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시사 풍자 그림책!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상품의 등장으로 야기된 혼란과 피폐해진 삶, 그로부터 다시금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일구어 가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늘상 꼭 필요하지 않지만 갖고 싶은 물건들을 만나게 됩니다. 더 많이 더 새로운 것을 소유하고 싶은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그 물건들은 끊임없이 등장하며 소비의 굴레에 우리를 가둡니다. 그리고 끝없는 소비는 끝없는 자원의 소모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흔히 간과하게 마련이지요.
《미어캣의 스카프》는 자신들에게 없었던 ‘스카프’에 대한 욕망으로 파괴되어 가는 미어캣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욕망과 그 욕망이 가져올 피폐해진 삶을 이야기합니다. 유행과 자기 과시적인 소비, 자원 부족, 생태계 파괴 등 우리 인간이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동시에 협동과 나눔, 재활용 등 난관을 헤쳐나갈 동력 또한 우리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시사 그림책입니다.
개성과 창의력, 그리고 조화와 협력의 함수관계는?
《미어캣의 스카프》는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누구나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품어보게 합니다.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허울뿐인 삶을 추구하며 몰개성화 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고 다양한 행복의 빛깔을 상상해 보도록 하는 책입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여러 가지 빛깔의 삶이 우리 사회에서 조화를 이룰 때 모두가 함께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목차없음.
글 그림 임경섭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전시와 공연에 필요한 그래픽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과 가까운 과거(근현대)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찾아 그림 이야기로 만드는 데에 기쁨을 느낍니다. 그림책 《제무시》《미어캣의 모자》를 지었습니다.
평화롭던 미어캣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세대를 불문하고 그 나이 또래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유행이란 것이 있지요. 옷과 신발, 최신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지금은 얼굴까지 유행이 있어 성형수술을 통해 비슷한 얼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유행을 좇아 특정 상품을 소유하면 만족감과 자존감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긴 합니다. 문제는 유행이 그야말로 한시적인 것이라 계속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유행을 따르자면 계속해서 소비를 해야 하기에 소중한 돈을 낭비하게 되고,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받습니다.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되어 개성이 없어지는 것도 유행이 가져오는 문제 중 하나이지요. 이제는 유행을 창조하는 자가 돈을 버는 세상이고 갖고 있는 물건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유행, 과도한 소비상품, 자원부족의 수순을 밟고 있는 인간 세상. 미어캣들에게도 인간 세상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막에 살고 있는 미어캣들에게 어느 날 스카프가 등장합니다. 스카프를 처음 갖고 온 미어캣은 미어캣들에게 돈이나 마찬가지인 먹잇감을 요구하며 미어캣들 사이에 스카프를 유행시킵니다. 그때부터 굳이 스카프가 필요 없는 미어캣들이지만 멋져 보이고, 가지면 행복할 것만 같은 스카프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붉은 태양빛’ 스카프는 미어캣들에게 그야말로 필수 아이템이 된 것이지요. 하지만 유행은 바뀌는 법! 그 뒤를 이어 각종 빛깔의 ‘신상’ 스카프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미어캣들은 앞다투어 그 스카프를 얻기 위해 먹이를 찾아 뛰어다니게 됩니다. 유행은 지속적인 소비를 부추긴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그 소비상품을 만들기 위해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소모시키는 폐해를 가져오는 더 큰 문제 또한 안고 있는 법. 그 뒤 미어캣들의 소중한 먹잇감이 거의 사라지게 되고, 많은 미어캣들이 생존을 위해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딛고 다시 평화롭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스카프라는 물건의 존재를 알아버렸는데 가능할까요? 세상은 진보하리란 믿음이 있기에 더 나은 세상을 열어 나갈 수 있을까요? 남은 미어캣들은 우연히 버려진 스카프에서 실을 뽑아내면서 예전보다 더 다양하고 활기차며 평화로운 삶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도 그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요?
다양성과 조화의 참의미를 찾아가다!
미래 사회에서는 개성과 창의력, 상상력이 더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미 몇몇 기업체와 정부기관에서는 학벌이나 외모를 보지 않고 오로지 ‘사람’만을 평가해 일꾼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요?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성공의 척도로 삼는 일류 대학과 연봉 높은 직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무조건 달리고 또 달리기를 강요당합니다. 행여나 그와는 어긋난 꿈을 품은 아이들은 그 뜻을 쉽게 묵살당하고, 자신의 뜻을 펼치는 과정에서 수많은 협박과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실정이지요.
이러한 상황이기에 아이들조차 어릴 때부터 자신의 삶을 어른들의 요구 속에 가두어 놓고 그 틀 안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좋은 대학에 갈 만한 공부실력을 쌓기 위해, 그래서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직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목표를 향한 경주에서 뒤처지게 될 경우 자존감마저 잃어버리고 자신이 쓸모없고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기도 하고요.
《미어캣의 스카프》는 이러한 현 세태에 반기를 들고, 우리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통찰력 있게 조명합니다. 사회는 변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기존의 비뚤어진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기를 은연중에 강요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누구나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품어보게 합니다.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허울뿐인 삶을 추구하며 몰개성화 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여보고 다양한 행복의 빛깔을 상상해보도록 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저마다 생각하는 여러 가지 빛깔의 삶이 우리 사회에서 조화를 이룰 때 모두가 함께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