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면역학자 루크 오닐 교수가 인류 앞에 놓인 커다란 문제들에 과학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찰하며 집필한 책이다. 자기도 모르게 소셜미디어와 알고리즘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비만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세상은 무의미한 직업으로 가득한데, 마음에 안 드는 직장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돈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무엇일까? 루크 오닐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곱씹어 봐야 할 심오한 문제들을 하나씩 제시하며 과학이 그 질문에 어떻게 답을 내놓는지 보여 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더욱 떠들썩해진 백신 접종 문제부터 획기적인 신약의 개발과 비용 문제, 현대인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우울증과 약물 중독, 그리고 고령화와 함께 점점 관심을 끌고 있는 안락사에 관한 논의까지, 인류가 직면한 주요 문제를 폭넓게 다루었다. 그중에는 마약 합법화처럼 논란이 많은 주제도 있는데, 루크 오닐은 심각하고 난해한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위트를 놓치지 않았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정보를 얻는 것보다 선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 시대에, 과학과 사실의 힘을 빌려 논쟁적인 이슈들의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은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목차없음.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학자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생화학·면역학부의 생화학 교수다. 세계적인 면역학자이자, 해당 분야에서 다수 인용되는 연구자 상위 1%에 속한다. 아일랜드 라디오 방송국 뉴스토크Newstalk의 〈팻 케니 쇼Pat Kenny Show〉에서 인기 있는 주말 프로그램을 맡아, 과학과 관련한 까다롭고 복잡한 질문에 특유의 재치 넘치는 태도로 전문가다운 답을 제시한다. 번뜩이는 재치와 대중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과학을 해체함으로써 어려운 질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의 전매특허다. 인간 면역 체계에 관하여 혁신적인 연구를 한 공로로 2016년, 왕립학회의 회원이 되었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인간과 생명의 진화에 관한 과학적 통찰을 담은 책 《휴머놀로지》와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후 50년》(공저)으로 이름을 알렸고, 자국의 어린이를 위해 《위대한 아일랜드 과학책The Great Irish Science Book》을 썼다. 이 책 《허튼소리에 신경 쓰지 마라, 여기 과학이 있다》는 아일랜드도서상Irish Book Awards 비소설 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자유의지, 비만, 우울증, 약물 중독과 마약 합법화, 범죄와의 전쟁,
성차별과 인종 차별, 무의미한 직업, 기후 위기, 존엄한 죽음……
이 시대 가장 논쟁적인 이슈들의 진실에 다가서는 과학적 안내서
만약 자신이 고통스러운 불치병에 걸리거나 치매로 가족을 못 알아보는 등의 특정 상태에 처하게 되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사전 동의하는 제도가 있다면, 당신은 미리 동의해 둘 의향이 있는가?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가 타고난 유전자 결함 때문이라면 이 사실을 고려해 감형을 해주어야 할까? 마약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면 차라리 마약을 합법화해 양지로 끌어내고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는 편이 나을까?
자기 삶의 통제권, 백신 접종, 신약 개발, 비만, 우울증, 약물 중독, 마약 합법화, 범죄와의 전쟁, 성 고정관념, 인종 차별, 무의미한 직업, 빈부 격차, 기후 위기, 존엄한 죽음, 미래…… 이 이슈들은 오늘날 전 세계가 맞닥뜨린 주요 문제이자, 우리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도전이다. 이처럼 난해하고 논쟁적인 문제들을 마주한 지금, 우리는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면 좋을까? 세계적인 면역학자 루크 오닐은 이 물음에 과학적 해답을 찾고자 다양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이슈를 파헤쳤다.
가령, 당신이 카페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고 대화를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그 사람에게 다가가 작업을 더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당신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당신의 뇌가 ‘준비 전위’를 발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결정을 내린 것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뇌라고 할 수 있다. 또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할 때, 배가 고프거나 피곤한 정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뇌리에 스며든 광고 이미지가 당신을 조종한 결과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쯤 되면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루크 오닐은 벤저민 리벳의 유명한 자유의지 실험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 사례를 제시하며, 진정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 본다.
또한,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 인종 차별과 성차별에 관한 통념을 살펴보고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주장’ 대신 과학과 사실, 통계와 데이터의 힘을 빌려 문제의 진실에 다가간다. 그리고 비만, 우울증, 약물 중독처럼 개인의 의지 문제로 치부하고 손가락질하기 일쑤인 사안에 대하여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과학적 원리를 들여다보고 해결 방안을 고민한다.
이 책에서는 마약 합법화나 안락사 논의처럼 첨예한 논쟁이 오가는 문제도 다루는데, 루크 오닐은 각 이슈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주장과 근거를 고루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이런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시행하는 실제 정책과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데이터는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루크 오닐은 말한다. 과학의 핵심은 숙고라고. 직감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숙고하면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을 게을리하면 가짜 뉴스에 취약해진다. 과학은 가짜 뉴스의 해독제다. 과학이 위대한 까닭은 실험에서 얻은 ‘정보’와 여러 과학자가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궁극적으로 재현한 ‘실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류 앞에 놓인 매우 중요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과학자는 항상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궁극적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