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 단오굿
편견을 버리고 마주하면, 흥겨운 예술로 하나가 되는 축제!
동쪽바다 작은 갯마을. 할머니는 이제부터 며칠 동안 큰 굿을 할 거래요.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무당각시라고 불러요. 할아버지는 굿을 할 때 장구를 치시지요. 할머니는 노래를 부르며 사뿐사뿐 춤을 춥니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많은 신들이 그 모습에 반하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지요. 화랭이 아저씨들이 신나게 사물을 두드려 대면, 구경하던 사람들은 어깨를 들썩들썩, 고개를 까딱까딱하게 돼요. 어깨춤이 절로 나지요. 많은 신들 가운데 산신과 용왕신은 만났다 하면 싸운다는 걸 할머니는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얼른 장단에 맞추어 화해굿을 합니다. 고운 춤사위와 청아한 소리에 산신과 용왕신은 화해를 하고, 용왕신은 바다를 잠잠하게 해 주고, 산신은 나무로 거센 바람을 잡아 주기로 했대요.
며칠 밤낮으로 하던 굿이 끝나고 갯마을 포구에 들어오는 배마다 고기가 가득가득,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함박꽃이 피어났대요. 왜냐하면 할머니가 굿을 잘해서 그런 거래요.
풍작, 풍어, 집안의 태평을 기원하는 마을 축제인 강릉 단오굿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굿’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가가면, 예술적인 면을 많이 발견할 수 있지요. 화랭이들의 전통 타악기와 관악기 연주 실력은 매우 뛰어나고, 굿당에 모여든 관객들이 흥에 겨워 함께 어울리면 화합이 이루어지고, 배려하는 마음이 곳곳에 생깁니다. 굿을 행하는 무당은 다른 종교도 받아들일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마을과 손님들에게 복을 주는 기도를 합니다.
안덕자 작가는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을 잡고 굿 구경 가던 때를 떠올리며 이 책을 썼습니다. 흥겨운 굿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그림책으로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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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덕자: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났어요.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농민신문 어린이 동산 중편동화 당선. 부산아동문학상과 한국동요대상을 받았어요. 지금은 산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부산 해운대에서 엉뚱한 생각을 즐기는 아이들과 함께 동화와 동요를 지어 부르며 지내고 있어요. 지은 작품은 《고래를 타는 아이》, 《아빠와 나의 행복한 방》, 《산을 타는 배》, 《남양의 사탕 수수밭 아이들》 등 여러 권이 있어요.
[그림] 이윤민: 세 아이의 엄마이자 그림책을 사랑하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글과 그림을 함께한 책으로 《꼭두와 꽃가마 타고》, 《그 집에 책이 산다-둘둘 말까 꿰맬까 책의 역사》, 《백령도의 명궁 거타지》, 《우리 아기 코 잘까》와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가 있습니다. 재미나고 신비한 이야기와 함께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