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오싱젠의 대표 희곡선. 가오싱젠은 정치적인 이유로 조국을 떠나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망명작가이다. 그의 희곡 작품은 중국 연극의 전통에 서양의 부조리극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첫 번째로 실린 '버스 정류장'은, 정류장 팻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인간 군상을 통해 삶의 부조리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시킨다.
'독백'은 추상적인 분위기의 단막극이다. 배우가 혼자 읊어대는 대사를 통해 연극의 본질과 배우의 숙명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야인'은 사건에 휘말린 한 생태학자를 중심으로, 환경보호와 전통문화의 상실, 도시문명의 잔혹성 등의 여러 주제를 복합적인 구성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책 뒷부분엔 가오싱젠이 현대 중국 연극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현대 연극의 추구', '버스 정류장'과 '야인' 공연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담은 글이 실려 있다. 표지그림은 가오싱젠이 직접 그린 수묵담채화 '피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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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중국 장시 성江西省 간저우?州 출생으로, 독일 문화교류재단의 초청을 받아 독일을 방문했다가 이듬해에 톈안먼 사건(1989년)이 일어나자 해외 체류를 결심, 그 후 지금까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다. 소설가, 화가, 극작가, 감독·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방위 예술가다. 2000년에는 그의 소설이 “날카로운 통찰과 기지에 찬 언어로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인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그림 또한 “깊은 사유와 시의가 융합되어 있는 수묵은 독특한 풍격風格을 이루고 있으며, 심원하고도 초연한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2년에는 프랑스 예술·문학 기사 훈장을 받았고, 2000년에는 노벨문학상과 이탈리아 페로니아Feronia 문학상, 프랑스 명예기사 훈장을 받았다. 2002년에는 미국의 국제평생공로아카데미에서 금상을, 2006년에는 미국 공공도서관 사자상을 받았다. 홍콩 중문대학, 국립 대만대학, 대만 중앙대학, 대만 중산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영혼의 산』, 『나 혼자만의 성경』이 있으며, 희곡으로 『버스 정류장』, 『팔월에 내리는 눈』, 『밤에 떠도는 신』, 『산해경전』, 『야인』, 『절대신호』, 『피안』 등이 있다. 문학이론서로 『현대소설 기교의 탐색』, 『현대희곡의 추구』, 미학서로 『또 다른 미학』 등이 있다. 다수의 작품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폴란드 등의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영혼의 산』과 『나 혼자만의 성경』이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자 “20세기 말 중국 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로 일컬어지며 프랑스 문단을 뒤흔들었다. 국내에서도 『절대신호』(2002년)를 시작으로 『버스 정류장』(2006년), 『저승』(2012년), 『생사계』(2012년) 등 다수의 희곡이 연극으로 공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