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107권. 진후는 잔소리하는 여자 짝꿍이 싫어서 남자 짝꿍을 간절히 바랐는데, 그만 강기찬과 짝이 되고 만다. 새 짝 강기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친구들이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일일이 간섭하며 선생님께 죄다 고해바치는 아이였다. 아이들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선생님마저 친구들 좀 그만 이르면 안 되겠냐고 부탁할 정도였다.
그 뒤로 기찬이의 고자질은 사라졌지만, 대신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친구들 행동을 바로잡고 잘못에 대해 끝까지 사과를 받아 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진후가 질서를 어기고 기찬이가 참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다. 기찬이가 잘 둘러댄 덕분에 선생님께 야단맞는 건 모면했지만 진후는 맘이 편치 않았는데….
목차없음.
2009년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2011년 ‘푸른문학상공모’에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이야기로 오래오래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달곰쌉쌀한 귓속말』, 『금지어 시합』, 『양심을 배달합니다!』,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 『또! 복병수』, 『귀신 보는 추리 탐정, 콩 1권』, 『위로의 초짜』, 『곧 재능 교환이 시작됩니다』, 『세 가지 소원 노트』, 『낄끼빠빠가 안 되는 팽수지』 등이 있습니다.
원칙과 규칙이 뭐길래 내 짝꿍은 사사건건 난리일까요? 상황을 헤아리고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우리가 되었으면 이 책은 진후와 기찬이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런데 두 아이는 어떤 사건을 두고 마치 양극에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찬이는 원칙과 규칙을 중시하며 약간의 예외도 용납하지 않는 아이이고, 진후는 그런 기찬이를 융통성 없이 꽉 막힌 데다 잔소리 대장, 고자질쟁이로 취급하는 아이지요. 학급에서 기찬이가 별나게 고지식한 아이로 취급받는 걸 보면 많은 아이들이 진후와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칙과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가 살다 보면 융통성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다고 말입니다. 물론 융통성도 원칙 못지않게 중요한 덕목입니다. 가령, 교통법규를 지키는 게 당연하지만 위급 상황에 구급차가 신호와 차선을 지키지 않고 지나가는 것을 잘못된 행동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융통성을 발휘하는 게 특정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혹은 비껴가게 하는 것이면 안 되겠지요. 그보다는 돌발적인 상황에서 원칙을 어겨서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융통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화장실이 몹시 급한 진후가 새치기를 해서 소변기 앞에 섰다가 망신을 당하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어도 진후가 기찬이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더라면, 이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테지요. 여럿이 함께 사는 사회인 만큼 원칙은 반드시 지키되,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먼저 사과할 줄 아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원칙과 규칙에 어긋나는 일은 아주 사소한 것 하나도 절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죠. 강기찬, 어쩌면 그 애는 사과받는 게 취미일지도 몰라요. 진후는 잔소리하는 여자 짝꿍이 싫어서 남자 짝꿍을 간절히 바랐는데, 개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난 꼴이 되었습니다. 새 짝 강기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친구들이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일일이 간섭하며 선생님께 죄다 고해바치는 아이였거든요. 아이들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선생님마저 친구들 좀 그만 이르면 안 되겠냐고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그 뒤로 기찬이의 고자질은 사라졌지만, 대신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친구들 행동을 바로잡고 잘못에 대해 끝까지 사과를 받아 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진후가 질서를 어기고 기찬이가 참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기찬이가 잘 둘러댄 덕분에 선생님께 야단맞는 건 모면했지만 진후는 맘이 편치 않았지요. 자기가 먼저 주먹을 휘두른 게 미안하기도 했고, 기찬이가 집에 가서 딴소리를 해서 일이 커질까 봐 불안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연찮게 기찬이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진후는 기찬이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웬 할머니가 잘못을 하고도 오히려 자기에게 화내는 걸 보면서 진후는 기찬이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피구 시합을 하는데 진후가 던진 공이 기찬이를 정면으로 맞히며 경기가 끝납니다. 진후네 팀이 승리에 취해 있는 사이, 진후는 기찬이에게 다가가 사과를 했습니다. 일부러 아프게 한 건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어리둥절해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진후 얼굴에 엷은 미소가 피어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