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관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노래하다
평범한 사물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들
모든 사물은 정형화된 본질을 지니고 있다. 거울은 비치는 일을, 냉장고는 신선하게 음식을 지키는 일을, 에어컨은 내부를 시원하게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 만약 그것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폐기 처분될 수밖에 없다. 사물은 본질을 잃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인은 모든 사물에서 본질 이상의 것을 찾아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물을 해체하고 사랑과 관심의 눈으로 다시 바라본다. 본질을 넘어선 것들은 어떤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될까?
시인은 자연의 위대함을 격정적 어조로 구사한다. “탄알”, “시한폭탄”, “안전핀” 등의 비유적 이미지들이 매우 효과적으로 어떤 의미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과즙이/ 팡! 팡! 팡!”에서는 원형적 이미지로서의 물을 떠올리게 한다. 물은 창조의 신비, 탄생, 죽음, 재생, 풍요와 성장의 상징으로서 시간의 영원한 흐름, 생의 순환 등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석류는 과일 한 알로서의 본질을 넘어서서 우주 순환의 비밀을 포함하게 된다.
이 책에 담긴 60편의 시들은 우리 주변의 친숙한 소재들도 꾸려져 있다. 그러나 시인은 사물의 친숙한 이치를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상력을 개방하고 감수성을 높여서 다양하게 노래하려고 노력한다. 수많은 사물이 생명을 얻기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과 소통하려면 시인은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제 1 부 똥파리가 화났다
번지점프 | 파이팅! | 무지개 | 멀티플레이어 | 힘센 초침 | 터널 | 구멍호텔
힘들겠다, 구두 | 담쟁이덩굴 | 흔들바위 | 부탁… | 용돈이 부족해 | 봉식이 만두
똥파리가 화났다 | 볼링핀의 꿈
제 2 부 망고씨
먹갈치 | 파프리카 | 생강 | 멍게 | 귤 | 탕후루 | 달걀프라이 | 이름 바꿔줘
자꾸만 손이 가 | 키위 | 망고씨 | 석류 | 감자 | 따개비 | 콩나물
제 3 부 달팽이 치약
오미자 | 짱뚱어 | 용감한 머리카락 | 텃밭 | 나만 그런가!? | 둘 다 | 멍
왜 이래? | 달팽이 치약 | 고장 난 ATM기 | 피로회복제 | 인산인해
닮았나 봐! | 차이가 나 | 손
제 4 부 수박 산
수박 산 | 밤송이 | 목수국 | 참새 | 자작나무숲 | 천둥, 번개, 비 | 강아지풀
얼음낚시 | 죽순 | 함께의 힘 | 민들레 꽃씨 | 이끼 | 은행 | 알알알 | 구름 빨래
지은이 채경미
산과 들 그리고 밤이면 별빛으로 반짝이는 시골에서 자랐어요. 대학원에서 독서지도학을 전공하면서 동시와 동시조를 쓰기 시작했으며,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동시조집 『학교 가는 김밥』이 있어요.
그린이 배도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공부를 마쳤어요.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어요. 우리말 동시집 『우산걸음』, 『말모이』, 『걸음나비』, 『웃는 발』에 그림을 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