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펜아동문학상, 혜암아동문학상, 천강문학상 아동문학 부문에서 수상한 송선혜 작가의 첫 SF 단편 동화집 『외동을 위한 매뉴얼』이 출간되었다. 머지않은 미래, 인간과 로봇의 다양한 관계를 그린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랑을 비롯해 오직 인간만 느낄 수 있다고 여겨지는 감정을, 모순적이게도 로봇이 더욱 깊이 느낀다는 SF적 상상력을 비롯해,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긴 작품집이다.
목차없음.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자랐습니다. 월요일이면 멀더와 스컬리가 나오는 [엑스파일]을 보고 가을이면 새콤한 홍옥 사과를 먹으며 다음을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세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캐 보려고 합니다. 현재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혜암아동문학상, 천강문학상,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되었습니다. 『외동을 위한 매뉴얼』은 첫 책입니다.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 기계적이지 않은 로봇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책의 전체적인 배경은 죽은 반려동물을 복제하고, 가족 역할을 대신해 줄 로봇을 개발하는 등 과학 기술이 발전한 가까운 미래이다. 모두 부족함 없이 살고 있지만, 각자 마음속에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유일하게 이해해 주는 것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다. 「너는 코코가 아니야」 속 서아는 잘난 언니와 줄곧 비교당하며 살다가 어느 날 충동적으로 데려온 복제 강아지에게서 자기와 닮은 점을 발견한다. 「진짜 강아지 콩이」의 진우는 엄마의 숨 막히는 간섭 속에서 살다가 로봇 개 콩이에게 진심을 털어놓으며 진짜 \'나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 버전 손주」의 윤병호 할아버지는 자식들 대신 생일 초코 케이크를 준비하는 손주 로봇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외동을 위한 매뉴얼」 속 외동아이 서준은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로봇 형 노준이 폐기되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한다. 안드로이드 엄마처럼 되기 위해 몸의 절반을 인공으로 대체하려 하는 하리의 이야기 「다쳐야 사는 아이」, 동생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미카의 충격적인 진실이 담긴 「완벽한 사람」에서는 마침내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서준이는 형이라는 말을 하루에 257번 정도 말했다. 잠꼬대하면서 형이라고 부르는 걸 세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기쁨, 즐거움, 설렘이라는 감정을 떠올렸다.  ̄「외동을 위한 매뉴얼」 중에서 현재 우리 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 AI에서 더 나아가 외모나 행동까지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로봇이 나오는 시대가 왔을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 기계적이지 않은 로봇의 이야기가 담긴 『외동을 위한 매뉴얼』은 그 고민을 조금 앞당겨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