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성장백과 9권. 지적장애 오빠를 둔 승아의 성장기를 그린 초등 고학년 대상 동화이다. 승아는 승우 오빠가 중학생이 되면서 처음으로 오빠 없는 초등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물론 집에서는 여전히 오빠와 꼭 함께 있어야 한다. 오빠를 좋아하지만, 엄마 아빠의 관심도 자신의 하루도 모두 오빠 중심으로 흘러가 불만이 쌓이던 때, 댄스 동아리 친구들이 토요일에 함께 번화가에 나가 놀자고 한다. 주말에는 집에서 승우 오빠를 돌봐야 하지만, 승아는 친구의 달콤한 제안을 거절하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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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섬 제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야기책, 여름밤의 공기, 어스름한 골목의 나지막한 소란함, 예상치 못한 큰 웃음소리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장면을 좋은 글로 옮기고 싶습니다. 2018년 현재는 중학교 친구들을 가르치며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내향적인 소희의 성장기를 그린 『나는 떨리는 별』이 있습니다.
풍부한 지식과 올곧은 인성의 원천이 되는 동화 \'소녀성장백과\' 시리즈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동화로, 풍부한 지식과 올곧은 인성의 원천이 되는 탁월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동안 더 나은 시대를 위해 생각해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는 읽기 쉬운 동화로 인문과 시사를 어우르는 사회성 짙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입니다. 가족이 지적장애인인 승아 이해하기 승아의 오빠 승우는 지적장애인입니다. 승아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대신 오빠 곁에 있어야 합니다. 오빠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자, 승아는 처음으로 오빠 없는 초등학교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오빠를 특수반에 데려다주려고 수업 시간에 불려 나가는 일도 없고, 사람들 앞에서 놀란 오빠를 진정하게 하느라 진땀빼는 사건도 없습니다. 승아는 이런 평온한 학교생활이 낯설지만, 조금 기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승아에게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바랍니다. 방과 후에 친구들과 잠깐 노는 것도 승아에게는 가슴을 졸이는 일입니다. 오빠가 집에 오기 전에 먼저 집에 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주말에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울라치면 오빠는 온종일 승아 몫이 됩니다. 몸이 아파도 오빠가 아프면 승아는 뒷전이 되어 혼자 알아서 약을 챙겨 먹어야 합니다. 승아의 이모는 승아의 엄마 아빠에게 승우를 위해 승아를 낳기 잘했다고 말합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승아는 오빠와 함께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불만이 쌓입니다. 그런 마음을 미운 마음이라 생각하고 자책하기도 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팅커벨에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작품을 읽는 학생은 승아를 통해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친구가 겪는 일상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장애 학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 알아차리기 승아와 같은 반인 진수는 승아 앞에서 승우 오빠 흉내를 내며 놀립니다. 못된 장난을 하는 진수를 애써 무시하려던 승아는 진수의 장난에 키득거리는 반 친구들 때문에 화가 치밉니다. 진수를 말리지 않고 수군대는 친구들 모습이 승아 눈에는 마치 자신의 오빠를 흉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간혹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승아의 담임은 승아를 괴롭힌 진수를 혼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승아라고 생각해 봐라. 오빠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겠니. 그걸 알지도 못하고 놀리기나 해?” 어라, 왜 이야기가 저리로 튀는 것일까? 갑자기 왜 오빠 얘기를 하지? 담임 선생님을 응원한 건 취소다, 취소! 나는 오빠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적 없다. 오빠는 그저 오빠고 나는 오빠 동생일 뿐인데. 선생님은 왜 오빠를 보면서 마음이 아플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내 마음이 이리저리 엉키기 시작했다. 담임은 진수를 혼내려고 한 말이지만, 그 말에 승아는 오빠에 대한 선생님의 편견을 느끼고 상처받습니다. 중학교 교사인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 시절 봉사 동아리에서 지적장애 아이들의 사회적응 훈련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몸은 자랐지만 생각은 아직 어린아이에 머문 승우와 승우의 가족 이야기를 썼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이 특별한 이유는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제각각 다른 모습과 다른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삶을 살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상황을 상상해 보고 감정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요? 다수와 다른 소수, 소수라서 약자가 되는 사람을 공감하고 더불어 살아가려고 배려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소중한 능력이자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는 말, 비교하는 말, 책임지지 않는 말, 강요하는 말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승우를 본 승아의 친구들은 승아에게 네 오빠가 바보냐고 물어서 승아를 당황하게 합니다. 귀여운 아기를 안은 유모차 아줌마는 승우가 아기에게 위험할 것 같다고 합니다. 승아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칩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오빠를 사랑하는 승아에게 배려 없는 말로 상처를 줍니다. 장애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직시하고, 장애인의 삶을 비장애인의 삶과 다름없이 평온하게 지켜주어야 합니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에게 상처 주는 말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모두 행복한 학교와 사회 주인공 승아는 친구들과 놀러 가고 싶은 마음에 두 시간만 오빠와 함께 있어 줄 이웃을 찾습니다. 꽃집을 하는 아줌마, 경비 아저씨, 문방구 할아버지, 공원 할머니, 친구의 학원 선생님 등등. 하지만 누구도 흔쾌히 승우를 맡아주지 않습니다. 승우를 고작 두 시간을 맡아줄 이웃이 한동네에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승아의 오빠, 승우가 어떤 학생인지 모르는 탓입니다. 승우를 단 두 시간도 책임지기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승우는 폭력을 싫어하고, 아빠와 하는 숨바꼭질을 좋아하고, 천재적일 정도로 블록을 잘 맞춥니다. 자기를 싫어하는 친할아버지를 ‘고약한 노인네’라고 불러서 엄마 아빠를 난처하게 하기도 하고, 위험에 처한 친구를 위해 불량배 앞에 나서기도 합니다. 승아의 이웃이 이런 승우를 알았다면 모두 기꺼이 승우를 맡아주었을 겁니다. 장애 학생은 비장애 학생과 동등한 교육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이래 16년째 서울시에는 특수학교가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2020년 3월까지 특수학교 4개가 세워질 예정이지만, 해당 지역의 여러 문제로 요원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의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는 4,457명입니다.(2017년 기준) 하지만 서울시의 특수교육 대상자 수는 약 1만 2,804명에 이릅니다. 특수교육 대상자의 약 34.8%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이 책에 등장하는 승우는 무척 행운인 셈입니다. 집과 가까운 곳에서 장애 학생이 교육받는다는 것은, 장애 학생을 둔 가족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승아는 오빠가 특수학교의 중학생이 되고서야 처음으로 평범한 학교생활을 경험합니다. 모든 장애 학생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장애에 따라 맞춤형 방과 후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집 근처에 특수학교가 없어서 학창 시절 동안 장애 학생과 보호자가 길게는 하루의 서너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야 한다면, 장애 학생과 그 가족 삶은 얼마나 노곤하겠습니까. 승아가 원한 것은 단 두 시간 동안 오빠가 행복하게, 오빠를 안전하게 돌봐줄 이웃이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이 작품은 승아의 목소리를 빌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