. 느긋한 태평스러움은 이반디 동화가 만들어 온 아름다움이었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의 배가 독립적 항해를 시작했다는 것이 다르다. 항해는 반드시 풍랑을 만난다. 성장하는 어린이가 위기를, 모험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작가는 어린이가 가리키는 풍향계를 보며 끈질기게 노를 저어 태풍의 눈에 들어간다. 더 외로운 어린이가 홀로 있는 좁은 해협 사이로 배를 몰고 다가간다. 과감하게 잠수한다. 어린이가 바로 그곳이라고 말하면 밑바닥까지 손잡고 내려간다. 작가는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작품을 통해서 “내가 네 아픔을 알고 있다.”는 어린이 문학 고유의 믿음을 다시금 전한다. 마음을 품어 주는 것이 어린이 문학의 일이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더불어 그가 새롭게 시도한 점은 어린이에게 열쇠를 준 것이다. 그 열쇠는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을 여는 열쇠다. 어린이가 바꿀 더 나은 현실을 향한 열쇠다. 아마도 그것이 햇살 나라의 감춰진 의미다. 햇살 나라로 간 아이들은 꼭 살아서 되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