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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여기 있습니다

예, 여기 있습니다

15,000 원
  • 저자 : 곽경옥
  • 출판사 : 학이사
  • 출간일 : 2022년 12월 20일
  • ISBN : 9791158544003
  • 제본정보 : 반양장본

도서 분야

곽경옥 수필가의 직업은 간호사다. 당시 농촌의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그까짓 전문대학’을 ‘서울대 법대’만큼 어렵게 들어가 간호사가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병원에서 아픈 이의 몸과 마음을 다독인다. 대학병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센트럴 병원, 투석실과 이식 장기 관리, 행정처와 간호처, 코로나 검사실까지 병원에서 마주친 다양한 삶을 작품집에 담았다. 곽경옥 수필의 문체는 경쾌하고 서사는 애잔하다. 읽는 이를 꼼짝할 수 없게 글 속에 가둔다. 작가의 당당한 삶에서 독자는 더불어 희망을 가진다.
내가 나일 수 있게 만드는 삶의 가치를 찾아서

“예, 여기 있습니다.”
제주도 이시돌 삼위일체 대성당 사제서품식, 교구장이 차례대로 이름과 세례명을 부르자 사제는 짧고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곽경옥 수필가가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난 다음,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하는 말이기도 하다. 쉽게 쓴 책은 있어도 쉽게 산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저자는 수필집에 60여 년 살아온 삶을 옮겨 놓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이름 불리어지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믿음’, ‘소망’, ‘사랑’ 3부로 나누어 40여 편의 수필을 엮었다.

시골에서 자란 저자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근 대도시 마산에 유학한다. 고등학교 예비소집일, 시내에 사는 아이들은 시멘트를 밟고 다녀 신발 밑창도 시멘트 색이었지만 저자의 신발은 누런 흙색이었다. 네온사인 번쩍이는 도시, 빗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지 않고 하수도를 따라 사라지는 도시에서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같이 자취하던 친구와 싸워 한겨울에 냉방에서 여름 이불을 두르고 밤새 떨던 일, 시골집에 있는 쌀 포대가 너무 비어 있어 자신의 양식을 차마 퍼내 오지 못한 일, 연탄가스를 마시고 저승 문 앞까지 다녀 온 일 등 가족들이 알면 가슴 아파할 일을 많이 겪는다. 하지만 저자는 식구들이 모르는 일이 많아질수록 더욱 강해졌다.

빚이 빛으로 들릴 만큼 질리도록 빚 타령을 듣는 형편이었지만 저자는 부모님을 설득해 간호 대학에 입학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까짓 전문 대학’이겠지만 저자에게는 ‘서울대 법대’만큼 어렵게 들어간 귀한 기회였다. 간호사가 된 저자는 직장 생활 3년 차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행 비행기에 오른다. 팔자 센 사람들이 모인 리야드 병원에서 마리진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친구를 만나 함께 수녀원 문 앞까지 갔지만 친구만 들어가고 저자는 한 달 뒤 결혼식장으로 가게 되었다.

아이 셋을 키우며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동안 투석실과 이식 장기 관리, 행정처와 간호처, 코로나 검사실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고 다양한 환자와 동료를 만났다. 그러한 일상과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살아온 삶은 풍성한 소재가 되었다. 병원 대표로 받은 대통령 설 선물을 보고 “우리 딸이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이런 걸 다 받아 왔겠노.”라며 딸의 고생을 알아주던 아버지의 말씀에 지난날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아직도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어떻게 사우디아라비아에 갈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알고 갔어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살다 보니, 내가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길이 보이던데!”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부른 가수 강산에가 앞으로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냐는 질문에 이런 답변을 남겼다. “아무도 가지 않은 풀밭이 있었는데 내가 먼저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도 하면서 걸어가다 보니 누군가 한 사람 한 사람씩 내 뒤를 따라오더군요. 그러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니 길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그 말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나도 지금은 그저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p.43, ‘나도 그저 나의 길을 가고 있을 뿐’ 중에서)

이렇듯 곽경옥 수필집 『예, 여기 있습니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읽힌다. 독자는 장면에 따라 울고 웃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고개를 끄덕이며 더러 가슴을 쓸어내리고, 한숨 쉬다 끝내는 어깨를 펴게 한다.

“예, 여기 있습니다.” 답하는 저자의 당당하고 올곧은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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