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엠은 아빠와 등대에서 살아요!
섬의 끄트머리 바닷가에 등대가 서 있어요. 등대는 고기잡이배들이 안전하게 항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밤이 되면 불을 밝혀 어두운 바닷길을 안내하지요. 등대가 없던 시절, 이 섬에서는 고깃배들이 여러 척 조난을 당했어요. 그때 난파당한 배의 잔해들이 아직도 섬 이곳저곳에 남아 있지요. 비엠은 등대지기 아빠와 등대에서 살고 있어요. 등대가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같이 놀 친구가 없지만, 비엠은 심심하지 않았어요. 바닷가에는 재미있는 놀잇감이 많이 있기 때문이에요.
비엠은 바다에 나가 새우도 잡고, 모래성도 쌓으면서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어요. 해가 지고 등대에 불이 들어오면, 그제야 집으로 돌아와 아빠가 해주는 맛있는 저녁밥을 먹었지요. 어느 날, 비엠은 새우 잡기에 열중하느라 해가 저문 것도,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몰려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어요. 그날은 저녁이 되어도 웬일인지 등대에 불이 켜지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비엠은 걱정이 되었어요.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비엠은 서둘러 등대로 돌아가기 위해 모래사장을 달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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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엠의 엄청난 모험이 시작됐어요! 갑자기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거센 파도가 해변을 때렸어요. 성난 짐승처럼 바다가 우르릉거렸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등대에 도착한 비엠은 큰 소리로 아빠를 불렀어요. 아무 대답이 없었어요. 집 안으로 들어간 비엠이 열려 있는 창문을 닫으려는데, 먼 바다 쪽에서 항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고깃배 한 척이 보였어요. 우비를 걸쳐 입고 급히 등대 꼭대기층에 올라가 봤더니 전구가 망가져서 등댓불이 꺼져 가고 있었어요! 그러나 아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비엠은 고깃배에게 등불을 흔들며 위험을 알리려고 소리를 크게 질렀지만, 너무 멀어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어요. 비엠은 마굿간으로 달려가 말 등에 마구를 채운 다음 그 뒤에 보트를 매달고 바닷가로 급히 말을 몰았어요. 그리고 거친 바다에 배를 띄우고 고깃배를 향해 힘껏 노를 저어 갔어요. 다행히 비엠의 작은 배를 발견한 선장이 소년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알아챘어요! 선장은 재빨리 뱃머리를 돌려 가까스로 암초를 피했고, 고기잡이배는 안전하게 항구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비엠의 용기가 어부들을 구했어요! 이 그림책은 어린 소년이 혼자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벌이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등대지기 아빠와 말과 함께 등대에서 사는 비엠은 엄마도 친구도 없지만, 아빠의 보살핌을 받으며 씩씩하게 자랍니다. 아직 어리지만 비엠은 새우도 잘 잡고, 보트도 잘 젓고, 말도 잘 탑니다. 그리고 아빠의 일을 대신할 만큼 책임감도 강합니다. 전구가 고장나는 바람에 등댓불이 꺼져 가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비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침착하게 해 나갑니다. 어린아이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위험한 일이었지만, 고기잡이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비바람 치는 바다로 노를 저어 가는 비엠! 비엠의 용기 있는 행동은 어부들의 생명을 구했고, 아빠와 섬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비엠의 이와 같은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어린이들의 토론 주제로도 적절한 내용의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