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위기가 극한으로 치달아 ‘초록’이라는 단어마저 사라진 미래의 어느 도시. 강력한 독재자 에레보스 황제가 다스리는 거대한 콘크리트 성안에는 무수히 많은 철 상자가 있다. 한 개의 철 상자 안에 한 명의 아이언맨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물질의 풍요에 안주한 채 기계로의 삶에 만족한다. 황제의 심기를 거슬러 ‘추방’ 당하는 일만 없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최신 부품을 장착하고 황제의 파티에 참석하려는 주인공 아이언맨은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힘 있게 자라는 덩굴을 발견한다. 아이언맨은 정체 모를 낯선 덩굴을 당장 없애버리려 손을 뻗었고, 그 순간 살아 움직이는 강한 생명체와 접속한다. 생명력이 회복되는 멋지고 황홀한 경험! 반면 아이언맨을 향해 혐오의 시선이 꽂히고, 황제는 ‘추방’을 명령하는데…….
목차없음.
프랑스 동북부의 도시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Ecole superieure des art decoratifs를 졸업한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낙서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특히 장난기 많은 어린이들과 몬스터, 양서류 같은 생물 그리기를 즐긴다. 그녀의 작품은 장난스럽지만 가볍지 않다. 순수하면서도 어두움과 복잡함이 독특하게 조화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생물들, 경이롭고 중세적인 세계, 카니발의 기묘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기존의 어느 것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독창적인 스타일이다. 『아이언맨(L\' Homme de Fer)』은 그녀의 첫 작품입니다.
프랑스 생태 철학으로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을 허물다 이 책은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분 대상 『표범이 말했다』의 작가 ‘제레미 모로’가 기획한 생태환경 그림책이다. 제레미 모로는 프랑스 생태주의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에게 영향을 받았다. 그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하는 이분법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서구의 근대주의가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왔음을 인식하고, 근대주의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생태 회복을 위한 새로운 언어와 문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생태환경 회복을 위해 ‘인간이 곧 자연’이라는 본질에 다가서기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공주나 슈퍼맨이 되고 싶은 만큼, 브뤼노 라투르의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지구 생활자’로의 꿈 또한 키워가길 바랍니다. _제레미 모로 낯선 것과의 접속이 만드는 변화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다 책에는 주인공 아이언맨이 덩굴나무를 발견하고 낯선 생명체와 접속하면서 겪는 극적인 변화의 과정이 생동감 넘치게 그려져 있다. 덩굴나무를 발견하기 이전 아이언맨의 일상에서 우리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 억압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다 초록 생명체와 접속하면서 발생하는 아이언맨의 역동적인 변화로 인해 희망을 상상하게 된다. 다른 생명체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 책으로 자연을 우리 안으로 더 깊이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_제레미 모로 SF 장르 속에 깊이 있는 주제를 담다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그린 SF 장르의 작품들이 그렇듯, 현재 사회의 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제시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재의 위험성을 생각하게 한다. 생태 환경의 위기와 미래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제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SF 장르의 이점을 살렸기에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인간의 선택과 행동이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유용한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