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미래에 한국과 일본의 선의의 경쟁적 구도, 세계 정치의 협력적 파트너로 나아간다는 대명제 하에서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해 분석한 몇 가지 사항들을 일별한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일본인의 정서, 일본인의 문화, 일본인의 생활관습, 일본의 사회, 경제, 정치, 종교의 구조 등을 아니메라는 문화의 코드로 재미있고,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아니메라는 한 줄의 실로 연결하는 듯한 느낌이다. 일본문화가 가진 폭발적 잠재력을 200% 끌어낸 일본학 개론서다.” -모세종 교수, 인하대학교 일어일본학과
“일본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는 현미경 같은 책” -임명수 교수, 대진대학교 일본학과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180도 바뀌어 있음을 느낄 것이다.” -이향란 교수, 원광대학교 일본어교육과
(란마1/2과 쿵푸 중에서/ pp.109~110)
일본의 국민 만화가란 호칭을 받고 있는 코믹 로맨스 만화의 거장 타카하시 루미코 여사는 이런 성룡의 영화 속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란마1/2의 주인공 란마를 창조하였다. 란마1/2에서는 무술 초보자의 다리에 무거운 구슬을 달고 훈련을 시키거나, 상대와의 대련에서 몸을 뒤로 크게 젖히는 등 코믹한 동작으로 상대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는 무술 동작을 보여주는데, 이는 정확히 성룡의 스타일을 차용한 것으로, 찰리 채플린에서 성룡으로 계보를 잇는 ‘엉뚱하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발생되는 웃음을 관객들에게 전해주면서, 란마의 캐릭터를 유쾌한 이미지로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바람의 검심과 신센구미 중에서/ pp.89~91)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영웅으로는 신센구미新選組가 있다. 신센구미는 일본 후지텔레비젼에서 94편에 달하는 TV 아니메로 제작되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모두 큰 인기를 얻은 바람의 검심(1996)의 주인공 켄신의 실제 인물인 가와카미 켄사이가 속한 막부 말기의 칼잡이 집단이다. 그들을 반대하는 세력인 천황파(유신파)에게 그들의 이름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중략)… 중요한 것은 간교한 세력들이 개방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가하는 반면, 신센구미와 함께 싸우다 전사한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기심이 아닌 보다 높은 가치를 위하여 싸웠다는 점이다.
(파워레인저와 변신 전투복의 활약 중에서/ p.230)
사실 성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인간이 합체가 되어 로봇이 된다는 이 희한한 설정은 어른들이 생각할 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어린이들에게 그런 모습은 자연스러운 합체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에서 무적의 용사 파워 레인져의 인기를 볼 때 이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일본 아니메산업의 역사에서 이 합체야말로 많은 완구사에게 돈을 벌어다 주어 아니메산업이 발전하게 해준 효자 상품이 아닐 수 없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소녀 만화의 영향 중에서/ p.247)
아니메로 제작된 베르사이유의 장미(1979) 같은 연극은 베스트셀러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혁명기 프랑스에서 상류계급의 칼을 든 여성을 주인공으로 할 정도였다. 그러나 타카라주카 또한 일본 여성이 종종 남자로 변장하여 특별하고 강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본 드라마의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또한 일본 전통의 사무라이 설화에 많은 영웅담과 양성애적 로맨스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적 젊은 남자인 미소년(비쇼넨)을 묘사하는 데 전문적이었다.
- 저자는 아니메를 단순히 오락물로 대하지 못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마치 이미 일본을 여행한 거나 진배없는 경험을 겪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에 대한 발전방향을 논하고 마침표를 찍는다.
이제는 왜 일본 아니메는 저토록 세계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는가? 어떻게 하면 자생력을 갖춘 문화산업을 만들어 낼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한층 더 성숙시켜 세계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말해지는 IT시대를 맞아 이제 대중문화에서도 우리 사회의 수준을 한층 높여야 할 때이다.
일본을 영원한 적수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건, 일본을 사랑하는 독자들이건 이 책은 일본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정표임에 틀림없다. 저자가 아니메를 하나하나 해부하여 분석할 때마다 독자들은 적나라하게 노출된 일본 그대로의 모습에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도대체 왜?
일본인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A급 전범들을 참배하는 일본인
· 끊임없이 독도문제를 제기해 여전히 영토침탈의 야욕을 보이는 일본인
· 무사와 닌자들의 천국, 일본
· 바람에 흐드러지는 사쿠라의 나라, 일본
· 과학에 대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가진 일본
일본은 극동의 고립된 섬나라이다. 그들은 한반도를 비롯한 대륙의 국가들이 이해 불가한 행동과 정신세계를 표출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곤 한다. 특히 독도 영유권 문제와 과거 식민지와 피식민지의 관계로 일본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도대체 일본이라는 나라의 생태구조와 일본인들의 국민성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부터 파헤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놓여있다.
이 책은 미래에 한국과 일본의 선의의 경쟁적 구도, 세계 정치의 협력적 파트너로 나아간다는 대명제 하에서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관해 분석한 몇 가지 사항들을 일별한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일본인의 정서, 일본인의 문화, 일본인의 생활관습, 일본의 사회, 경제, 정치, 종교의 구조 등을 아니메라는 문화의 코드로 재미있고,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저자는 어느 시대이건 문화예술 속의 독특한 코드를 통해 문화적 배경이나 집단 무의식의 세계까지 읽을 수 있다는 예술 사회학적 시각에서 본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일본을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무의식 세계의 원더랜드(wonderland)라고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니메에서 일본을 만나다]의 저자 조성기는 음악채널 m.net,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 IPTV 서비스인 브로드앤 TV사업본부 등 콘텐츠, 미디어산업 현장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바탕으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저자만의 이색적인 ‘일본 대중문화읽기의 작품’은 독자들이 기존에 알고 있었던 일본이 아닌, 또 다른 세계의 일본을 선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를 만화영화로 제패한 일본,
아니메는 미국이 낳은 영화라는 산물의 이란성 쌍둥이
[아니메에서 일본을 만나다]라는 책은 일본이라는 거대한 \'괴물\'의 정체를 만화 속에서 엿본다는 이런 굉장히 가벼운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이야기의 귀결점은 일본의 정치와 사회, 일본의 경제와 산업, 무사도, 모노노 아와레, 신도, 여성관, 전통예술, 과학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사회구조와 연결되어 있어 범상치 않은 무게감에 압도된다.
일본인들은 아니메라는 문화예술산업을 통해 그들의 정신세계와 산업, 경제 등의 거시적 사회구조를 은연중에 드러내었다. 그들이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아니메라는 수정구를 통해 우리는 일본이라는 거대한 괴물의 정체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으로 상업화된 형태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초등생 이상의 TV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시장을 일본이 석권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미 일본은 아니메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이 영화라는 영상도구를 통해 세계인들의 인식에 ‘세계 최강 미국’, ‘미국은 전 세계를 수호한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듯이 일본 역시 아니메라는 영상도구를 통해 일본인 고유의 문화와 관습, 예를 들면 무사, 사쿠라, 게이샤 등 일본 고유의 이미지를 세계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거대한 문화예술의 형태를 띠고 있는 아니메는 미국의 영화라는 영상물에 대비되는 이란성 쌍둥이와 같은 존재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메란?...
일본인의, 일본인들을 위한, 일본인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현대의 설화이며 신화이며 우화
아니메는 일본의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듯한 문화산물이다. 왜냐하면 일본은 아니메를 단순한 오락물로서의 기능을 더 뛰어넘어 과학기술발전에 대해 국민들에게 보이지 않는 동기를 부여함은 물론, 고도경제성장에 지친 일본인들을 독려하는 등 범국가적인 차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만화영화를 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봤음직한 히트작 아니메만을 선정해 일본의 구석구석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놓았다. 본문에는 독수리 5형제와 일본 제국주의, 짱구는 못말려와 일본의 어린이 교육, 추억은 방울방울과 고도경제성장, 시마 사장과 일본 기업의 미래, 슈퍼마리오와 일본 엔터테인먼트산업, 수라의 각과 미야모토 무사시, 바람의 검심과 신센구미, 란마1/2과 쿵푸, 벚꽃과 아니메, 죽음과 모노노 아와레, 오! 나의 여신님과 종교적 혼합주의, 우주소년 아톰과 리미티드 기법, 벼랑위의 포뇨와 탈아입구, 꽃보다 남자와 하이틴 로맨스,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소녀 만화의 영향 등 제목만 들어도 흥미로운 주제들을 총 2장부터 9장까지 나열하고 있다.
첫 번째로 일본의 제국주의의 속성과 아니메의 관계가 등장한다. 독수리 5형제, 마징가Z, 그랜다이져 등에는 세계 정복이라는 소재에 유달리 집착하는 일본의 제국주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모든 작품의 공통점은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악의 세력을 축출하고 똘똘 뭉쳐 맞서자는 논리인데 이것은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악의 축에 맞서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자 이에 일본이 미국의 일등 우방국이 되어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자위대를 파견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한 드래곤 볼, 포켓몬스터, 슬램덩크 등 항상 새로운 경쟁자와 맞서야 하는 박진감 넘치는 만화 속 대결장면들은 오직 이긴 자만이 살아남았던 과거 일본의 전국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비롯된 작가의 무의식이 표출된 결과라고 설명해 일본인들의 무의식의 뿌리를 점검하게 한다.
또한 책은 최근 2009년 KBS에서 최고의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꽃보다 남자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 세계 여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영원히 존속할 것이라는 속설처럼 꽃보다 남자에도 왕자님(츠카사)의 사랑을 받으며 다른 여성들의 질투를 한 몸에 받지만 주인공(츠쿠시)은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는 스토리가 담겨있다. 저자는 이 불가능한 만화의 세계가 오히려 답답한 현실을 잠시 망각할 수 있는 초콜릿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평했다.
또한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쿠라(벚꽃)의 흐드러지는 장면들은 오우삼 감독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성당에서 날아다니는 비둘기에 비유하여 영문도 모르고 흩날리는 벚꽃을 보아야만 했던 일본을 잘 모르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 궁금증을 한번에 해소시켜준다.
책은 다소 접근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일본의 경제와 산업, 특히 고도경제성장, 일본 기업의 미래, 타깃 마케팅, 일본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중심으로 개괄적인 설명을 이어간다. 그 중에서도 만화가 히로카네 켄시가 창조한 시마 사장이 일본의 석간 [아사히] 등을 비롯한 일본의 유력 일간지에서 일제히 보도되고, 실제 시마 사장 취임 기념 기자회견이 실제로 열릴 정도로 일본 사회에 열광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킨 사실은 일본에서 아니메가 차지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사례 중 하나이다. 시마 사장은 버블 경제의 붕괴, 중국 진출 등의 세파를 실패를 우려 하지 않는 도전적인 행동으로 극복하고,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사장으로까지 이례적 출세를 이루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일본인들은 시마 사장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아니메는 단순한 오락으로서의 아니메가 아닌, 어려운 경제 현실과 고도성장의 그늘 속에서 괴로워하는 남성독자들의 마음을 위무하고, 독려하는 정신적 기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란마1/2과 쿵푸, 짱구는 못말려와 일본의 어린이 교육, 우주소년 아톰과 리미티드 기법, 죽음과 모노노 아와레, 오! 나의 여신님과 종교적 혼합주의, 은하철도의 밤과 미야자와 겐지, 바람의 검심과 신센구미, 파워레인저와 변신 전투복의 활약,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소녀 만화의 영향 등을 통해 독자들은 일본 전통예술의 영향, 과학에 대한 일본인들의 꿈, 일본인들의 여성관, 신도, 무사도 등을 일괄적으로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