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눈이 몹시 어두워 자주 길을 잃으면서도 혼자 여행을 잘 다니며, 길은 헤매다보면 나올 거라고, 이야기를 짓는 일도 그럴 거라고 믿는 김미리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오랜 망설임 끝에 써낸 이야기들은 매우 당돌하고 속도감 넘치는 공포로 가득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부부싸움으로 앙금을 풀지 못한 평범한 신혼부부,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기꺼이 웃을 만큼 밝은 여자, 잘난 형에게 감히 질투심 따위 느껴본 기억조차 나지 않는 청년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잘난 형에 대한 남모를 열등감, 부모의 학대로 인한 공포감, 자신이 의도치 않게 남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아슬아슬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 하나하나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는 그들을 숨 막히도록 압도적인 절망과 공포의 궁지로 몰아넣는다.
목차없음.
197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이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무크지 『파우스트』에 단편 「징후」 「화염소녀」 「미래소녀」를 발표했다. 『한국공포문학단편선2』에 「드림머신」을, 『한국스릴러문학단편선』에 「주말여행」을 실었으며, 단편소설집 『화염소녀』를 출간했다. 길눈이 몹시 어두워서 끊임없이 길을 잃으면서도 혼자서 여행을 잘 다닌다. 길은 헤매다 보면 나오는 법이고, 이야기를 짓는 일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내가 늘 우스웠지? 지금도 우스워?” 오늘 하루가 평범할 거라고, 당신 곁의 사람이 착하고 좋을 거라고 믿는가? 길눈이 몹시 어두워 자주 길을 잃으면서도 혼자 여행을 잘 다니며, 길은 헤매다보면 나올 거라고, 이야기를 짓는 일도 그럴 거라고 믿는 김미리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오랜 망설임 끝에 써낸 이야기들은 매우 당돌하고 속도감 넘치는 공포로 가득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부부싸움으로 앙금을 풀지 못한 평범한 신혼부부,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기꺼이 웃을 만큼 밝은 여자, 잘난 형에게 감히 질투심 따위 느껴본 기억조차 나지 않는 청년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잘난 형에 대한 남모를 열등감, 부모의 학대로 인한 공포감, 자신이 의도치 않게 남을 해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아슬아슬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 하나하나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는 그들을 숨 막히도록 압도적인 절망과 공포의 궁지로 몰아넣는다. 현실 속 우리와 똑같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신혼부부의 일상에 공감하며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이런 게 현실일 리 없잖아. 이런 일, 나한테 이런 끔찍한 일이 생길 리가 없어’ 하고 절규하며 섬뜩한 식칼을 휘두르는 이야기에 독자들은 뜻하지 않은 충격에 빠지게 된다. 두 연인이 사랑에 빠졌다가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에 이은 뜻하지 않은 죽음에 아련한 탄식을 흘리게 되고, 다른 사람보다 발밑의 중력이 약해져 손가락 두 마디쯤 땅에서 떨어진 듯한 친구와의 이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도시가 봉쇄되고 사람들은 원인 모를 감염병에 걸리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남자 태석이 감염병에 걸린 어린 딸을 위해 다른 감염자의 팔을 잘라 딸에게 먹여주는 이야기에서는 절절한 부성애를 느끼게 된다. 평범한 듯, 정돈된 듯한 이야기에 파괴와 파열이 질주하며 온전한 세계를 박진감 넘치게 파괴하는 상상력 속에서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다. 폭력과 응징, 두려움과 애증, 냉소와 연민 등 온갖 감정이 극대화된 작품들을, 아슬아슬한 스릴 속에서 읽고 나면 어느덧 쾌감이 찾아올 것이다. 폭풍이 몰아친 뒤 활짝 갠 맑은 날이 찾아오듯. 절제되고 우아한 톤의 삽화가 독자들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줄 것이다. 미스터리이고 스릴러이며 공포이고 판타지인 7가지 이야기가 빚어내는 비틀린 욕망과 허무, 희망, 선과 악의 향연 주말여행―평범한 신혼생활 3년차인 현주는 마트에 가자는 남편을 따라나섰다가 뜻하지 않은 서프라이즈 주말여행을 떠난다. 그것도 하필 태풍 예보가 내린 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펜션에서 현주는 그동안 쌓인 앙금을 풀고 남편과 화해하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에 휩싸이고 펜션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데…. 압도적인 이야기 속에 허를 찌르는 반전이 도사린다. 화염소녀―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타오르는 건 어떤 기분일까? 하고 궁금해 하던 아홉 살 소녀. 그러나 결국 소녀는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죽을 때가 되면 죽고 썩을 때가 되면 썩는다.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날 지경’이 된다. 비밀을 간직한 ‘특별한 아이’의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검은 바다에 나 홀로―미래를 알려주는 아름다운 여인 유고은이 전도유망한 신인 소설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풋풋하고 애틋한 연애소설에 얹혀진 스릴러 판타지에 밴 짙은 고독감과 허무함……. 붉은 고양이 흰 고양이―카이로 같은 도시에 내려올 법한 전설로, 고대 도시였던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속살이 드러난 듯 묘한(?) 붉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조각상에 얽힌 판타지에, 여행을 너무 좋아해 돌멩이인들 키울 수 있겠냐는 타박을 듣는 친구 연서를 향한 코끝이 찡해지는 독백체 이야기가 나란히 고스란히 읽힌다. 먹는다―다국적 제약회사 연구원이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라는 ‘그녀’가 사랑이 식어버린 연인 ‘그’에게 ‘먹히기’ 위한 복수를 감행한다. 결국 사랑은 전부를 내건 모험이어야 하는 걸까? 거식증 치료제가 좀비라이프로 부활하며 파국은 시작되는데……. 아비―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다. 태석의 전염병으로 아내는 죽고 어린 딸 희주마저 증세가 심상치 않게 변해가는데, 도시를 탈출하려던 희망마저 박탈당하고 태석은 하루하루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인류를 기다리는 것은 전염병과 재앙일까? 장거리 연애―감히 질투심도 낼 수 없는 잘난 형, 어린 딸을 패는 아버지…… 꿈꾸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죽일 수 있다면 내게는, 당신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썩은 시체 냄새가 진동하고, 누구든 꿈꾸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죽어나가는 죽음의 향연. 지옥의 명부에 올릴 먹물조차 아까운 이들에 대한 심판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