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세상에 태어난 아기 동생을 맞이한 예닐곱 살 원이의 어리둥절하지만 설렘 가득한 감정을 전하는 그림책이다. 곧 아기가 태어날 거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오랫동안 기다린 원이가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소박하고 부드러운 색감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엄마가 아기를 안고 들어오는 장면은 마치 온화한 햇살이 은은하게 현관까지 비춰 들어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보드라운 아기의 살결, 새 가족을 맞이하는 설렘,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를 대하는 가족들의 배려를 편안한 그림체와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아기 동생을 맞이한 첫째의 마음이 어떨지, 한 가족에게 이 작디작은 새 생명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긴말하지 않아도 짐작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목차없음.
1962년 니가타현에서 출생했습니다. 광고 제작 프로덕션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했고 전업주부, 카피라이터를 거쳐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현재 부모와 아이가 손바닥을 그림책 삼아 함께 놀 《うんこ(뿌지직 똥)!》으로 제1회 리브로 그림책 대상, 제20회 겐부치 그림책 마을의 비바가라스상, 제3회 MOE 그림 책방 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습니다. 쓴 책으로 《うんこ(뿌지직 똥)!》 《わたしはあかねこ(빨강이 어때서)》 《ま、いっか(뭐 어때)!》 《おかあさんだもの(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 《おれたちはパンダじゃない(진짜 판다 맞아)?》 등이 있습니다.
아기 동생을 처음 맞이하는
오빠 원이의 어리둥절한 감정에서 시작하는 그림책
동생이 있는 첫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이제 아기가 태어날 거야!” 엄마 아빠의 단 하나뿐인 ‘나’가 하루아침에 ‘첫째’가 되었다. 첫째들 대부분은 아마 이 말을 들은 순간부터 소란하게 심장이 요동쳤을 것이다. 《아기가 왔다》의 첫째 ‘원이’ 역시 엄마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때부터 원이의 눈빛은 기대로 반짝반짝 빛난다. 아기가 태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드디어 아기가 왔다!
막상 아기를 마주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아기가 왔다》 앞표지 속, 작디작은 동생을 마주한 원이의 뒷모습에서 어쩐지 ‘첫째’의 복잡한 마음이 읽힌다.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낯섦과 당혹감이 동시에 찾아온 듯 우뚝 서 있다. 이제 막 동생이 생긴 ‘아이 첫째’도, 동생과 수십 년을 지지고 볶으며 살아온 ‘어른 첫째’도 함께 공감할 ‘나의 뒷모습’이 아닐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슬프고 서운한 감정을 느꼈을 첫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드라운 아기의 볼을 만질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했을 첫째,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면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을 첫째…. 《아기가 왔다》는 이 세상 첫째들에게 공감과 추억, 위안을 건넨다.
이력이 비슷한 글쓴이 사토 신의 이야기를 옮긴 번역가 최미경
《아기가 왔다》의 글쓴이 사토 신은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광고계에서 일하다 결혼과 함께 육아에 전념했던 그녀는 다시 카피라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책을 옮긴 최미경 역시 전업주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워킹 맘으로 지내던 중에 《아기가 왔다》 원서를 접했다. 최미경은 운명처럼 찾아온 사토 신의 이 이야기 속에 자신의 삶이 담겼다고 여기며 이 책을 옮겼다.
세계적인 일본 화가 이와사키 치히로의 명맥을 잇는
따뜻하고 소박하며 편안한 그림
《아기가 왔다》를 그린 마쓰모토 하루노는 수수한 그림체와 색감으로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투명하고 순수한 화풍을 지녔다고 평가받은 ‘이와사키 치히로’의 손녀다. 깨끗한 물에 물감을 푼 듯 은은하게 번지는 마쓰모토 하루노의 수채화는 할머니의 스타일을 전수받은 듯하다. 하지만 맑은 색채 위에 보송보송하게 내려앉은 듯한 명암 처리는 할머니의 그림과 차별되는 그녀만의 개성이다. 아기를 기다리는 원이와 가족들의 몽글몽글한 설렘과 새 생명과 함께하는 기쁜 시간이 책장 넘어 독자들에게까지 온전히 전달되는 이유는 단연코 마쓰모토 하루노의 그림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