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서 혼자 놀기에는 너무 심심한 날, 아이는 탈을 만든다. 마음에 쏙 드는 탈을 만들어 써 보았는데도 심심하기는 매한가지. 따분한 나머지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런데 그때, 입에서 나온 ‘후우우우’ 소리가 둥그렇게 말리더니 ‘쿵’ 하고 떨어지며 ’지멋대로 요리조리’ 움직인다. ‘옳다구나! 소리를 따라가 보세!’ 아이는 탈을 쓰고 집을 나선다. 자유롭게 변하는 소리의 모양을 눈으로 따라가고, 다양하게 들리는 마음의 소리들을 귀 기울여 따라가며 즐기는 아이의 여정은 ‘모든 소리를 털어내고 모두 모여 덩실덩실 춤을 추는’ 탈춤 한판으로 마무리된다.
<얼쑤! 소리탈춤>은 잠시나마 온 세상 사람들 모두 아이처럼 함께 탈을 쓰고 아무런 구분과 편견 없이 춤을 추며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언젠가 -아이의 상상이 아닌- 정말로 그런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춤을 춰 보는 건 어떨까? 얼~쑤!
목차없음.
아이들과 그림으로 이야기 나누는 미술치료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업자입니다. 장난칠 준비가 된 아이들의 눈빛이 좋아 미술치료사가 되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려 그림책상상 그림책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실없으나 즐거운 이야기를 그려가고 싶습니다.
옳다구나! 소리를 따라가 보세! ‘쿵쿵쿵쿵! 얼쑤!’
방 안에서 혼자 놀기에는 너무 심심한 날, 아이는 탈을 만듭니다. 마음에 쏙 드는 멋진 탈을 만들어 써 보았는데도 심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따분한 나머지 절로 한숨이 나오네요. 그런데 그때, 입에서 나온 ‘후우우우’ 소리가 길게 늘어지고 둥그렇게 말리더니 쿵 하고 떨어집니다. ‘쿵 딱 더덩!’ 소리는 ’지멋대로’ 커졌다가 작아지고 ‘요리조리’ 움직입니다. 드디어 신나는 일이 시작되려나요? 따분하던 차에 정말 잘 되었습니다. ‘옳다구나!’ 아이는 탈을 쓰고 집을 나섭니다. ‘소리를 따라가 보세!’
‘쿵 덕! 쿵! 더러러’ 어떤 소리가 찾아와도 춤을 추면 그만일세!
자, 우선 우리는 눈으로 소리를 따라갑니다. 동그랗게 말렸던 소리는 이야기를 따라 길쭉하게 또는 뾰족하게 모양을 바꿉니다. 자유롭게 변형되는 소리의 모양을 찾아보며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라면 ‘쩍쩍’, 휙휙’ 소리를 어떤 모양으로 표현할까 상상해 보면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전통적인 오방색(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과 독특한 한지의 질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디지털 콜라주 일러스트레이션이 조형적인 경쾌함을 더해줍니다. 이제 귀로 소리를 따라가 볼까요? 수학 문제를 풀다 지친 친구의 하품 소리, 강아지가 반가움에 꼬리치는 소리, 친구들의 비웃음 소리도 들립니다. ‘쩍쩍’, ‘휙휙’, ‘킥킥’ 등 재미있는 의성어와 의태어들이 ‘쿵 덕! 쿵!’ 장단에 맞춰 들리고 반복적인 4박 운율에 절로 몸이 들썩입니다. 아이의 기분에 따라 소리는 들리기도 또 보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절정으로 향하고 아이와 친구들, 소리와 모양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춥니다. 이제는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기쁨(희로애락)이 모두 하나가 되고 ‘쿵 덕! 쿵! 더러러’ 장단만이 있을 뿐이지요. 어떤 소리든 모양이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춤을 추면 그만입니다.
아무런 구분과 편견 없이 함께 모여 즐기는 신명나는 탈춤 한판!
탈을 쓴 아이의 눈에 이 세상은 기쁨과 슬픔, 선과 악 따위로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친한 친구와 강아지, 살짝 불량스러운 친구들, 슬픔을 머금은 친구와 무서운 어른들까지도 그저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게 놀고 싶은 대상일 뿐이지요. 현실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감정들을 사회적 규범 또는 자의적 판단으로 구분 짓고 살아갑니다.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근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 법과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이 되어 더 큰 아픔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현실에서도 사실 우리는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탈을 쓴 아이가 바라본 세상처럼 말입니다.
이 책은 잠시나마 온 세상 사람들 모두 아이처럼 함께 탈을 쓰고 아무런 구분과 편견 없이 춤을 추며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그 행복이 탈을 벗고 나서도 계속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언젠가 그런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춤을 춰 볼까요? 얼~쑤!
<얼쑤! 소리탈>, <둥둥! 사자탈>을 만들 수 있는 부록 포함
책 속에는 탈을 만들 수 있는 도안이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 자기만의 탈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신명나게 춤춰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