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지적 모험. 어원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주는 인문교양서이다. 저자는 어원을 뜻하는 에티몰로지(Etymology)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에티모버스, 즉 어원으로 설명되고 파악되는 세상에 인문적 사고 및 소양을 갖추고자 하는 독자들을 초대한다.
말들의 뿌리인 어원은 그 말이 생겨날 당시의 사람들이 대상을 보던 시각을, 그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바를 담고 있다. 오늘날 무심코 쓰는 어휘들의 어원에는 개념이 처음 형성될 당시 사람들의 사유가 비유와 함께 담겨 있어 사물에 대한 인류의 다양한 시각과 심오한 세계관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단어들의 의미 변화와 그 궤적을 탐색해 보면 인류가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구조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우리 생각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 준다.
1장 시간의 이름짓기
‘까치 설날’과 ‘섣달’의 기원
나이를 왜 ‘먹는다’고 할까?
만우절의 모든 것, 핵심 정리
‘스승’의 의미를 새기며
놀라운 ‘바캉스’의 어원, 노동과 휴식의 개념
‘고요한 아침의 나라’
왜 영어의 월(月) 이름은 숫자로 되어 있지 않을까?
July와 August—시간에도 이름을 남긴 권력자들
‘한가위’와 ‘보름달’의 어원을 아시나요?
크리스마스, 메시아, 예수, 노엘의 어원
‘굿바이’가 약자일 줄이야
‘해’가 만든 단어를 아시나요?—‘희다, 밝다’ ‘동쪽’ ‘새롭다’
2장 어원으로 보는 세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나’라는 폭력성
왜 서양의 왕들은 같은 이름을 쓰면서 2세, 3세를 붙일까?
약칭의 세계, ‘엘리자베스’와 ‘리즈’에서 ‘롯데’와 ‘메리엇’까지
‘장애’의 어원, ‘핸디캡’은 공정을 위한 것
‘당선인’이 틀리고 ‘당선자’가 옳은 이유
‘투표’(vote)의 어원은 ‘소망’, 그렇다면 ‘책임’(reponsibility)은?
Lord와 Lady가 빵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심심한 사과가 심심하지 않은 이유
‘이모’와 ‘삼촌’의 사회학
3장 단어 쪼개기
테라스, 발코니, 베란다의 차이점은?
골프 관중이 ‘갤러리’로 불리는 이유
‘팬덤’은 그냥 ‘팬클럽’이 아니야!
‘미나리’와 ‘미더덕’—의외의 어원
‘언더스탠드’, 대표적인 어원의 가짜 뉴스
‘누리’와 ‘누리다’, 같은 기원?
‘롤랑 가로스’ 정신과 나달
‘테니스’ ‘발리’ ‘러브’는 어디에서 왔을까?
4장 말들의 먹방
‘짜파구리’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아무도 먹어 본 적이 없는 음식, ‘골탕’
‘삼시세끼’는 ‘역전앞’, ‘딤섬’은 ‘점심’?
‘봉사료’는 틀린 말!
‘밥심’과 ‘등심’의 관계
원샷! 각국 건배 구호의 차이
5장 코로나가 만든 말들
hospital과 hotel이 같은 어원이라고?
바이러스는 액체였다?
‘백신’과 ‘부스터샷’의 기원
‘마스크’와 ‘마스카라’는 무슨 관계?
‘격리’가 ‘쿼런틴’(quarantine)인 이유
‘위드’(with)는 ‘함께’가 아니었다?
‘델타’와 ‘오미크론’의 참 공교로운 스토리
<현재> 아주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
<경력> 한국프랑스어문교육학회 회장
프랑스정부 학술공로훈장(Ordres des Palmes Academiques)
기사(Chevalier)장 수훈
한국사전학회 회장
프랑스 파리7대학 LADL(언어자료자동처리연구소) 초빙연구원
캐나다 몬트리올대학(Universite de Montreal) 초빙연구원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라고 성경책은 세상의 창조를 묘사한다. 사물보다 말이 먼저라는 것은 과학적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김춘수의 시에서도 ‘꽃’이라 부르니 비로소 내게 와 꽃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말과 사물은 불가분의 것이다. 물리학자는 세상의 탄생을 설명하지만, 언어학자는 ‘우리에게’ 세상 탄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준다. 그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풀이하는 서로 다른 열쇠를 쥐고 있다. 영화 <컨택트Arrival>(2017)에서 외계인들과 접촉하고 미지의 세계의 메시지를 풀어내는 임무를 맡은 사람은 바로 물리학자와 언어학자였다. 여기에 ‘에티모버스’라는 세상을 만들고 설명하는 또 한 명의 언어학자가 있다. 그는 세상(universe)을 그 처음의 이름, 즉 어원(etymology)으로 설명해준다. 사물에 처음 이름을 붙일 때 사물과 이름의 관계는 임의적이지만 동시에 개연적이다. 하나의 이름이 붙여지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물들의 이름이 붙여지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처음 왜 그 이름을 붙였는지 기억하지 못한 채 그저 말을 할 뿐이다. 그리고 한 뿌리에서 나와 서로 다르게 변형되어가는 말들의 관계를 알지 못한 채 말을 한다. 한글, 한자어,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를 넘나들면서 언어학자 박만규는 정치·경제·사회의 복잡한 세상의 넝쿨을 헤치고, 세상을 이해하게 하는 말들의 뿌리로 우리를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