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모두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된 일상 속에서도 아이들의 맑은 눈빛에는 여전히 사랑이, 꿈이 있다. 이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눈물겨운 모습은 어느 나라나 모두 같다. 동화에 담긴 권영희 작가의 따스한 시선은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삶의 현장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아픔과 일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다독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잠깐 들렀다 떠나는 유명 관광지들
그곳의 아이들은 어떤 꿈을 꿀까?
권영희 동화작가는 여행가다. 외국을 여행하면서 단순한 구경거리나 기념사진의 배경으로 무심코 보고 지나치기 쉬운 현지 아이들의 삶에 주목한다. 동화를 쓰며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해진 작가는 세계 여러 나라의 아이들을 만났다. 세상 어디에나 행복한 아이가 있는 것처럼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특히 어린 나이에 가족을 위해 삶의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힘들게 일하면서도 희망을 찾고, 외로움 속에서도 사랑을 찾고, 꿈을 꾸는 아이들이었다.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아프리카 모로코의 페스 가죽시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가죽 냄새 때문에 박하잎 한 줌 쥐었다가 쿠바의 바닷가를 거닐고는 캄보디아에서 버펄로를 타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과 함께 돌아보는 관광지는 더 이상 여행지가 아니다. 그곳은 아이들의 일상이고 삶의 현장이다.
여행 동화 『박하잎 흩어지다』는 힘든 현실 속에서도 행복을 꿈꾸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등을 토닥이며, 아이들의 맑은 눈빛을 가려 버리는 어른들의 행동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세계 여러 곳에서 꿈을 향해, 미래를 향해,
행복을 꿈꾸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아이들
동화 『박하잎 흩어지다』는 세계 각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모두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된 일상 속에서도 아이들의 맑은 눈빛에는 여전히 사랑이, 꿈이 있다. 이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눈물겨운 모습은 어느 나라나 모두 같다.
동화에 담긴 권영희 작가의 따스한 시선은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삶의 현장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아픔과 일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다독인다. 모두의 행복한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기도하며.
총 11편의 단편 동화는 서로 다른 11곳에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는 곳도, 환경도 다른 만큼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도 제각각이다. 모로코의 페스에 사는 마호메트는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가업을 이어 가죽염색 장인이 되고 싶은 게 꿈이다. 지독한 냄새에 적응하기 힘들어 콧구멍 가득 박하잎을 꽂긴 했지만 가죽염색을 할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른다.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근처에 사는 쌍둥이에게도 가업이 있다. 호수를 건네주는 배 플레트나를 운전하는 것. 하지만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멜라니아는 플레트나의 후계자가, 미하는 제빵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무시당한다.
베트남 다낭에 사는 롱은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전쟁 때 남편과 아들을 잃고 다리를 다친 할머니는 쌀국수 장사를 하다 롱을 만나 함께 살게 되었다. 전쟁 때문에 할머니가 한국과 트로트를 싫어한다는 걸 알지만 롱은 할머니에게 제대로 된 의족을 사드리고 싶어 바구니 모양 배 퉁짜이를 빙글빙글 돌리며 징하게 트로트를 부른다. 캄보디아 시엠립에 사는 뚜언은 톤레사프호수 위 수상가옥에 살고 있다. 뚜언은 엄마와 동생 라이카와 함께 땅 위에 발을 디디고 다니는 것이 소원이다. 하루라도 빨리 배에서 벗어나고 싶어 화관을 만들어 판 돈을 대바구니에 모은다.
중국의 한 서커스단에서는 같은 날 극단 앞에 버려져 형제가 된 웨이와 짱찌엔이 함께 도자기를 던지고 돌리는 묘기를 한다. 어느 날, 사람들의 눈길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던 웨이가 사라진다. 태국 파타야에 사는 닉은 아빠가 해변에서 옥수수를 파는 것을 돕지만 좋아하는 벨에게만은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억지로 옥수수를 팔러 가며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참전해 몸을 다치지 않았으면 아빠가 어릴 때부터 많은 일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저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의 이야기
어린 나이에 가족을 돕기 위해 일하는 이야기는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박하잎 흩어지다』는 다양한 나라, 다양한 환경, 다른 꿈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인 만큼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 삶의 현장에서 실수하고 좌절하면서도 희망을 꿈꾸고, 과거에 얽매이다가도 미래를 본다. 누군가를 남겨두고 떠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기도 하다. 아이들 주변 어른들의 모습과 가족의 형태도 그러하다. 꿈을 지지해 주는 어른도, 이기적으로 배려 없이 구는 어른도 나온다. 골목길에서 쌀국수를 팔던 할머니는 롱과 남남이었지만 가족이 되었다. 후니와 덴띠는 어머니와, 닉은 아버지와 함께 산다. 짱찌엔과 웨이는 같은 날 서커스단 앞에 버려져 형제가 된다.