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4권. 김양미 작가는 아이가 경험하는 맛과 세상에 대한 인식, 성장 이야기를 접목시켜 <맛있는 건 맛있어>를 썼다. 이 작품은 주인공 아이의 시각적 흐름과 의식의 흐름이 자유롭게 서술된 ‘맛’의 이야기이자, 아이의 성장 앨범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소소한 관찰로 시작한다. 새는 감을 쪼아 먹고, 고양이 아노는 오이를 훔쳐 먹는다. 엄마는 사랑초에게 물을 주지만, ‘나 선인장’에게는 물을 주지 않는다. 어린 동생 연우는 뭐든 입으로 집어넣을 만큼 어리다. 오늘은 단추를 먹으려다 들켰다. 관찰은 아이의 상상을 자극한다.
스파게티는 몸 안에 길을 만들 것 같고, 레몬주스는 원피스를 노랗게 물들일 것만 같다. 피자 조각은 크리스마스트리 같고, 오빠가 눈 똥은 왠지 맛없는 케이크 같다. 맛있는 음식은 음식의 이미지, 향, 색깔, 먹는 소리와 먹는 장소까지 어우러져 우리의 심상을 자극한다. 아이는 음식들을 보며 꼬리에 꼬리를 물듯 재밌는 상상을 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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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이 담긴 깊이 있는 표현, 맛 우리말에 ‘밥맛없다’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밥맛이 없다’라는 식욕 저하의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니꼽고 기가 차서 정이 떨어지거나 상대하기가 싫다’라는 감정의 뜻을 담고 있다. 반대로 ‘꿀맛이다’는 말은 말 그대로 ‘꿀맛이 난다’라는 뜻도 있지만, 기분이나 상태가 최고에 다다른 상태를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맛’은 감각적인 경험이 담긴 표현이기도 하지만, 감정이나 상태를 뜻하는 주관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맛은 미각인 동시에, 이미지(시각), 냄새(후각), 요리 소리(청각), 입과 혀(촉각)이 더해진 오감의 결과이기도 하다. 맛과 성장 이야기가 담긴 《맛있는 건 맛있어》 아이는 태어나 엄마의 젖이나 분유를 먹고 지내다가 생후 6개월이 되면 이유식을 시작한다. 음식의 맛들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고기도 먹고, 각종 야채와 과일을 먹게 된다. 딱딱한 것, 부드러운 것, 따뜻한 것, 차가운 것 등 다양한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세상도 넓어지고 커진다. 아이가 자라면서 경험하는 맛의 세계는 미각을 넘어서 감정, 관계, 환경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다. 김양미 작가는 아이가 경험하는 맛과 세상에 대한 인식, 성장 이야기를 접목시켜 《맛있는 건 맛있어》를 썼다. 이 작품은 주인공 아이의 시각적 흐름과 의식의 흐름이 자유롭게 서술된 ‘맛’의 이야기이자, 아이의 성장 앨범이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즐거운 판타지 -미시적 관찰에서 흥미로운 상상의 세계로 《맛있는 건 맛있어》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소소한 관찰로 시작한다. 새는 감을 쪼아 먹고, 고양이 아노는 오이를 훔쳐 먹는다. 엄마는 사랑초에게 물을 주지만, ‘나 선인장’에게는 물을 주지 않는다. 어린 동생 연우는 뭐든 입으로 집어넣을 만큼 어리다. 오늘은 단추를 먹으려다 들켰다. 관찰은 아이의 상상을 자극한다. 스파게티는 몸 안에 길을 만들 것 같고, 레몬주스는 원피스를 노랗게 물들일 것만 같다. 피자 조각은 크리스마스트리 같고, 오빠가 눈 똥은 왠지 맛없는 케이크 같다. 맛있는 음식은 음식의 이미지, 향, 색깔, 먹는 소리와 먹는 장소까지 어우러져 우리의 심상을 자극한다. 아이는 음식들을 보며 꼬리에 꼬리를 물듯 재밌는 상상을 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맛있는 소리, 맛있는 순간, 맛있는 장소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행복 아이는 맛있는 음식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순간을 떠올린다. 바삭바삭한 맛있는 소리, 달콤한 뽀뽀 소리, 따뜻한 엄마 냄새……좋은 사람들과 함께 경험하는 맛있는 소리, 맛있는 순간, 맛있는 장소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고 좋은 추억을 남긴다. 아이는 맛있다는 행복감, 추억을 가지고 성장한다. 이 맛을 경험하지 못하고 커 버리는 아이의 인생은 얼마나 불안하고 허전하고 불행한가. 주인공 아이는 나아가 ‘시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해질 무렵까지 놀았던 친구와의 놀이 시간은 너무 짧아서 금세 먹어버린 막대 사탕 같고, 목욕놀이 하기로 약속했던 아빠를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너무 지루해서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음식은 얼마나 큰 형벌 같은 것인가. 그러나 형벌 같은 그 지루한 시간도 아빠와 함께하는 목욕놀이로, 사르르 녹는 아이스크림 같은 거품놀이로 단번에 해소된다. 아이가 느낀 충만한 행복이 시공간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것들이 많은 살고 싶은 세상 -세월의 맛을 알게 하는 소중한 보금자리, 가정 애정이 담기면 음식도 맛있는 음식이 되는 법. 주인공 아이는 나지막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국수도, 스파게티도, 뽀뽀도, 내 방도, 마당도, 부엌도…… 맛있는 건 진짜 맛있어.”라고. 이제 ‘맛’의 의미를 알기 시작한 어린 ‘나’는 동생 연우에게 “연우야, 단추 말고 떡국 먹어. 그럼 너 한 살 더 먹는 거야.”라고 말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 세월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상의 중심은 가정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은 음식의 맛뿐 아니라 맛있는 경험, 맛있는 느낌, 맛있는 생각, 맛있는 상상을 경험한다. 반면에 맛없는 시간, 맛없는 생각과 감정도 경험한다. ‘맛있다’와 ‘맛없다’의 복합적인 성격을 이해하고 알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비로소 나이를 먹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밥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밥을 짓고 밥을 챙겨주는 부모의 정성과 사랑으로 자란다. 《맛있는 건 맛있어》에는 음식의 맛을 뛰어넘어 세월의 의미를 알게 되는 아이의 성장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드럽되 단호하고, 유려하되 여백을 살린 그림 김효은 작가는 콘테를 사용하여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강직한 선으로 맛에 대한 아이의 심상을 표현했다. 아이의 상상과 일상의 현실을 여백에 담아 최대한 색감을 자제했고, 음식의 색을 포인트 있게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음식 그림을 보면서 아이의 상상과 생각에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실제 맛있게 먹는 걸 좋아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걸 즐기는 두 작가는, 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함께 음식을 먹고 음식에 대해, 먹는다는 행위에 대해, 함께 먹는 가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 《맛있는 건 맛있어》는 독자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더 맛있게 먹고, 더 맛있게 상상하고 생각하면서, 더 맛있는 인생을 꿈꾸기를 바라는 두 작가의 마음이 담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