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결혼기념일 여행으로 처음 엄마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게 된 소이가 ‘엄마의 빈자리’로 엄마를 이해하고 더욱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다. 처음 겪어 보는 엄마의 빈자리. 소이는 자기 마음도 몰라 주고 잔소리만 하는 엄마 때문에 요즘 들어 짜증이 늘었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결혼 15주년이라고 갑자기 일주일 동안 외국 여행을 간다고 한다. 소이는 엄마 아빠만 간다고 하니까 심술도 나고 두려워진다. 괜히 동생에게 겁을 줘서, 엄마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울며불며 매달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이는 세계여행이 꿈이라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또, 엄마 없이 자유롭게 보낼 일주일에 설레기도 한다. 소이는 못 이기는 척 엄마에게 다녀오라고 한다. 소이는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땡큐 할머니, 천방지축 동생 소은이와 엄마 없는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다. 과연 소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없어졌으니, 일주일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목차없음.
꿈틀대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글로써 그 마음을 전합니다.
제 글이 작은 위로와 감동이 되는 꿈을 꿉니다.
번역한 책으로 따뜻한 그림책 『우리 집에 할아버지가 왔어』가 있습니다.
엄마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이야! 그저 자유롭고 편할 것 같았던 일주일이지만, 뜻밖에 만만치 않습니다. 잠도 잘 안 오고, 걱정되고, 학교도 스스로 가야 합니다. 혼자 먹는 라면은 왠지 맛이 없습니다. 동생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동생이 연락도 안 되고 늦게까지 안 들어오니 걱정이 되어 화가 납니다. 이제야 잔소리한 엄마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소이는 이제 방도 깨끗이 잘 치우고, 알아서 숙제도 척척 해냅니다. 동생의 숙제도 살뜰히 살펴 주며 동생에게 잔소리까지 합니다. 동생은 소이를 보고 엄마를 닮아 간다고 말합니다. 소이가 어느새 철이 든 걸까요? 섬세한 묘사로 그려 낸, 소이의 성장기 『빈자리 공부』에서 작가는 치밀한 심리묘사와 구체적인 사건 서술을 통해, 다양한 감정변화를 겪으며 성장하는 사춘기 아이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언니랑 같이 가기 싫구나? 너 혼자 알아서 가든지.” “아니, 아니야, 같이 가.” 동생과 도서관으로 가는 길 내내 소이는 잔소리해 대며 구박을 했고, 소은이는 어쩔 수 없이 언니 뒤를 졸졸 따라갔다. 소이는 기가 죽은 채 자신을 따라오는 동생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마치 자신이 엄마가 된 것 같았다. 평소 동생이랑은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자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멘 기분이었다. 지금 동생을 도와줄 사람이 언니인 자신밖에 없고, 그런 동생을 보살펴 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6장 그냥 닮고 싶어」 중에서 위 문장처럼, 소이가 하는 행동이 어떻게 생겨난 감정 때문인지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소이는 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불안해하고, 걱정도 하면서 정말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어느 날은 어른스러워져서 동생을 살뜰하게 챙기기도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평소에는 그냥 넘어갔던 일에도 화를 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는 그런 소이의 모습에 당황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소이의 심정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세밀한 묘사로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덕분에 독자는 당황하지 않고, 점점 성장하고 변화하는 소이의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엄마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쏟고 있었는지 깨닫습니다. 고작 일주일을 엄마 없이 보냈는데, 몸도 마음도 너무나 힘듭니다. 엄마 없이도 야무지게 생활하는 친구 유림 앞에서 소이는 자꾸 작아지는 기분입니다. 이런 반성을 통해, 소이는 한 뼘 성장합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 더 아껴주는 계기가 되는 책! 할머니가 전해주는 일상의 고마움 이 책의 지은이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는 종종 너무나도 평범한 것들의 소중함을 잊으며 살아갑니다. 예기치 못한 전염병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마스크로 얼굴 반을 가리고서야 마스크 없이 숨 쉬는 것, 얼굴 마주 보고 이야기했던 일상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를 느낍니다. 늘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여겨지는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엄마가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내 곁에서 잔소리하고 있을 거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종종 엄마의 사랑이나 감사함을 쉽게 잊게 됩니다. 마치 공기나 물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빈자리 공부』를 읽고, 엄마를 잠시 낯설게 바라보면 어떨까요. 엄마도 나와 같은 아기였고, 학생이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중한 딸이고, 꿈꾸는 여행자입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며칠간 할머니가 대신합니다. 늘 고맙다고 말하는 할머니를 이해할 수 없는 소이지만 몇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어내며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됩니다. 해도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집안일을 매일 반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생각해 보세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서 엄마 아빠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을 대하는 것처럼 가족에게도 솔직하고 친절하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기는 왠지 쑥스럽고 어색합니다. 어렵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그 사랑에 고마움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평소에 보지 못했던 엄마의 숨겨진 모습과 진심을 확인하는 이야기 엄마도 어린이였던 적이 있었고, 엄마도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언제나 소이를 걱정하고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어, 잔소리하느라 바쁜 엄마. 소이는 태어나서 늘 엄마로 사는 엄마만 보아 왔습니다. 하지만 엄마도 당연히 소이처럼 어린 시절도 있었고, 즐거운 학창 시절, 아름다운 청년 시절이 있었습니다. 엄마도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오히려 아는 만큼, 해 본 만큼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사랑하는 소이를 위해 희생하고 양보합니다. 엄마는 언제나 엄마였던 것처럼 자신이 받는 관심과 사랑보다는 주는 것에 더 익숙해지고 소이는 받기만 합니다. 작품 속에서 소이는 엄마가 자리를 비운 일주일이라는 특별한 시간 동안, ‘엄마’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엄마가 남기고 간 편지를 보고, 할머니가 해 주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 자신이 넘치게 받았던 사랑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철없이 엄마한테 불만을 품고 요구만 했던 모습에서, 엄마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소이와 함께 일주일을 보내고 이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어린이 독자는 엄마 아빠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고픈 마음이 우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